山房日記(산방일기)

어느 날 젊은 스님 한분이 나에게 자기가 도인이란 것을 암시하기에 내가 아무 대답도 없이 혼자 중얼거렸다. 道人이란 얼마나 많은 삼매와 해탈을 성취하였기에 道人 자칭을 하는지?

지혜가 깊은 데까지 들어가 진실한 이치를 알고 온갖 지혜를 갖추어 세간에서 마음이 항상 고요하여 머문 데 없는 해탈에 머물러야지 道人의 진정성이 아니겠는가?

모든 삼매에 자유로울 때 비로소 성인이나 道人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행이 청정하여 걸림이 없을 때를 道人경지라 이름한다.

참이치를 깨닫고 진실함을 증득하였으며 법의 성품에 깊이 들어가 생사의 바다에서 나왔으며 걸림없는 곳에 머물러 의혹을 아주 끊고 지혜바다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길 만약 그대가 성인(도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 하려니와 성인(도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리라 했다. 내가 속으로 말했다.

이렇게 편벽되고 허황된 논리에 떨어져 혼란된 생각을 일으키는 착각을 주의하고 바른 마음 굳게 하면 마구니가 틈을 타지 못하리니,라고......

태고종립 법륜승가대학 대교과
조 보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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