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이동진·황순종씨부부 현대식품 대표

“남편의 고향에서 울외 장아찌 비법을 오롯이 배워다가 제 고향에서 인생을 걸고 시작한 사업입니다. 그러나 공장이 보은첨단산단 조성지로 묶임에 따라 그동안 필요시설 증설 투자는 고사하고 이동조차 할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있어요.”

 

울외 장아찌 자체 브랜드인 황여사네‘밥순이’로 이미 전국에 알려진 현대식품(삼승면우진리337-7·☎043-542-0750) 대표 이동진(64) 황순종(62)씨부부는 현 상황에 대한 난제를 이렇게 피력하며 안타까워했다.

“공장이 삼승농공단지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어요. 지난 8월부터 토지보상에 들어간다고 하여 기다렸으나 아직까지 실시되질 않고 있으니 가슴만 답답합니다. 내년 말까지 1차 보상만이라도 이뤄진다면 우선 공장시설 확보가 주요 관건이지요."

◇IMF영향 명퇴 후 보은에서 제2 인생 설계

지난 1999년 IMF영향으로 안정됐던 (주)현대자동차서비스를 그만두게 된 이 씨는 아내의 고향에서 울외 장아찌 사업으로 제2 인생설계를 시작했다.
“처음 고향에 내려올 때 군산에서 배워 온 장아찌 기술과 한창 대학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왔지요. 마음이 무척 어려울 때이지만 무언가 내 고향에서 해내고 싶은 오기가 발동했던 때라서 가능했어요. 아이 셋 중 1남 1녀는 교사가 되었구요. 며느리까지 교사이고 보니 정말 감사하죠. 거기다가 최근에 손자손녀(도윤과 윤서)인 쌍둥이가 얻는 대박까지 맞다보니 현실이 주는 답답함에도 조금은 살 듯 합니다.”

◇‘밥순이’장아찌로 전국방송 명품 대열에

충남북 최초로 5가지 웰빙 밑반찬을 제조 판매하는‘밥순이'는 자체 생산한 무공해 농산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고도원의 아침방송 ‘꽃피는 아침마을’전국방송 ‘6시 내 고향’, ‘고향이 좋다’ 등등 인터넷 방송까지 합친다면 이미 저명한 고부가가치의 지역특화산업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이 사업의 가치를 어느 정도 인정한 지자체에서 믿고 지원을 해주겠다는 관심을 보인 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위로를 받고 있지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업의 기초가 되는 시설 로 저온저장고 설치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또한 울외 장아찌를 보관할 수 있는 플라스틱 1t 용기도 약 100여개는 필요한 실정입니다.”

◇전국 택배수요자 약 1만5000명 ‘물량부족’

지난 2006년 2억여 원의 자금을 투입, 330㎡의 제조공장의 면모를 갖추고 본격적인 가공제품 생산을 해내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재배면적 1만여㎡에서 생산되는 울외는 생산량이 약 7000㎏에 그치고 있다. 전국 택배수요자 1만5000명에 대한 판매와 학교급식, 백화점 납품 등 전국수요자를 위한 제품생산에 나서려면 약 3만3000㎡의 면적을 확충, 2만㎏의 울외 생산량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게 황 씨의 지론이다.
현재 울외 장아찌는 kg당 1만3000원에 전화 주문판매 하며 인터넷 판매망 구축으로 보은황토대추 잎으로 만든 고추장, 된장 등 제품도 kg당 1만7000원에 생산 판매하고 있다.
“마음은 항상 앞서는데 현실은 아니죠. 대책으로 이미 5개 작목반을 구성해 물량공급에 나섰지만 저온저장고 시설이 없어 생산양을 받을 수 없어 무용지물이 됐죠. 울외는 수확해서 24시간 내에 소금물에 절이거나 저온저장고에 들어가지 않으면 바로 물렁거려 지는 성질이 있어 그렇지요. 저온저장고에선 1주일 정도 시간이 연장됩니다.”

◇전국적인 ‘울외 체험학교’ 운영이 큰 바람

울외는 일명 ‘나라즈케’라고 불리는 일본의 명물로서 최근에 작명됐다. 울외는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참외와 비슷한 식물이며 참외에 비해 단맛이 없고 크다. 생과일로는 먹지 않는다.
‘울외 장아찌’는 군산이 특산지다. 그러나 이씨부부는 처음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울외 장아찌를 지역 특산품 화 해보려는 노력으로 생산에 임했을 것이 틀림없다.
“주변을 돌아보면 사용되지 않는 비닐하우스가 널려 있더군요. 이를 활용해 생산량을 높일 수 있지요. 울외는 5~10월말까지 수확이 가능하므로 울외 체험학교 운영이 가능하죠. 한 예로 목포에서 울외 10접(1000개)을 사서 ‘울외 체험학교’를 운영하는 분을 잘압니다. 한번 할 때마다 5만원의 체험비와 2㎏을 가져가는 체험학교인데 없어서 못할 정도이죠.”

◇울외 장아찌 인생의 재산 아들에 대물림 계획

“올해 손자손녀 쌍둥이를 얻어 제 인생의 대박을 터뜨렸어요. 2년 후가 될지는 몰라도 교사인 아들에게 대물림할 만큼 울외 장아찌는 제 인생의 전부입니다. 타양살이 보다 더 매웠던 그동안 고향살이를 통해 얻어낸 울외 장아찌의 명품 노하우는 인내와 수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더군요. 고향도 잘 알아주지 않던 제품을 타 군에서 먼저 알고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왔을 때도 있었지요. 잘사는 고향이 되기 위해서는 외지인의 진정한 수용과 공무원들의 의식전환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장부 황 여사의 인생역전 울외 장아찌 버전

“저는 큰 머슴에 불과 합니다. 모든 것은 아내의 손에서 우러나오는 맛과 정성이 이뤄낸 결과죠. 저는 소금과 쌀 판매에 대한 사업권이 있어요. 그러나 소금과 쌀 판매는 대량 현물확보가 있어야 가능한 사업으로 돈에 대한 여유가 없어 포기했지요. 그 어려움 속에서 선택한 울외 장아찌 사업은 희망과도 같았지요. 퇴직금을 갖고 시작했던 사업으로 잘만 된다면 복지사업에도 노력할 겁니다. 지역의 경제인연합회에서 가진 회합에서 그렇게 말 한 적이 있어요. 이 지역에서 벌어들인 것은 이 지역에 환원하겠다는 의지를요. 이 지역 출신은 아니지만 아내의 고향으로 모든 것을 바칠 각오로 처음에 왔으니까요.”

◇중소기업대제전에 올해로 3회 째 참가한 경력

이씨 부부의 울외 장아찌 애착은 바로 고향에 대한 애착과 다름 아니다. 올해로 3회 째 중소기업대제전에 참가한 울외 장아찌가 대추처럼 군 특화작목으로 선정될 그날을 바라는 마음으로 토대 마련에 마음을 옮기는 일일 것이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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