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예술의전당 2층 대전시실 24일부터 30일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사경 서예가인 초암 김시운 작가(60)가 세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청주예술의전당 2층 대전시실에서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사경과 부처, 그리고 마음'이라는 주제로 고향 청주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된다.

법화경 전문을 쓴 대형 병풍을 비롯해 70여종의 작품을 금니, 은니 사경과 변상도로 완성해 선보였다.
청주 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불화 전시회를 가본 분이라면 전시장 한가운데 길게 드리워 전시된 묘법연화경 사경 작품을 보았을 것이다. 세로는 34Cm에 길이가 무려 16m나 되는 감지에 깨알 같이 금으로 쓴 사경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열정이나 장인정신만으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대단한 신심이 없인 안 될 것이 다라는데 동의 할 것이다.

그 사경작품을 만든 초암 김시운 한국전통사경예술학회 회장을 청주불교 방송국에서 만났다. 현재 한국전통사경예술학회 회장과 한국전통사경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8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최우수상과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에 초대작가 심사위원이다.

우선 사경이 무엇인가부터 물어 봤다.

사경이란 불교 경전을 필사도구를 사용해서 금, 은, 동, 주사, 먹으로 옮겨 쓴 것을 말합니다. 사경은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에 불교의 광선유포를 위해 시작한 것이지만 이후에는 수행의 일종으로서 사경을 했고 사경공덕을 쌓기 위한 신앙심으로 여겼으며, 1자 1배 1자 3배 할 정도로 사경이 수행의 일환으로 신앙의식이며 공덕의 산물인바, 현대에 피폐해져 가는 인류를 구제할 수 있다고 여기는 최상의 방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1984년 가을인가 꿈에 흰 복장을 한 노인이 뭔가 한 아름 안고오더니 선생에게 주며 "너는 이것을 받아 지니거라"하였는데 다음날 속리산 문장대에 등산을 하는데 경업대 쪽으로 하산을 하는데 암자에 스님이 오라고 해서 다가가니 "이 책을 처사님께 드리니 잘 보시고 간직하시어 써보고 싶으면 쓰라"하고는 방으로 들어가시는 걸 보고 급히 책을 주는 연유를 물으니 "간밤에 처사님을 꿈속에서보아서 그러하다"하였습니다. 그 때 그 책이 작은 글씨로 스님이 손수 먹을 갈아 사경한 금강반야바라밀경이었는데 그 정성에 감탄하여 며칠 후 찾아가니 이미 입적하셨습니다. 그 때부터 그 책을 모본으로 삼아 쓰고 또 쓰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전설 같은 이야기 같기도 하고 참으로 묘하고도 귀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사경할 때 재료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로 사경의 종류로는 순금으로 쓰는 금자사경과 은으로 쓰는 은자사경, 먹으로 쓰는 묵자사경, 경면주사로 쓰며, 둘째로 사경지는 한지로 된 백지, 감지, 상지, 자색지, 비단 등에 쓰기도 하고, 셋째로도 아교는 어교(민어 부레), 입교, 녹교 등을 끓여서 개어 씁니다."

사경이 몇 십자 쓰는 것이 아니고 화엄경은 80만자에 법화경도 19자 빠지는 7만자라고 하는데 그 어려움이 상상을 초월할 것 같다.

"사경에 대한 문헌이나 제대로 지도 해줄 자료나 선생이 없어 홀로 연구하며 구전으로 내려오는 기법을 토대로 연구, 실험하며 수많은 시행착오에서 오는 좌절감에 회의를 느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또 금이나 은, 황동은 어교와 물을 혼합해 쓰는데 자꾸 변색이 되어 원인 규명을 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증류수를 쓰면 되는 걸 3년여에 걸쳐 전국 명산을 돌아다니며 좋다는 물은 다 떠다 해보고 나서야 터득했습니다.

또 한자 틀린다든가 탈자 생기면 황당하고 낭패지요. 다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경은 오직 수행에서 오는 무념무상의 마음이 접목되어 삼매경에 이르고 부지불식간에 황홀경이 되어 끝없는 정진으로 사경에 임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수많은 고통을 참고 견디어 내며 이루어진 사경이야 말로 진정한 광선유포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불심이 없으면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이란 걸 몸으로 느낀다.
"11월 24일부터 30일까지 청주 예술의 전당 대 전시실에서 사경의 전통과 현대의 사경을 예술로 승화시켜 사경이라는 타이틀로 개인 전시회를 개최한다. 전통 사경을 재현한 묘법연화경 전 7권을 감지에 순금 권자본으로 제작해서 7권을 모두 펼치어 사경의 진수를 보여줌과 동시에 병풍과 액자로 제작하는 현대 사경과 권자본, 절첩본 및 선장본의 전통사경을 접목시켜 예술의 한 분야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

전시회가 끝나면 무형문화재 등재에 도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후학을 위해 그 동안 내가 연구하고 습득한 기법 등을 정리해서 책으로 발간하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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