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논산]유난히 지루했던 폭염이 살짝 뒤로 물러나 가을 내음이 묻어나고 농부들의 땀방울 덕분에 어느 새 노랗게 익어가는 벼들의 부지런한 몸짓이 반가운 계절, 내 안의 나를 만날 수 있는 논산 솔바람길로 떠나는 여행을 추천한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충과 예를 함께 느끼며 걸을 수 있는 논산 솔바람길이 일상에 지친 자아를 내려놓을 수 있는 색다른 힐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논산 솔바람길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탑정호 주변 전통문화 및 관광자원을 활용해 아름다운 문화, 역사를 보고 즐기며 걷는 자연친화적인 시설로 연산면 임리, 부적면 충곡리 계백장군 묘역 일원에 조성한 산책로 및 쉼터다.

돈암서원에서 출발해 충곡서원과 백제군사박물관, 마애불상, 휴정서원에 이르는 코스로 대략 6km에 이르며 2시간 정도 걸린다.

논산 솔바람길은 김장생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한 조선시대 예학의 중심지로 논산시 연산면 임리에 위치한 돈암서원에서 시작한다.

돈암서원에는 사계 김장생, 신독재 김집, 동춘당 송준길, 우암 송시열 등 네분의 위패를 모시고 있으며 현종 원년(1660년)에 ‘돈암’이라고 사액을 받아 사액서원으로 승격했다.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 후에도 보존된 전국 47개 서원중의 하나로 ‘사계유고’, ‘신독재유고’ 등 책판이 보존되어 오고 있으며 선조들의 정갈한 삶과 기개를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여유롭게 서원을 둘러보고 담길을 끼고 돌면 산으로 향하는 솔바람길이 시작된다. 이어지는 숲길은 여느 걷기 코스처럼 잘 정돈된 작위적인 느낌보다는 시골길을 찾은 듯 순박한 자연스러움이 그대로 배어있는 것이 매력.

숲길은 콧등에 살짝 땀이 배일 정도로 산책 코스로 적당하고 계백장군을 주벽으로 하고 박팽년, 성삼문, 이개, 유성원, 하위지, 유응부 등 사육신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부적면 충곡리 수락산 충곡서원을 거치면 백제군사박물관에 이른다.

나무가 빼곡한 숲길을 잠시 벗어나 박물관에 도착하면 산뜻하게 정돈된 초록 잔디밭과 드높은 가을하늘과 산책로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 2005년 개관한 박물관에는 자연학습 공원, 호수공원, 계백장군묘, 충장사를 비롯해 황산루 등 다양한 볼거리와 넓은 산책코스가 조성되어 있어 쉬어가기에 적당하다.

계백장군을 모신 충장사에서는 백제의 얼을 느껴 볼 수도 있으며, 계백장군 영정을 뵙고 분향도 할 수 있다.

달콤한 휴식으로 나를 위로하고 다시 숲길로 오르면 휴정서원으로 향하는 이정표를 만난다. 산 정상에 오를수록 숨은 조금 가쁘지만 조급함은 잠시 뒤로하고 쉬엄 쉬엄 걷는 흙길에서 자연을 마음껏 만끽한다면 목표 달성이다.

휴정서원에 이르면 솔바람길이 끝나 아쉽지만 천혜의 경관으로 누구든 한번 마주 하기만하면 홀딱 반해버리는 논산의 명소 중의 명소 탑정호를 만날 수 있어 한번 더 행복해진다.

삶이 노곤해 어디로든 떠나고 싶을 때, 나를 위한 에너지 충전 장소가 필요한 날, 작은 배낭 하나 챙겨 수려한 자연속에서 백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예향이 솔솔 묻어나는 논산 솔바람길로 발길을 옮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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