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 종교 ]오늘날 먹거리 문제는 웰빙으로 포장되기는 했으나 결국은 ‘몸과 마음을 살리느냐, 아니면 죽이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한편에서는 식도락 문화가 넘쳐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음식 쓰레기가 만연하다. 또 한편에서는 다이어트 열풍이 영혼을 갉아먹는가 하면, 가난한 나라에서는 세계 최악의 굶주림으로 하나 둘 죽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종교인들이 책임의식을 갖고 진지하게 이야기는 마당이 삼광사에서 열렸다. 한국종교연합은 8월 27일 오후 2시 삼광사에서 ‘종교와 음식문화’를 주제로 제68차 평화포럼을 개최했다.

불교의 음식문화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채식’이 곧 ‘사찰음식문화’라는 식의 단순한 오류 속에 빠져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 또한 오늘날의 사찰음식을 단순히 식도락적인 과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 삶의 지향을 새롭게 하는 대안적인 음식문화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깨달음의 전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음식도 마찬가지로 ‘무엇을 먹을 것인지, 어떻게 먹을 것인지, 또 어떠한 마음으로 먹어야 하는지’에 이르기까지 수행의 한 방편으로 삼아왔다. 그 속에서 불살생은 물론 탐욕의 마음까지도 절제할 수 있어야 함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음식 하나에 자연의 순리와 생명존중의 소중함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자연에서 음식을 얻고, 생명을 해치지 않으며, 어떠한 악영향도 주지 않은 유기농 농작물을 먹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심리에는 그 바탕이 불교의 정신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음식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가 음식에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살리는 음식으로써 사찰음식이 현대인들을 매료시키는 것이다.

사찰음식의 오랜 역사에서부터 수행의 방편으로써 그 속에 담기 진정한 의미와 현실적인 모습에 이르기까지 ‘불교와 음식문화’를 주제로 최만순 삼광사 약선사찰요리 연구원장의 발표가 있었다.

천도교에서는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다’는 이천식천(以天食天), ‘밥 한 그릇의 이치를 알면, 세상 모든 이치를 알게 된다.’는 만사지 식일완(萬事知 食一碗)이라는 교리를 이야기한다. 발표자 김용휘 교수는 이러한 천도교의 음식 문화 속에 깃든 영성을 현재(顯在)화하는 것이야말로 이 생명 공멸로 질주하는 현대문명에 새로운 국면을 열어 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포럼의 사회는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이찬수 교수가 맡았으며, 구자상 부산 녹색당 대표와 최선임 한국전통약선연구소 대표는 토론자로 나섰다.

발표에 앞서 개회식에서는 한국종교연합 상임대표 박남수 천도교 교령, 공동대표 겸 삼광사 주지 무원 스님, KCRP 전 대표회장 백도웅 목사, 천주교 글라넷 선교수도회 원장 주낙길 수사, 원불교 평양교구장 김대선 교무, 부산종교인 평화회의 고문 정영문 목사, 공동대표 김길철 천도교 부산시교구장, 이병두 문화체육관광부 종무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삼광사 주지 무원 스님은 환영사를 통해 “불가에서는 재료를 준비하고, 음식을 만들기까지 모든 과정이 진리를 닦는 수행이며, 수행에 필요한 약을 섭취한다는 의미가 음식에 함축되어 있다.”며 “종교음식은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의 방편이기에 일반인들에게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고, 풍성한 음식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종교와 음식문화를 주제로 한 포럼으로 종교에서 음식을 통해 어떻게 건강을 관리하고 마음의 수행을 하는지 일반인들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며, 종교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상생과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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