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이란 신조어

무거운 책가방을 어깨가 늘어지도록 들고 만원버스 속에 학교를 오가던 시절과는 달리 배낭에 책을 담아 어깨에 메고 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이 간편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편한 것만 추구하는 세태변화의 대변자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네의 사랑방을 대신하는 거실에는 무거운 소파가, 그 앞에는 텔레비전이 붙박이처럼 자리잡았다. 사랑방 아버지 앞에 앉을 때는 단정한 자세로 제대로 말씀도 여쭙지 못했던 예전과는 달리 소파에 다리를 걸치고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앉아 텔레비전의 우스개 이야기에 같이 소리내어 웃는 시대가 되었다. 이 속에서 「요즘 아이들」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당돌할 만큼 어른들을 가로질러 자신의 의견과 모습을 내세운다.

그러나 되짚어 보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면서도 나를 잣대로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것이야말로 똑똑한 현대인이라고 우리 어른들이 부추긴 것은 아닐까.

맹자(孟子)는 「사양하는 마음이 예절의 시작(辭讓之心 禮之端也)」이라고 하였다. 자신의 욕심을 억제해야만 다른 사람과 원활하게 어울려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대인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은 「사람다움」을 갖추는 일이다. 우리가 사람답다고 하는 것은 특별한 개성을 가리키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함께 어울릴 줄 아는 당사자로서 모두가 공통적으로 이해하는 생활방식을 지닌 원만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의사소통을 할 때 서로가 인정하는 격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듯이, 우리의 행동도 알맞은 잣대가 필요하다. 이것이 예절이다. 예절이란 인간으로서의 자기 관리와 사회인으로서의 대인관계를 위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예절은 저절로 배워지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 마음을 바로 하고, 자기의 방식을 내세우기보다는 모두가 약속해 놓은 방식을 생각하며, 남이 하는 일이 아름다우면 그것을 본받고, 나쁘다고 생각되면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부모에게 효도하듯이 다른 어른을 공경하고, 동기간에 우애하듯이 남과 어울리며,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랫사람을 아껴야 한다.

각계각층에서 바른 생활을 위한 예절 되찾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일부러 구시대의 유물이요 괜한 형식이라고 내몰려 해도 꼭 필요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절실한 존재라면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깃들여 있는 예절을 겉으로 드러내 스스로를 본보기로 만들어 보자. 이제는 「예절의 나라」라는 이름을 되찾을 때이다.

(사)한국차문화협회 충북지부장/(사)충북전통문화협회 이사장 박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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