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에 축하인사

김태종 목사

 

우리나라와 같이 다종교 사회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종교인이나 수행자들의 화합된 모습이 진정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특별하고 뜻 깊은 두 분의 이야기를 듣는다. 삶터교회의 김태종 목사님과 천주교 청주교구 교정전담 이길두 신부님

◆ 우선 부처님 오신 날에 축하인사
김 목사 : 우선 깨달음 그 자체인 부처님 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부처님이 그런 분이라 생각을 합니다. 나 자신이 깨달았으니 너희도 나처럼 살아라가 아니고 내가 깨달았으니 너희들도 너희 길을 가서 깨달음을 얻어라 그런 분으로 생각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모든 불자님들께서 누구에게도 조종되지 않고 길들여지지 않고 놀아나지 않는 그래서 자기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정말 축하 받을 일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축하드립니다.
이 신부 : 부처님이 오신 날을 맞이하게 된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겐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이 무명의 사바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불국정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고 우리들에게 연꽃처럼 살아 갈 수 있는 당위성과 희망을 심어주신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맘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 제가 지난 크리스마스 때 옥천성당에서 함께 예배 참석을 했었습니다. 뜻 깊었고 또 신자들이 따듯하게 맞아주셔서 종교 간의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 드린 적도 있었습니다. 두 분께서 계신 지역에서 종교 간의 화합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실 텐데요 상호방문이나 정례모임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한데요. 목사님부터 한 말씀해주시지요.
김 목사 : 모임은 오래전부터 생각이 있었고 종교 간의 화합, 교류 같은 것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년부터 시작해서 <충북 종교 사랑방> 이라는 모임을 결성을 했고 서로 다른 종교인들이 모여서 같이 얼굴도 익히고 이야기도 나누는 모임을 갖고 있고요 그 외에도 앞으로 기회가 생긴다면 열어놓고 어느 종교든지 어느 종파든지 상관하지 않고 모여서 인간적인 따스한 종교간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확장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신부 : 특별히 교정사목하면서 많은 종교인들을 만나면서 저와 같지 않은 다른 것에 대해 얻게 되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희 천주교에서는 종교 일치주간이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종교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세미나도 합니다. 그래서 스님들 목사님들과 같이하면서 종교일치 (Ecumenism)는 서로 다양성 속에서 일치될 수 있는 부분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고 또 가까운 성당이나 또 절과 예배당과 함께 왕래도 하고요 그렇게 해서 “기쁘다 예수보살 오셨네.”하고 오시는 스님도 계시고 그렇게 함께하면서 화환도 드리고 또 저의 성당에 플래카드로 부처님 오신 날을 기쁘게 경축하는 마음으로 달아드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작은 모임들이 하나하나 점점 커지게 되면 좀 더 큰 상생의 모습으로 살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 따듯합니다. 사실 종교는 서로 달라도 종교가 없는 사람들 보다 더 화합이 잘되어야 정상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것이

 

이길두 신부
많아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종교 간의 화합을 위해 성도들에게도 이야기 할 텐데요. “대화를 해야 한다니까 모여서 대체 월 이야기 하겠다는 것이냐?” 또 “전시성인 행사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도 있을 법한데 목사님은 어떠신지요?
김 목사 : 우리 교단이나 개신교가 좀 덜 개방되어 있어서 그런 분위기들이 많이 있는데 그러나 교단의 인식도 많이 달라져 가고 있다고 보고요 저희 교인들은 워낙 저와 오랫동안 살았으니까 거기에 대해선 부정적인 반응을 갖지는 않고 저와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하고들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일을 풀어 가는데 할 일이 많고 갈 길이 멀다 생각은 들지만 즐거운 일로 가고 있고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인간과 인간 사이가 더 따듯해질 수 있고 쉽게 어우러질 수 있고 미래를 같이 이야기하고 또 오늘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아주 자연스런 우리의 담론이 될 수 있을 때까지 더 많은 길을 가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신부 : 지금 우리 종교 간의 서로 화합될 부분은 사실 아주 근원적인 문제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도 법정스님 법어에 일기일회(一期一會)이라는 말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시간과 만남의 소중함을 이야기 하신 것 같습니다. 사실 시간과 만남이 그만큼 소중함에도 불구하고 서로 대화하는 시간이나 마음의 문이 작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저는 어느 스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성당에서 목탁소리가 울리고 또 절에서 찬송가 울려 퍼지는 모습이 불국정토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말씀을 하신 것이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저희들 모두가 함께하면서 서로간의 만남과 시간을 어떻든 간에 자주 만들어 가는 것, 그 안에서 서로 보듬어 주고 함께하는 시간들이 많아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그렇습니다. 지난해 옥천에서도 부처님 오신 날 큰일을 벌렸습니다. 신부님이 법상에 오르셔서 법어를 하셨고 제가 또 성당에 가서 성도들에게 법문을 한 그런 추억이 있습니다. 그러면 종교 간의 화합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무엇이라 생각이 드시는지요?
김 목사 : 독선이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자기는 옳고 자기와 다른 것은 틀렸다고 하는 시각, 요즘 한참 소통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소통이 안 되는 것도 그런 이야기지요. 종교 간의 소통을 넘어서 우리 인간간의 소통으로 이어져 가야하고, 또 종교가 그 매개 고리가 돼야 할 텐데 오히려 종교 때문에 소통이 돼야 할 때가 불통이 되고 벽이 되고 강이 되면 안 되는데 우리 현실에서 그런 것들이 많이 보이죠. 그러니까 이 담을 허무는 것이 종교라는 인식이 다시 열려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신부 : 목사님 말씀에 저도 동감합니다. 사실 우리 종교 간의 화합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습니다만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독선적인 모습들이 있고 또 아집도 있고 편견도 있습니다. 종교 간의 신념의 다른 차이를 서로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신앙을 떠나서 신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신념의 다름을 인정해 줘야 하는데 내 것은 옳고 네 것은 틀리다. 틀린 것과 다른 것은 다른 것인데 다른 것을 틀리다고 보는 그런 기본적인 우리의 시각 시선 그런 것들이 종교 안에서도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화합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혜철 스님 : 저도 정리를 몇 가지 해 봤습니다. 종교 간의 만남을 몇 가지 규칙을 나름대로 제시 해 봤는데요. 첫째는 자기 종교를 변호하고 옹호하기위한 호교론(護敎論)을 피하고, 둘째로 개종(改宗)을 하려는 자세를 피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우월성을 가지고 자기 종교의 중요성과 가치를 드러내려 하지 말아야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넷째는 단순히 철학적, 신학적, 교회적 차원에 머무르지 말고 선입견적인 판단을 중지해야 된다고 봅니다.

◆ 현대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다양한 가치관들을 서로 만나게 되고, 다양한 모습을 조화롭게 가꾸어 가게 되는데요. 종교간 혹은 성직자들 간의 종교적 간극을 좁히기 위한 실천 행동이랄까 작은 실천 행동이라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김 목사 : 먼저 서로 만나서 배운다고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배우다 보면 상대방을 통해서 나를 보고 저는 늘 그럽니다. 내 앞에 있는 누군가가 또는 내 앞에 있는 그 무엇인가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생각을 하고 상대를 바라볼 때 자기 자신이 더 넓어지기도 하고 깊어지기도 하는데 종교 간에도 그렇지 않겠는가 싶고 그래서 상대방을 통해서 나를 보고 돌아서서 다시 한 번 성찰하고 그러면서 더욱 자기 자신이 되게 하는 자기 자신이 얼마큼 되었는지가 해탈이기도하고 구원이기도 한 것 아닌가 하면서 일단 상대방을 만났을 때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신부 : 우리가 보통 여행을 한다고 하면 시간이 없어서 틈이 없어서 못 간다고 합니다. 달리 생각을 해보면 오히려 틈을 만들기 위해서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종교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 우리가 만나야 된다는 것을 그렇게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하고요. 연대하고 교류할 수 있는 그런 시간과 장소를 자꾸 만들어서 서로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동기부여도 하면서 요즘 생명운동 환경운동을 많이 하는데 그런 곳에서도 모든 종교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가 연대와 교류는 어쨌든 간에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된다는 것이 제 소견입니다.

◆ 혹시 이웃종교 경전이나 불경이나 성서들을 보고 읽으신 적이 있다면 생각나는 글귀를 소개해 주시지요.

천주교, 기독교, 불교가 모여 종교의 화합을 이야기 하다
김 목사 : 아주 오래전에 반야심경 해제라는 조그만 책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걸 읽으면서 야! 참 섬세하게 풀어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거듭 읽었고 지금도 반야심경을 보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벽암록이나 전등록(傳燈錄)이나 종용록(從容錄) 이런 것들을 보고 있는데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는데 불교가 전체적으로 지향하는 것이 지금 여기에 있는 나로 살게 하는 종교로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점은 기독교에서 예수의 가르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생각을 하고, 특별히 기억나는 구절을 말하자면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라는 반야심경의 글귀를 읽으며 야! 폭이 넓다. 그래서 하나의 세계를 깨트리고 다른 세계를 열어가는 귀중한 글귀로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가끔 우리들끼리도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이 신부 : 저는 개인적으로 법구경의 말씀을 좋아합니다. 법구경 중에 나오는 말씀 중에서 ‘모든 덕은 무욕에 있으니 지혜로운 이 밝은 눈을 가졌구나.’ 하는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그러니까 모든 덕은 무욕에 있다는 말씀이 제게 많이 와 닿고요 지혜로운 사람은 밝은 눈을 가졌구나.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근본적으로 내 마음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말씀이기도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 시야 그 부분에 있어서 내가 얼마나 지혜롭게 무욕하게 살아가는지를 이 구절을 되뇌면서 많은 근원적인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 네, 경계 없는 독서를 하며 여러 가지 깨달음으로 함께 만나고 협력하는 일은 어떤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김 목사 : 종교는 그 종교 자체가 담이 돼서 인간과 인간을 가로 막는다든가 서로의 사고가 그 것 때문에 편협해 진다든가 이러면 이미 종교성을 상실했다고 보게 되는데 종교가 인간을 너그럽게 하고, 아름답게 하고 종교가 인간성을 승화시켜 가는 기능을 한다면 그 종교 때문에 불합리한 문제라든가 서로 불편한 일이 생길일은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종교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겼다면 종교성을 상실 했다고 읽어 내는 게 필요할 것 같고요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종교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종교가 인간의 심성을 바꾸는 기능은 뭐고 사회적으로 해야 할 기능은 뭐고, 역사 안에서는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이런 것들을 다시 생각하면서 21세기 이후의 종교를 좀 이야기해야 되지 않겠는가? 세계가 너무 좁은 울타리 안에 갇혀있던 시대를 지나 이제 국경마저도 무너져가고 있는 시대에 우리 종교가 어떤 모습을 가져야 되고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는 것이 경계 없는 종교 간에 열린 마음으로 만나는데 기본적인 바탕이 돼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신부 :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 개인적으로 볼 때 우리 성경에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말씀이 있는데 우리가 참된 진리를 따르게 된다면 경계는 자연히 허물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종교가 많지만 아버지는 하나라고 봅니다. 그래서 자녀들이 많이 있지만 자녀들 사이에 무리가 있을 수 있고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싸울 수도 있고 다툴 수도 있는데 다툼과 싸움 이런 경쟁구도나 우열을 가리는 구조 속에서 하나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자기들 안에서는 찾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러면 자기들이 태어나게 된 근원적인 배경을 봤을 때 부모님이 있을 것이고 아버지 어머니 마음은 이것이 아니었는데 하고 되돌아 볼 수 있는 그런 마음, 그것이 우리에게는 성경일 수도 있겠고 불교에서는 부처님 경전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서로 근원적인 것을 찾아 간다면 종교 간의 벽이 아니고 그 큰 뜻은 우리가 모두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기 바라는 뜻이구나 하고 생각하다보면 거기서 일치점을 찾을 수 있고 또 진리가 무엇인지 부처님 말씀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하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신부님부터 듣겠습니다.
이 신부 : 연등제가 있지 않습니까? 빛을 밝혀 주는 것이지요. 어둠을 밝혀주는 말씀 천지광명의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시간을 통해서 우리가 다른 것과 틀린 것의 차이, 다르지 않고 틀리지 않고 그래서 서로 다른 것을 존중해 주는 마음을 알면 이것도 큰 화합의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나가 모여서 우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버려야 우리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다른 좋은 것들을 받아 드리고 부적합한 것을 버리면서 하나가 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목사 : 우리가 시기적으로 무척 어려운 시대를 긴 동굴을 지나가듯이 지나간다는 생각이 드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대에 정치적으로도 뭐가 옳고 그는 것인지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말인지도 구분이 잘 안 되는 혼란 속에서 지방선거를 맞이하고 있는데 지방선거에서 언론은 어떤 역할을 하고 종교는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우리가 바람직한 문화, 또 바람직한 미래 그리고 시대 앞에도 정직한 그런 종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되는지 이런 생각도 들게 하는데 그런 이야기까지도 앞으로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FM96.7 MHz bbs청주불교방송 무명을 밝히고 <진행 혜철스님 옥천대성사 주지>는 매주 금요일 금요초대석을 마련한다. 5월21일(금요일) 부처님오신 날은 특집방송을 진행한다. 오후5시10분에 초대 손님으로 천주교 청주교구 교정전담 이길두 신부와 청주 삶터교회 김태종 목사를 초청하여 종교화합의 이야기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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