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대한 글도 많고 이야기도 많아

 차 한 잔 씩 따라 놓고 창가에 앉으면 시 한편이 저절로 나올 듯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안고 시상에 잠기게 된다. 또 대화를 할 때도 차를 나누며 마주 앉으면 진실한 마음이 열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인가?

 

차에 대한 글도 많고 이야기도 많아 옛 선인들이 차에 대한 시를 지은 것이 무려 3,000여 수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옛날부터 스님이나 선비들은 신도나 벗들에게 차를 즐겨 선물하고 받은 이들은 감사의 시를 지어 보냈다고 하니 차를 마시는 마음들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가 보다.

9일 FM96.7MHZ BBS불교방송 <무명을 밝히고>에서 사단법인 한국차문화협회 충북지부장이며 사단법인 충북 전통문화협회 박숙희 지부장을 만나 차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본다.

박 지부장은 2,000년 4월 한국차문화협회 충북지부를 열어 다도와 예절을 심도 있게 공부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청소년들과 각급 기관에 교육의 장을 펼치는 등 차와 연관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또 요즘에는 우리 전통문화를 폭 넓게 펼치고자 사단법인 충북전통문화협회라는 이름의 부설 단체를 만들어 전통놀이로 민족의식도 기르고 전통의 얼을 계승하고자 전통 성인식인 관례와 계례, 혼례와 제례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우리고 있다.
“청주시 평생학습관의 <예화원>이 저희 교육장으로 쓰고 있는데 <예화원>이란 예의롭게 서로 맑은 마음으로 화합하여 공부하는 곳이라는 뜻으로 대학 은사님이신 최근덕 성균관장님께서 지어준 이름입니다.
차문화협회 충북지부는 해마다 10월 4째주 토요일엔 흥덕구청 대회의실에서 전국 직지 차 문화 한마당과 전국의 유, 초, 중, 고, 대학일반부 학생들이 참여하여 기량을 겨루는 차 예절 경연대회가 충청북도 후원으로 열리는데 올해 9회째가 됩니다.
또 청주시 후원으로 <제4회 청소년을 위한 맑은 고을 차 이야기>가 11월에 한∙중 차 문화교류가 7월에 있을 예정입니다. 특히 4월 16일은 충북지부가 10돌을 맞습니다. 회원들과 감사의 마음으로 고인쇄박물관에서 주말 무료 차시음장을 마련하여 차 문화의 대중화와 직지 찾기 운동에 미력하나마 동참하려고 합니다.”

다도교육과 예절교육이 어떻게 보면 같은 의미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박지부장은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매주 수요일 초보자를 위한 기초교육이 있고 다도 전문화 과정으로 충북대 평생교육원에서 화요일에 하고 있으며, 차 생활지도사범 교육을 첫째, 셋째 토요일 진행하고 있으며 사범교육을 마친 분이 57명이고 기초와 전문과정은 300여명 이상이 배출 됐다고 한다. 또 그간 활동 사항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차 시음 봉사활동을 비롯해 청주박물관과 고인쇄박물관에서 가족과 함께 다례 체험하기, 노인복지회관, 알코올 클리닉센터, 장애우들을 위한 봉사활동 등 참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차는 신선들이 먹는 약이란 뜻에서 선약(仙藥)이라고 할 만큼 예부터 다양한 약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효능이 있는지 들어 본다.
“대흥사 13대 국사의 한 분인 각안 스님은 <다약설(茶藥說)>에서 이질을 앓고 있었는데 사형이 자기 어머니의 병을 냉차로 구했다 하여 “말씀과 같이 차를 끓여서 사용하니 한잔을 마시매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고 두잔 째는 정신이 상쾌하여지고 서너 잔 째는 몸 전신에 땀이 흐르고 맑은 바람이 뼛속에서 불고 쾌연(快然)하더라”라고 실감나게 적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도 체한 것을 소화시켜 주며 머리를 맑게 하고 소변을 잘 통하게 한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과거에 체험적으로 차의 효능을 알았다면 현대에는 과학의 발전으로 차의 성분과 효능에 대해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하고, 항암작용, 노화방지, 중금속 해독 등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또 하루에 10잔 정도를 마시면 일일 필요한 비타민 C를 80%를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집중력을 높이고 중추신경 자극으로 두뇌활동을 증진시켜 학생들 학교 갈 때 차를 우려서 보온병에 갖고 가서 마시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강심작용, 혈액순환을 돕고 이뇨작용, 천식에도 좋고요, 특히 노인들 에게 부족한 동, 불소, 철, 망간, 아연, 칼슘 등의 광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쉽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차를 마시면 약효도 약효지만 분위기이랄까? 벗이라든가 선후배사이 아무튼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대화에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예의범절은 어떻게 보면 필수일터, 차를 마실 때 어떤 예절이 있는가? 다도에 대해 들어본다.
“모름지기 차를 마시는 사람은 인간다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선조들은 차는 사람을 만드는 약이며 누구든지 차를 바르게 마신다면 참사람, 다인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인은 바른 심성을 가져야 하며, 아름다운 습관을 몸에 익히며 자비로운 마음을 간직하여 현명하고 어질고 슬기로운 삶이 되도록 자성하며 다도를 행하여야 합니다.”

결국 차 한 잔에 마음과 몸 그리고 행동이 바르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인(茶人)이라고 하면 최고의 덕을 갖춘 군자나 성인이라고 부르는 말과 같다고 하는가 보다.
우리 선인들은 이미 신라 때부터 이동식 다구함을 만들어 갖고 다닐 정도로 차 문화가 보편화 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조선시대에는 죄수를 사형시킬 때도 다례를 먼저 행했다고 한다. 흥덕왕 때 대렴이 차 씨앗을 갖고 왔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을 우리나라 차의 시작으로 보는데 고조선부터 차를 마셨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차 문화가 일본 것이라 생각하는 것에 대해 박지부장은 “절대 그렇지 않다.” 라고 잘라 말한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풍신수길은 조선의 차 그릇을 탐내어 싹쓸이를 해갔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도공들까지 잡아 가지 않았습니까? 그 결과 우리는 차를 마실 형편이 못 되었고 조선 말 초의선사, 추사선생 등에 의해 차가 부흥되나 했으나 일제강점기, 6∙25발발로 우리 차 문화가 제대로 맥을 잇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러면 차는 어떻게 끓여야 할까? 사실 이게 내 개인적으로는 제일 듣고 싶은 얘기였는데 이제야 물어본다.
“차를 마실 때 우리는 시간을 짧게 해야 합니다. 너무 길면 폴리페놀, 방향물질 등이 산화하게 되고 물 색깔이 어두워지고 비타민 C, P, 아미노산의산화로 영양이 저하되게 됩니다. 또 너무 뜨겁게 하면 안 됩니다. 56℃이하로 해야 하고요 3~4회 우리고 공복에는 마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찻물로 양치질을 해도 매우 좋습니다. 우리는 방법은 3g의 차로 150cc 물에 3~4회 우리고, 노인과 장년은 4~5컵, 연하게 해서 마시면 됩니다. 또 봄여름 초가을까지는 녹차로 늦가을과 겨울엔 발효된 차가 좋습니다.”

차 인구가 요즘 늘고 있다고 하는데 느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듯도 하다. 박지부장 같은 분이 열심히 뛰고 있으니 말이다.
“세계위생기구에서 여러 나라 음료를 조사한 결과 차가 장년과 노년층에 가장 좋은 음료라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러 가지 약용작용이이 있어 그렇겠지만 그보다 차를 마심으로 생기는 마음의 평안함도 있을 것입니다. 차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제공하면서 평화로운 분위기와 여러 다양한 문화와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좋은 벗을 만들게 하지요.
차 문화를 상류층의 문화로 오인하는 분들이 있고 차 마시는 시연을 보면서 너무 어렵고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 우려마시는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사람을 예의바르고 사려 깊게 해 주는 절제와 수양의 음료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시대의 최고의 음료하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또 건강을 위해서도 차에 대해 알고 마시면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나도 한번 배우고 싶다”면 어디로 가면 될까요?
“청주시평생학습관 다례실인 예화원으로 오시면 됩니다. 전화는 (043)275-8555입니다. 또 저희홈페이지http://www.cjtea.co.kr로들어오셔도 되고요, 다음카페에서 http://cafe.daum.net/c.tee(차문화협회 충북지부)로 들어오셔도 됩니다.”

인터뷰 중에 계속 따라 주시던 차향과 어렸을 때 외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셨던 송홧가루로 만든 노란 다식의 맛이 아직도 입안에 살아 있는데 없어지기 전에 나도 한번 찾아가 태산보다 높은 품격을, 바다보다 깊은 사색의 늪을, 땅보다 넓은 마음을, 전 우주를 다 품을 수도 있는 차 한 잔에 여유와 그 맛을 다시 느껴보고 싶은 욕심을 가져도 인터뷰 내내 항상 웃음으로 말씀을 하시는 품이 언제나 찾아가면 마치 이모나 고모처럼 반갑게 맞아 주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FM96.7 MHz bbs청주불교방송 혜철스님(옥천대성사 주지)이 진행하는<무명을 밝히고>는 매주 금요일 금요 초대석을 마련한다. 4월9일 오후5시10분 초대 손님으로 한국차문화협회 충북지부 박숙희 지부장 을 초청하여 한국의 전통 차 이야기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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