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마음을 읽다>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저자 : 양창순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CEO의 마음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다>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수년에 걸쳐 국내 최고경영자들의 호응 속에 진행되어온 심리클리닉의 내용을 중심으로 저자가 기업 임원 및 CEO들을 대상으로 해온 심리치료 및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경영자의 심리분석서이자 자기계발서다.

경제적 부와 사회적 명예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압박과 조직을 통제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정작 자신의 속마음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CEO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신경정신과 의학박사이자, 주역과 정신의학을 접목시켜 예술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으며, 신경정신과 대인관계클리닉 원장으로 오랜 기간 여러 기업의 임원과 CEO들을 상담하면서, 그들의 문제와 고민에 항상 귀 기울여 온 인물로 삼성경제연구소 SERI CEO에서 수년간 심리클리닉 코너를 진행하였다.

최근 CEO들 사이에 인문학과 웰빙의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얼핏 보면 기업경영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강좌들이 기업체 CEO들을 대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쫓기듯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폭 넓은 학문과 경영학의 접목을 시도하면서 휴식하듯 편안한 마음으로 색다른 자기계발에 도전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성공한 리더는 스스로를 경영한다”라는 주제로 ‘CEO의 자기 경영’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2장은 “인생의 정오에는 친구가 필요하다‘라는 주제로 ’CEO의 관계 경영‘에 대한 소주제를 다루고 있다. 3장은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CEO의 감정 경영‘을 소개하고 있다.

4장은 “때로는 리더도 길을 묻고 싶다”라는 주제로 ‘CEO의 조직 경영’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5장은 “가족, 당신 곁을 지켜주는 최고의 파트너”라는 주제로 ‘CEO의 가정 경영’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산 정상은 눈도 가장 먼저 맞고 또 가장 늦게까지 눈이 녹지 않는 곳이다. 가장 높이 솟아 있으니 남의 눈에도 가장 먼저 띈다. 그처럼 조직의 정상에 있는 리더는 단 하루, 단 한 시간도 편할 날이 없다. 리더의 자리가 얼마나 험난한가는 조직과 기업의 임원들이나 CEO들이 토로하는 문제들을 들어봐도 알 수 있다. - <책머리에> 중에서

“잘나가는 직장상사일수록 정신이상을 의심하라”는 얘기가 있다. 미국 산업심리학자 폴 바비아크에 따르면, 상사가 매력적이고 교육수준이 높고, 교양 있는 리더이자 출세지향적인 타입이라면 정신이상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 사람이 종종 최고경영자의 자리에까지 오르기도 한다면서. 그의 말인즉, 정신이상자들의 카리스마와 야심이 종종 지도력으로 잘못 이해되어 그들이 기업에서 성공하는 발판이 되어준다고 한다. 특히 일부 정신이상자들은 매력적인 척하는 대단한 자의식의 소유자들로, 뛰어난 화술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눈부신 비전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어갈 재목으로 오인될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 중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어느 경영자 역시 사원들이 가족 같은 친밀감으로 서로 결속하기를 바랐다. 대기업도 아니니 그렇게 하는 것이 생산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자신이 아버지처럼 버티고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실제로 그는 유순하고 순종적인 ‘아들 같은’ 사원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주었다. 정신과적 용어로 말하자면, 일종의 역할 전이상태(transference)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었다. 가족과 기업은 처음부터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부모의 일차적인 목표는 자식을 잘 돌보고 양육하는 데 있다. 그러나 기업의 일차적인 목표는 생산성을 높여 더 많은 이익을 내는 것이다. 경영주와 사원들이 아무리 부모 자식처럼 서로를 돌보고 지지한다 해도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면 소용없는 것이다.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그는 하루빨리 전이상태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었다. -<기업과 가족의 차이점> 중에서

기업의 임원 및 CEO는 샐러리맨들의 로망으로 손꼽히는 자리다. 고액 연봉과 성과급, 전용 승용차, 별도의 사무 공간이 주어지고 업무를 보조해줄 비서가 배치될 뿐 아니라 사회적 명예까지 거머쥐는 임원이 되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다른 말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막상 경제적 부와 사회적 명예를 고스란히 손에 넣고도 정작 마음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 불안하고,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로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것이 또한 임원과 CEO의 현실이다. 회사의 실적이 부진할 때마다 가시방석에 앉은 듯 좌불안석이 되고, 계약직인 탓에 언제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을지 몰라 노심초사하는 것도 큰 스트레스의 하나이다.

또한 막상 젊었던 시절의 목표에 도달하고 나니 이제부터는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 감각을 잃은 채 좌절과 공허감을 느끼는 임원들도 많은 게 현실이다. 심리적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해 정신과를 찾기도 하지만 병원 출입기록은 남기지 못하는 게 또한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에 그런 CEO들에게 마음 경영서가 필요한 것이라는 게 저자의 목소리이다.

저자는 “리더가 스스로에 대한 통찰력 없이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는 없다. 자기 성찰을 통한 마음경영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대인관계는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축이기 때문이다. 그런 뜻에서 정신의학은 경영학의 가장 기본적인 학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이 책은 경영학만으로는 습득할 수 없는 심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임원 및 최고경영자들이 조직 내에서 불가피하게 겪는 여러 갈등과 문제적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리스크보다는 장점과 가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임직원들이 필히 읽어봐야 될 도서이다. 물론 그러한 지혜가 임원 및 경영자들의 내면에 이미 잠재되어 있다는 자신감을 일깨워주는 것 또한 이 책의 큰 역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임원 및 CEO들이 성공한 이후 좌절과 공허감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의 본성을 받아들이고 정신적 공허감을 메워줄 새로운 가치를 모색할 수 있는 길을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듯 차근차근 제시하고 있다. 자기경영, 관계경영, 감정경영, 조직경영, 가정경영에 이르기까지, 리더가 처한 현실을 다각도로 살피고 각 부문별로 ‘경영’의 참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저자는 경영과 정신의학은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두 분야 모두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정신의학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요즘 경영의 최고 화두 역시 사람이다. 사람에 대해 알고자 하면 그의 심리를 아는 수밖에 없다는 게 저자의 메시지이다.

둘째, 사람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본다는 것이다. 정신의학은 본질적으로 우리가 가진 능력과 선함을 스스로 발견해 그것을 키워나가도록 도와주는 학문으로 실제로 상담 치료 과정에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단점은 그를 파악하기 위해서만 고려될 뿐이다. 경영도 마찬가지로 어느 기업에나 리스크는 있다. 그런데 그 리스크를 크게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단점과 리스크가 있는 걸 알지만, 그보다 기업의 장점, 즉 자산 가치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경영이다.

셋째, 최종 목표가 같다는 점이다. 정신의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인의 창의성과 잠재력의 개발이다. 경영 역시 기업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개발하여 더 큰 단계로 도약하고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잠재력을 개발해 최고의 창의성을 꽃피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통찰력과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핵심메시지이다.

따라서 이 책은 마음의 안정을 통해 기업을 올바르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서 객관적이고도 설득력 있는 가이드가 되어주기에 손색이 없는 한 권의 책으로 사회적 성공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경영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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