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참사로 연기돼 지난 주말 열린 하동군민 시낭송 대회가 참가자와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박경리문학관(관장 김남호)는 이날 오후 하동송림 하상정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 150여 명의 관객이 지켜본 가운데 학생부와 일반부, 어르신부 25명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고 22일 밝혔다.

시낭송가 박순희(위원장), 시인 조문환, 시인 권용욱 등 심사위원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학생부 이보석(적량초등학교) 등 5명, 일반부 김정옥(하동읍) 등 6명, 어르신부 김삼남(북천면) 등 5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학생부 금상을 차지한 이보석은 자작시 ‘홍시로 물드는 엄마의 가을’을 통해 ‘베트남의 가을을 떠올리시는 우리 엄마’의 ‘노란 그리움’을 발견하고 ‘홍시를 좋아하는 외할머니 생각에 눈물 훔치는 우리 엄마’를 위로해 많은 관객의 공감을 얻었다.

일반부 금상을 수상한 김정옥 씨는 이근배 시인의 ‘독도 만세’를 낭송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특히 ‘독도는 사랑이고 평화이고 자유’라 선언하며 ‘하늘도 땅도 바다도 목청을 여는/ 독도 만세를 부르자’고 힘있게 외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어르신부 금상을 차지한 김삼남 어르신은 최승호 시인의 ‘구두쇠’를 해학적으로 낭송한 후 코로나19에 대한 자작시를 낭송하며 ‘꽃 같은 새끼들이 아플까 걱정된다’고 해 공감을 얻었다.

무엇보다 김삼남 어르신이 “일평생 처음으로 받아보는 상”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히며 눈시울을 붉혀 관객들의 박수갈채는 물론 앙코르 요청을 받아 참석한 이들에게 다시 한번 감동을 주기도 했다.

박순희 심사위원장은 “요즘 전문 시 낭송가들이 천편일률적인 느낌을 주는 낭송 기법에 의존하는 반면 오늘 매우 자유롭고 새로운 느낌의 시 낭송을 접할 수 있어 신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를 주최·주관한 김남호 관장은 “문학관이라는 한정된 장소를 벗어나 독자들을 찾아 이곳 송림에서 행사를 열게 돼 뜻깊다”며 “오늘과 같이 군민의 삶, 일반인의 생활에 스며들 수 있는 문학 행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