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49재 추모식이 10월 26일 봉정사 대웅전에서 대한불교 조계종 봉정사 주관으로 거행됐다.

1999년 봉정사를 다녀간 여왕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봉정사에서는 여왕의 서거 직후부터 봉정사 대웅전 안에 추모공간을 운영해 왔다. 이번 49재를 맞아 여왕의 명복을 빌어주는 추모식을 거행하게 됐다.

이날 추모식에는 권기창 안동시장을 비롯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큰스님,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 김형동 국회의원, 대한불교조계종 16교구 본부 의성 고운사 주지스님과 여러 스님들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불교의 기본적인 의식인 삼귀의례를 시작으로 헌다, 헌향, 법어,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봉정사의 호성 주지스님의 추모사와 안동시장을 비롯하여 영국대사, 국회의원 등 내빈들의 조사(弔詞)가 이어졌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조사에서 “여왕님께서는 영국의 상징이셨고 소프트 파워로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가치있는 삶을 사셨다. 23년전 방한 중 가장 한국적인 도시 안동을 찾아 안동시민들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물하셨다”라며 “누군가가 기억하고 있다면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여왕님,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라며 여왕과의 마지막 이별을 아쉬워했다.

콜린 크룩스 대사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폐하는 국가 원수이자, 70년 동안 영국 국민들에게 변함없는 존재로서 헌신적이고 충실히 의무를 다해왔다. 여왕은 영국 윤리의 중심으로서 헌법상 자유의 상징이며 제일 위대한 외교관이셨다. 국가의 중요한 기둥이었던 여왕의 서거로 형용할 수 없는 큰 상실감 느낀다.”라며 “봉정사는 여왕의 23년 전 방한 중 유일하게 방문한 사찰로 이곳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를 경험하고 전통을 존중하고 사랑하게 됐다. 오늘 봉정사에서 고인이 되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추모하고 기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신 조계종, 경상북도, 안동시 등 많은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하느님 국왕을 지켜주소서”라고 맺었다.

여왕은 1999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봉정사를 찾아 한국 전통 산사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극락전을 둘러본 후 삼층석탑 앞 돌탑에 돌멩이 하나를 올린 바 있다. 또한, 여왕은 방명록에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추모행사가 끝나고 콜린 크룩스 영국대사는 여왕이 서거했을 때 안동시장이 주한 영국대사관까지 먼 걸음 해 조의를 표한 데 대해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시했다. 여왕의 명복을 기원하는 49재까지 거행해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님과 봉정사 호성스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에 권기창 안동시장은 “비록 여왕은 이제 우리 곁을 떠났지만 여왕과의 인연을 잊지 않겠으며, 영국 왕실과 안동과의 인연은 변함없이 이어지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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