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0일부터 대전문화예술교육원(대전광역시 서구 월평로 27번길 15)에서 윤승이 선생(85)의 ‘사임당 우리 매듭전’이 열리고 있다. 선생은 50여 년 전 막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시간의 여유가 생겨 취미활동을 생각하고 매듭에 매료되어 배우기 시작하였다. 취미로 시작한 매듭공예를 오랜 세월 해오면서 만든 작품들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전시회를 마련했다.

500여 점의 작품 하나하나가 예술적인 품격이 느껴져 전시장에 들어서면서부터 감탄사가 절로 나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선생은 기계로 만든 실이 아닌 천연의 무명이나 명주실로 직접 염색하고 옛날 방식의 기구를 이용하여 한 올 한 올 꼰 매듭 실로 작품을 만든다며 기구들을 하나하나 보여주며 설명해 주신다.

까다롭고 오래 걸리는 제작과정을 설명 듣다 보니 작품이 작아도 작은 게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그 정성과 끈기, 집념…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키는 작업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울까? 50여m가 되는 긴 끈 하나로 엮어내는 매듭공예. 이건 대작일 수밖에 없다는 감탄이 절로 나오면서 고개가 숙어진다. 어느 예술품도 다 그렇겠지만 매듭도 명주실에서 작품하나가 완성되기까지 공정을 알고 나니 더욱 지고지순한 예술품이란 생각이 든다.

사실 윤승이 선생을 만난 것은 매듭 때문이 아니고 ‘대전충청가곡연주회’ 정기공연을 같이 하면서 알게 되었다. 언제나 만나면 고우신 모습에 나의 할머니의 고우셨던 모습이 떠오르곤 했다. 선생을 매듭전에서 만나고 나니 선생의 고우신 모습은 이 매듭 때문이구나 하고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선생은 “제가 작업을 하다 보면 놀라는 게 있어요. 이 매듭을 어디에 갖다 놔도 특별히 튀는 것도 없는데 절대 기죽지 않는다는 거예요. 아무리 화려한 곳에 갖다 놔도 튀지도 않으면서 빛나는 게 있더라고요. 매듭이 그냥 좋아서 한 거지만 잘 몰랐거든요. 보면 볼수록 싫증이 나는 게 아니라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오묘함에 빠져들게 되지요.”

아닌 게 아니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금이야 전통공예품이라고 예술작품이라고 호들갑을 떨지만, 매듭은 우리의 생활용품이 아니었던가?. 여인네 노리개로 고관대작 예복에 후수로, 가마의 장식품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했었으므로 싫증이 날 턱이 없었을 게다. 싫증이 났다면 없어졌을 게 아닌가? 매듭뿐만이 아니고 전통이라는 명예를 얻었다 함은 검증되었다는 실증이 아니겠는가 싶다.

윤승이 선생은 전통 매듭공예 기능사 3급을 1977년에 땄고 2006년에 한국 전통공예 건축학교 매듭학과 전공과 연구 과정을 수료했다. 2007년에 무형문화재 13호 김은영 선생의 사사로 작품 활동과 전시회에 다수 참여하였다. 2018년 대전서구문화원 개인 초대전을 열었고 현재는 대전시민대학과 서구문화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임당 우리 매듭전’은 상시 전시로 1년 정도 할 계획이다. 관람이나 대화를 나누실 분은 윤승이 선생의 개인 핸드폰 010-4380-6360으로 미리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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