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은 2022년 다섯 번째‘박물관 속 작은 전시’로 소장중인 국화 관련 유물을 선정해 전시한다.

‘박물관 속 작은 전시’는 대전시립박물관 상설전시실 내부에서 진행되는 전시로, 주요 기념일, 행사와 관련된 유물 혹은 새롭게 기증·기탁받은 유물을 소개하고 있다.

 대전시립박물관은 올해 다섯 번째 전시 주제로 가을꽃 국화를 선정했다. 국화가 우리에게 익숙하고 사랑받는 가을의 대표적인 꽃인 이유는 외형의 아름다움에 있기도 하지만 국화만이 가진 그 특유의 상징성과 실용성으로 우리 선조의 생활에 깊은 관련이 있어 선정했다.

 국화는 모든 꽃들이 지고 서리가 내릴 때 홀로 피어나 향기를 풍기는데 이런 모습은 충절과 절개를 지닌 군자에 비유되곤 한다.

 도연명(陶淵明)이 자신의 지조를 굽히지 않고 고향에서 국화와 벗하여 살았던 이야기는 국화를 사대부의 도덕적인 이상을 상징하는 꽃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이런 이유로 사대부들은 사군자(四君子)로 국화를 그리거나 시(詩)에 자주 등장시켜 자신의 절개와 도덕적 이상을 표현했다.

 서리를 견디며 어디서든 잘 자라는 국화의 성질은 길상과 상서 그리고 장수와 부귀를 상징하기도 한다. 왕실과 양반은 물론 일반 서민들까지 장신구, 가구, 생활 도구, 도자기에 새기거나 그려 복(福)과 장수, 부귀를 기원했다.

 실제로 국화는 불로장수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예로부터 약(藥)과 음식으로 애용되어왔다. 『동의보감』을 비롯한 여러 의학서적에는 국화를 이용하여 약을 만드는 방법이나 복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립박물관에서 전시하는 국화와 관련된 유물은 「국화도(菊花圖)」, 「동의보감(東醫寶鑑)」, 「계곡집(谿谷集)」 등이다.

 「국화도(菊花圖)」는 근대기에 활동한 서화가 관재(貫齋) 이도영(李道榮)이 그린 그림으로 도연명(陶淵明)의 시(詩) 채국동리하(采菊東籬下: 동쪽 울타리 밑 국화를 따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백국(白菊), 황국(黃菊)을 화려하게 표현하였으며 화면 상단에는 제화시(題畫詩)가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은 허준(許浚, 1546∼1615)이 저술한 의학서적이다. 동의보감에서 국화는 내경편(內景篇), 탕액편(湯液篇), 잡병(雜病)편 등에 여러 번에 걸쳐 소개되고 있다. 국화가 단순히 관상용 꽃이 아닌 실생활에 약으로 활용되었음을 보여준다.

 대전시립박물관 관계자는“국화를 주제로 한 그림과 시를 보고 국화 자체의 아름다움은 물론 국화에 담긴 여러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11월 29일까지로 대전시립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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