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군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센터장

임태군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센터장

흔히 MZ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가치는 “공정”이라고들 한다. 과거보다 낮아진 경제성장률과 일상이 경쟁인 불확실성의 시대에 나고 자란 이들이기에 사회적인 관계성보다는 내 노력과 보상의 교환 비율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 한 대기업 4년 차 직원이 회사의 전 임직원을 상대로 회사 성과금 지급의 불공정함을 지적하는 메일을 보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늘 관행적으로 배분해 오던 성과금을 실제 성과에 맞게 “공정”하게 지급해 달라는 내용이었고, 비슷한 년 차의 젊은 직원들에게 뜨거운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후문도 들었다. 자신의 커리어를 망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할 만큼 그들에게 공정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불공정을 용납한 세대는 어디에도 없었다. 모두가 불의를 보면 참지 않았고, 세상을 좀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공정은 모두가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관이자 사회를 건전하게 유지하는 기반이다. 세대 간의 갈등을 걱정하는 이야기는 많지만, “공정”의 가치 앞에 결코 세대 간 이견은 없을 것이다.

공정과 늘 함께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청렴”이다. 공정해야 청렴할 수 있고, 청렴해야 공정할 수 있다. 말장난 같지만 청렴과 공정은 이처럼 실과 바늘 같은 관계다. 사사로운 이익에 휘둘리지 않고 만사에 “공정”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청렴이기 때문이다. 청렴 또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구성원에게 요구되어 온 덕목이다. 청렴한 정치가나 공직자는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칭송받지만 부패한 지도자와 탐관오리는 역사 속에서 영원히 비난받는다. 이처럼 청렴과 공정은 세대를 뛰어넘어 모두에게 인정받는 사회 유지의 핵심 가치다. 사회가 청렴하게 유지되고 모든 성과가 공정하게 보상받을 거라는 믿음이야말로 오늘도 우리가 열심히 뛸 수 있는 이유가 된다.

2022년 5월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청렴과 공정의 가치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이해충돌이란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할 때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가 관련되어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는 상황을 말한다. 사회구성원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공직자라면 더욱더 이해충돌의 상황에서 청렴하고 공정한 직무수행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이 기본적인 원칙만 지킨다면 법 시행을 두려워할 이유도, 귀찮아할 필요도 없다.

관행을 따르는 것처럼 편한 일도 없지만, 관행만 고집하는 것처럼 위험한 일도 없다. ‘예전부터 해왔던 일이니 괜찮겠지.’ 하고 넘겼다간 청렴과 공정이라는 법과 제도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없다. 늘 해왔던 일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세상의 눈높이에 맞출 줄 알아야 한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도 그 가치가 달라지지 않는 다이아몬드처럼, 청렴과 공정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서 빛나고 있는 보석이다. 그 가치가 바래지 않도록 늘 갈고 닦는 것 역시 우리의 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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