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8.8.(월) 21:05분에 서울을 강타했던 무시무시한 물 폭탄의 가공할 숫자적 표현이다.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묘사할 수 있을까? 1시간 동안에 141.5mm의 비가 쏟아지는게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기상청 발표자료에 따르면, 시간당 20mm는 “우산이나 우비가 소용을 정도로 옷이 많이 젖는 상황”이며, 시간당 30~40mm의 집중호우는 “거의 물통으로 퍼붓는 느낌으로, 운전 중에는 와이퍼를 사용해도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 이라고 한다.

지난 2020. 8월 충북의 진천, 음성, 충주, 제천, 단양지역에 내린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무려 391개소나 발생했다. 현장의 상황은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 이때의 시우량이 75mm였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에 퍼부은 집중호우의 시우량은 이때보다 2배나 더 강력한 것이었다.

시간당 30~40mm의 비만 내려도 앞이 안보이고, 시간당 75mm의 폭우에 엄청난 산사태가 발생하는데, 이보다 몇 배 강력한 141.5mm의 핵폭탄급 폭우는 과연 어떨까? 비가 내린다기 보다는, 그냥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는 그런 느낌이랄까?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그런데 왜 이렇게 어마어마한 시우량이 매년 반복되고, 그 위력은 왜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걸까? 대한민국 최고의 자존심들이 모여 산다는 서울 강남이 왜 이런 집중호우에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필자가 지난 7월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 위기관리학회(ACC)’ 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이와같은 현상은 우리 인류가 수만년 전부터 전통적으로 경험해 왔던 순수한 기상현상에 의한 집중호우가 아니다. 시우량 141.5mm의 폭우는 인간의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구가 더워지면서 발생하는 ‘기후위기적 자연재난’ 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백년에 한번, 천년에 한번 겪을까 말까” 한 이런 자연재난을 우리는 거의 매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는 홍수, 가뭄, 폭염, 이상고온, 해양산성화 등 수많은 자연재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는 인간의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것임이 유엔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를 통해 공식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소행에 의한 ‘기후 위기적 자연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지금 스페인, 독일 등 유럽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 위의 신호등까지 끄면서, 샤워조차도 5분 이내로 하도록 하는 ‘전시 동원 상태’라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미국의 환경운동가 Paul Hawken은 기후위기 상황을 묘사하면서 ‘전투’, ‘전쟁’, ‘싸움’ 등 군사적인 용어사용을 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으나, 이 또한 한가한 소리로 들린다. 어떤 분야의 용어를 사용하든 어떻게 해서라도 하루빨리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는 것이 전 지구적인 최우선 당면과제이다.

시우량 141.5mm의 핵폭탄급 폭우를 비롯하여 가공할 폭염, 가뭄, 대형산불, 해양산성화 등을 우리가 빨리 막지 못하면, 우영우 변호사가 좋아하는 고래가 살 수 없는 죽음의 지구가 될 수도 있다.

시간이 별로 없다. 회복할 수 없는 급변점(Tipping Point)이 지나지 않도록 유럽이 기후 전시상태로 돌입하는 것처럼 우리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기후 계엄령’을 발동시켜, 모두가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행동에 나서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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