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1960~1970년대 경제성장기 서울시의 도시계획 수립과 개발사업에 몸담았던 공무원들의 활약상을 구술로 풀어낸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14<서울의 도시계획을 말하다>를 발간하였다.

서울역사편찬원에서는 2009년부터 서울시민들에게 현대 서울의 생생한 역사를 전달하기 위하여 구술채록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두 13권의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총서를 발간하였다.

이번에 발간한 제14<서울의 도시계획을 말하다>에서는 1960~1970년대 경제성장기 서울시 도시계획을 수립을 비롯해 관련 개발사업에서 활동했던 공무원들의 구술을 채록·정리하였다.

서울은 1960년대부터 본격적인 개발의 시대를 맞이하였고, 노동자들이 서울로 몰려들었다. 기존의 인프라로는 이러한 인구 집중을 감당할 수가 없었기에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계획이 수립되었고, 그 아래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되었다.

21세기 서울의 전체적인 모습은 이 시기에 첫 주춧돌이 놓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계천이 복개되었고, 세운상가가 들어섰다. 1·21사태 이후 북악스카이웨이가 조성되었고, 남산터널이 개통되었다. 윤중제를 시작으로 여의도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하였고, 도심 집중을 분산시키기 위해 영동지구와 잠실지구가 새롭게 조성되었다. 이 책은 당시 도시계획의 구상과 수립 과정 그리고 각종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현장을 뛰어다녔던 공무원들의 모습을 생생히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모두 7명의 구술자가 등장한다. 이들은 1966년 김현옥 시장 취임 이후 도시계획을 입안했던 구상자였으며, 계획 수립 실무의 담당자였다. 또한 각종 개발사업을 지휘·감독하였고, 현장 업무를 책임졌던 공무원들이다.

먼저 차일석 전 부시장의 이야기가 담겼다. 그는 1931년생으로 1966년부터는 서울시 제2부시장으로 임명되어 서울시의 도시계획과 각종 개발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브레인역할을 하였다. 그는 세운상가 건설 당시 버지니아의 레스톤(Reston)을 참조했다고 회고하였다. 또한 향후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을 고려해 기존의 8~15m 정도였던 간선도로의 폭을 50m, 100m로 넓히는 계획도 수립하였다. 아울러 그는 공공사업에서 민간자본을 이용하는 방식과 더불어 개발을 통해 얻어지는 체비지를 매각하여 개발자금을 조달하는 정책을 도입하였다. 그의 이러한 방식은 오늘날 추진하고 있는 각종 개발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근 전 서대문구 도시정비과장은 1935년생으로 서울시 토목과와 도시계획과에서 근무하였다. 그는 청계천 판자촌 철거와 세운상가 등 각종 개발사업들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당시의 개발사업에 대해 김현옥 시장이 벌인 개발사업을 양택식 시장이 마무리했다.’라고 평가하였다. 아울러 그는 도시계획 관련 업무지식이 풍부해 라디오방송에서 이 분야에 대한 시민들과의 상담도 오랫동안 진행하였다. 당시 도심 개발과 관련해서 가장 많은 질문을 해온 사람들은 동대문 포목상들이었다고 회고하였다.

류동주 전 서울시 심사분석담당관은 1935년생으로 서울시 도시계획과장과 주택행정과장을 지냈다. 그는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으로 유학을 다녀와 서울시 각 구청의 행정구역 재조정 작업을 담당하였고, 1970년대 재무국 관재과장 시절에는 시유지 목록을 컴퓨터로 관리하는 체제를 정비하였다. 도시계획과장 시절에는 그때까지 번지수만 나와 있는 지적도를 보면서 도시계획을 수립하던 방식을 벗어나 항공사진을 기반으로 도시계획도면 제작을 시작했다는 역사도 구술하였다.

박형석 전 재무국장은 1936년생으로 오랫동안 서울시의 예산 관련 업무를 맡았다. 서울시의 개발은 막대한 재원이 필요했는데 그것은 도시개발로 확보된 체비지 판매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통해 증가한 세수로 충당하였다. 거듭된 재투자를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개발을 지속하는 당시의 모습은 그의 눈에도 이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경이롭게보였다. 그는 재무부서의 책임자로서 재정 확대가 지나치게 집행되어 나타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브레이크역할을 담당하였다고 회고하였다.

홍종민 전 서울시 도시철도공사 사장은 1945년생으로 도로국장과 청와대 경제비서실 근무를 비롯해 도시계획국장 등을 지냈다. 그는 1983년대 시설계획과장 당시 세웠던 시청광장 조성 계획이 2004년 개장한 서울광장으로 실현되었음을 회고하였다. 아울러 1985년 프랑스 건설대학(에꼴데퐁제쇼세, École des Ponts et Chaussées)으로 유학하였고, 도시재생을 염두하면서 추진하는 서구식 도시개발에 주목하였다. 특히 도심의 과밀화와 초고층 아파트 건설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였다.

김현옥 시장이 내걸었던 싸우면서 건설하자라는 구호가 이 시대의 서울을 대변하는 슬로건이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책에 실린 7명의 구술은 그 구호를 실현하는 기획자이자 실무자들의 목소리라 하겠다. 즉 이들의 회고를 직접 접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시대를 궁금해하는 시민과 연구자에게 매우 고무적이라고 하겠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 책을 통해 서울시 도시계획의 구상과 수립 과정 그리고 각종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현장을 뛰어다녔던 공무원들의 모습을 생생히 엿보는 기회를 가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역사구술자료집은 제14서울의 도시계획을 말하다는 서울 주요 공공도서관에서 열람할 수 있으며, 서울시청 지하 1층의 시민청에 있는 서울책방에서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서울역사편찬원 홈페이지(https://history.seoul.go.kr)에서 제공하는 전자책으로도 열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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