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플라스틱을 사용한 지는 대략 100년 남짓 되었다. 얼마 안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가볍고, 값도 싸고, 녹슬지도 않고 오래가는 내구성, 편리성 등으로 인해, 플라스틱은 지금 우리 생활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플라스틱(plastic)'이라는 말이 "쉽게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 에서 유래된 것처럼, 플라스틱은 다양한 모양과 형태로 쉽게 제작할 수 있어서 아주 실용적이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지금은 작은 것이 무서운 시대이다.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크기 5mm미만의 작게 부서진 플라스틱 파편인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도 무섭다.

미세 플라스틱은 너무 작아서 하수처리시설에 의해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에 그대로 유입된다. 수중생물이 이것을 먹고 최종적으로는 인간이 섭취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장폐색 등이 발생하는 등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이다용 박사팀)에서는, 엄마가 섭취한 미세 플라스틱이 모유 수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되고, 이것이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비영리 언론단체 'Orb Media'가 '17~18년까지 14개국 수돗물 159건과, 9개국의 먹는 샘물 259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 세계 수돗물의 83%와 먹는 샘물 93%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일본에서 잡은 멸치 64마리 중 49마리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고,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가 186종의 바다새 먹이행태와 해양 플라스틱 관련자료를 종합한 결과, 2050년이 되면 바다새의 99.8%가 플라스틱을 먹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 우리가 먹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얼마나 될까? 세계 자연기금(WWF)이 호주 뉴캐슬 대학과 함께 진행한 '플라스틱 인체섭취 평가 연구' 결과, 1인당 매주 2천개의 미세 플라스틱 을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해안, 외딴 섬, 대양, 심해, 극지방까지 지구 전체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수산물, 소금, 맥주, 지하수, 꿀 등 각종 음식료품에서 검출되고 있다고 하니, 이제 미세 플라스틱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이 없는 듯 하다.

이런 현상은 편리함에 매몰된 채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이 불러온 비극이다.

바다위의 수많은 플라스틱 쓰레기와 강가를 어지럽게 덮고 있는 1회용 플라스틱 제품과 비닐조각들, 도로변에 무참하게 버려진 담배꽁초 등이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이되어 내 입으로 다시 들어와 내 건강을 해치고 있다.

내 주변을 둘러봐도 가히 플라스틱 천국이다. 우리 모두가 플라스틱 남용을 과감하게 줄이지 않는 한, 미세 플라스틱의 공습은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를 더욱 아프게 할 것이다.

미래세대 우리 자녀들은 얼마나 많은 미세 플라스틱을 먹고, 얼마나 아파야 하는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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