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초기불교와 부파불교시대를 거쳐 대승불교시대와 자연과학 및 상호소통을 위한 소셜 미디어와 자본주의가 극성한 현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에 걸 맞는 프로그램들도 생겨나고 있다.

불교와 별 관련이 없지만 한국불교계 사찰에서 거의 빠짐없이 진행하는 입춘법회 프로그램에 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양력 2월 4일에 진행하는데 이 법회에 관한 모범교안이 없다.
그래서 사찰마다 제법 크게 진행하기는 하지만 사찰마다 다르게 진행하는 형편이다.
명리를 하는 분들이 주로 주장해온 삼재(三災)라는 업의 장애를 푼다는 뜻에서 삼재풀이라고 하는 의식을 진행한다.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저잣거리 수행전법도량 열린선원에서 매년 진행하는 입춘법회의 새로운 모습인 “새봄맞이 삼업청정기원 부처님 씻어드리기법회”를 새로운 모형으로 제시하고 있다.

 불자들에게 맘, 입, 몸의 삼업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 삼재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없애버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하는 것이다.
수미단에 모신 부처님 법체에 일 년 동안 묻어있는 먼지를 조심스럽게 떨어내면서 스스로 삼업을 청정히 해서 삼재를 피해가는 것이다.

 경전에 나오는 불수념(佛隨念)을 도입해 본 것이다. 부처님의 덕성을 간절히 그리면서 덕성에 몰입하여 그 덕성이 자신의 것이 되게 하는 것을 불수념이라 한다. 불수념을 줄여서 한다면 염불(念佛)이라 할 수도 있다. 소리 내어 부처님 명호를 부르는 것을 염불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본디는 지극하게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 낱마음이 아닌 온마음(sati)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을 염불이라고 할 수 있다.

불자들이 모여서 원불들을 내려 모셔서 붓으로 조심스럽게 먼지를 털어드리고 다시 수미단에 모시는 불사를 진행한다. 스님은 계속 깃발경,법구경 등의 경전을 독송한다.
올려 모신 뒤 공양물과 법구를 불단 앞에 올린 뒤 공양의식을 진행한다. 청법의식을 하고 입춘의 의미에 관해 설법한다.

2월 4일 어제 코로나 팬데믹 시절이라 어렵기는 하지만 불자들이 모여서 부처님 씻어드리기를 하였다.
상황에 맞추느라 3일 오후 몇 불자들이 수미단 부처님들을 책상 위에 흰 천을 깔고 내려모셔 두었다. 불자들 숫자외 기운을 고려한 것이다.
10시 30분부터 현수스님과 무상법현의 지도로 삼귀의,찬불가,경전독송(깃발경,법구경)을 새기면서 부처님들 법체에 묻어있는 먼지를 큰 붓으로 떨어드렸다.

한 해동안 그리 많지 않은 먼지가 묻었지만 내 마음에 묻은 번뇌를 씻어내듯이 먼지를 떨어내었다.
모두 떨머낸 뒤 한 줄로 서서 연결줄로 서서 한 분 작은 원불부처님을 수미단 자리에 모셨다.

부처님 줄따라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무상법현스님의 독경소리를 들으며 옮기니 더욱 더 마음을 비우고 깨끗이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생에 처음 그 많은 부처님들을 씻어드리고 옮겨모신 뒤 스님 법문까지 들어 좋았다는 젊은 불자의 고백도 있었다.

수미단에 다 올려모시니 11시 40분이 되었다.
점심도 주지 못하는데 설법시간을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뜻 깊은 날 설법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20여분 정도 간절함과 법다움의
열린선원만의 새 법회 부처님 씻어드리기와 보국사 도량 가꾸기 및 열린선원 이전에 관한 이야기를 해드렸다.

설에 못 오신 불자들의 세 배를 받고 덕담과 세배덕돈을 드렸다.
불자들에게 떡,과일들을 싸서 나눠드리고 매주 있는 다문화tv설법 녹화를 하였다.
계속 말을 했더니 목이 갈라져 녹화 중 세 번이나 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가끔 듣는 다문화불자들을 위해 '내일의 희망을 열매로 맺기 위하여'라는 좋은 삶 이야기를 하였다.
늘 오시던 분들도 오랜만에 온 분도, 생전 처음 온 분들도,마친 뒤 마음을 함께 한 분들도 모두 애많이 썼고 고맙다.
더 말끔해진 부처님들 빛나듯 우리 눈과 마음도 빛나기를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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