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볕 아래 일광욕을 즐기듯 ‘심검당(心劒堂)’ 마루에 앉아있는 고양이들을 깨울까 싶어 조심스레 둘러보는 충남 ‘보석사(寶石寺)’의 첫인상은 너무나 깔끔하고 정갈한 모습이었다.

신라 헌강왕 11년(885년) 창건 당시 사찰 앞산에서 캐낸 금으로 부처님을 조성했다고 해서 붙여진 ‘보석사(寶石寺)’는 곳곳에 보석이 숨어 있다고 한다.

보석사 주지 ‘장곡’ 스님은 “처음 방문한 보석사의 느낌이 어떠십니까?”라며 기자의 느낌을 물어보았다. 사찰 같은 느낌보다는 산속의 정원 같다는 회답에 “절이 절 느낌이 안 나면 어떡하나..”라며 익살스러운 눈웃음으로 반겨주었다.

바람 따라 울려 퍼지는 맑은 처마 끝에 매달린 종소리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해주며, 여기저기 들리는 산새 소리와 ‘보석사’만을 비추고 있는 태양 빛은 무념무상의 공간에 자리 잡은 듯 너무나 고요하며, 자연의 품속에 안겨있는 듯 한 안식처와 같았다.

이유 없이 부처님이 좋아서 출가했다는 ‘장곡’ 스님은 “첫눈에 반한 사람과 사랑에 빠지듯, 고등학교 시절 부처님께 반해 사랑하는 임을 찾아가듯 출가했습니다.”라며 모든 것을 품은 듯한 맑은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또한, “보석을 발견했습니까? 이 사찰은 보석이 많이 숨어 있습니다. 잘 살펴보십시오”라며 여러 곳에 보석이 숨어 있다며 기자를 궁금증에 빠지게 하였다.

2020년 6월 서구노인복지관장 정년퇴임 후, 보석사 주지 소임을 맡으며 매일 새벽예불과 사찰 입구부터 인근 암자까지 직접 풀을 베며 쓰레기를 치우는 ‘장곡’ 스님의 손길은 ‘진악산’ 등산객의 길을 밝혀주는 듯 온기를 느끼게 하였다.

“매일 아침 부처님의 짧은 말씀으로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통해 소통한 지 20년의 흔적을 담아 ‘새가 꽃을 물어오지 않아도 봄바람은 저절로 꽃다운 것을’ 출판함으로 힘든 세상사에 조금이나마 위로와 청량한 활력소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라며 친필로 적은 책을 기자에게 선물로 주었다.

부처님의 짤막한 글과 ‘장곡’ 주지 스님의 단상(斷想)을 실은 ‘새가 꽃을 물어오지 않아도 봄바람은 저절로 꽃다운 것을’ 저서는 이웃 종교의 목사님이 인용할 정도로 지역사회에 회자(膾炙)가 되고 있다.

또한, ‘보석사’를 향해 있는 둘레 11m의 큰 은행나무는 창건주 조구 스님과 제자가 심은 것으로 천년이 넘었다고 한다. 겨울이라 그 자태가 빼어나지는 않지만, 천년의 세월을 지켜온 위험이 느껴진다.

고양이와 놀이하는 ‘장곡’ 주지 스님과 헤어지며 “새벽마다 중생들이 근심 걱정 없이 매일 편안하게 잘 살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기자님도 편안하게 잘 사세요”라며 새해 덕담으로 마중해 주는 모습은 아버지와 같은 평안함이었다. 이 사찰은 지역민들에게 보석과도 같은 부처님의 말씀과 따뜻한 자비심을 전하는 주옥(珠玉)같은 ‘보석사(寶石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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