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의 협동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법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정부와 민간부문 사이의 협력적 개념은 익숙하지 않다. 종래의 전통적 개념은 정부는 공공사업을 하고, 사업가는 민간사업을 하고, 자선 비영리단체가 그 틈새를 메우는, 각자 묵묵히 자신의 일에 전념하는 것이었다. 허나 우리는 지금 격동의 시대에 살고 있다. 21세기가 진전할수록 스트레스와 격동의 지표는 훨씬 심각해지고 있다. 세계 경제는 흔들리고, 주택 가격은 호황과 불황을 오가며, 일자리는 사라지고, 퇴직 연금이 줄어들고, 상징적인 금융 기관들은 파산하거나 구제 금융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그런데 이들 문제는 일시적인 문제일 뿐이다. 우리는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의 복잡성과 비용을 고려하면, 단순히 일반적인 정부 해결책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정답이 될 것이라고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는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내고 그것을 완수하기 위한 기술, 의지, 그리고 예산이 부족하다고 한다. 이 위험으로부터 모두를 구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감을 원동력 삼아 우리 모두의 희망이 될 수도 있는 기업조차도 자활을 위해 몸부림치거나, 직간접적인 이익이 발생하는 해결책이 아니라면 어느 상황에도 자원을 투입하기를 거부한다. 이런 상황에서 본서는 재량 공유(shared discretion)라는, 공공과 민간 능력을 상호 결합하는 세심하게 구조화된 방식인 협력적 거버넌스(collaborative governance)가 전력증강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정부의 각 기관들은 민간 행위자들과 협력하여 정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공공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기회를 잘 활용할 경우, 이러한 협력 방식(collaborative approach)은 공공 가치 창출을 위한 강력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 협력적 거버넌스는 추구하는 정확한 목표와 실현 수단에 대한 통제권을 정부와 민간 협력자 간에 전략적으로 공유함으로써, 민간의 전문지식, 역량, 그리고 자본을 끌어들여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동시에 민간 협력자가 공적 영역에 진입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이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힘을 실어 준다. 협력적 접근은 창조적 시민의 예측할 수 없는 지략을 촉발시켜 신선하고 유연한 해결책을 이끌어 낸다. 잘 이루어진 협력은 정부와 민간 협력자 사이에 시너지를 불러일으켜서, 함께 노력하면 각각의 노력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성과의 단순 합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게 한다.

이 책 『변혁시대의 협력적 거버넌스』는 구체적인 협력 사례를 들어가면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간의 협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또는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질문에 대답할 것이다. 협력적 거버넌스를 이해하기 위한 개념적 틀을 제공하고, 협력 사업의 설계와 실행을 위한 실용안내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 또한 이 책의 교훈을 통해 더 성공적이고 가시적인 협력에 기여하기를 원하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모범사례들이 전염성이 있기를 희망한다.

이 책 제1장에서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소개하고, 공공 임무를 수행하는 다른 방법과 구별하는 기준에 대해서 설명한다. 제2장에서는 협력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뿐만 아니라 더 나은 결과, 더 많은 자원, 혹은 둘 모두를 얻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제공한다. 제3장 ‘위임자의 딜레마’에서는 재량의 세 가지 형태를 구분하여 살펴보고 완전한 협력이 그 특징으로 정의되는 공유 재량(shared discretion)의 역할에 대해 상세히 논의한다. 생산재량(production discretion)은 성공적인 협력의 핵심인 반면, 수익재량(payoff discretion)과 선호재량(preference discretion)은 모두 협력의 유익을 약화시키는 이기적인 행위를 추구한다.

제2부를 구성하는 4개의 장에서는 협력이 거버넌스의 효과적인 형태가 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더 깊이 알아본다. 제4장에서는 협력이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 제5장에서는 협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보의 중요성(누가 그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그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할 의지가 있는지, 그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을 살펴본다. 제6장에서는 정당성을 가지는 공공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민간부문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사한다. 그 정당성은 사업 수행의 가치에 대해 대중을 납득시키는 목표이기도 하면서, 민간 조직으로부터 나오는 전문 지식과 동력 자원에 상당히 의존하는 정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조력자이기도 하다. 제7장에서는 정부가 민간 당사자와 협력을 하려는 주요 동기가 공공을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고자 하는 기대에서 나오는 것임을 나타내는 세 가지 사례를 설명한다.

제3부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실무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제8장 ‘임무와 도구’에서는 개인과 그룹이, 협력이 가능한지 여부와 그 방법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효과적인 협력을 설계하고, 실행하고, 모니터링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간략히 설명한다. 제9장에서는 협력이 필요할 때 협력이 되지 않는 이유, 협력이 시도되었을 때라도 때때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살펴본다. 마지막 장에서는 두 개의 협력 사례를 살펴보는데, 그중 하나(의료 보장시스템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는 형편없이 실패했던 데 반해, 다른 하나(시카고의 밀레니엄 파크)는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었다.

본서가 독자 여러분의 고유한 경험을 이용하여 본인에게 중요한 임무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협력적 거버넌스가 우리에게 다가오는 거센 파도라면 그 파도를 익숙하고, 품위 있게, 어려움 없이 타는 법을 함께 배워 보기를 희망한다.

<저자>
존 도나휴(John D. Donahue)
리처드 잭하우저(Richard J. Zeckhauser)

공저자인 존 도나휴와 리처드 잭하우저는 모두 하버드 케네디 스쿨(Harvard Kennedy School)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잭하우저는 정치경제와 정책분석 분야를, 도나휴는 공공관리와 정부-기업 관계를 주로 가르치고 있다. 두 저자 모두 관련 분야 집필 활동에 집중하는데, 잭하우저는 주로 논문과 기사 형식을 선호하며(현재까지 수백 건을 발표했으며, 그중에는 학문적으로 기념비적인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반면 도나휴는 대부분 서적 형태를 선호한다(본 책은 12번째 책이다). 도나휴는 케네디 스쿨의 공공정책프로그램(MPP)과정의 책임자를 맡고 있으며, 클린턴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역임했다. 잭하우저는 정책분석 분야를 개척했으며 브리지게임의 국가챔피언이기도 하다.

<역자>
조용운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GIST 책임행정원으로 17년째 근무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교수님 이거 시험에 나와요?’(GIST PRESS 출간 예정)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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