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OR CAT. 검은 호랑이의 해, 이제 우리가 더 강해질 차례다”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우리나라의 2022년 전망을 진단한 책이다. 2년 이상을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의 삶은 비정상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이러다 보니 고통과 절망 속에서 2022년 새해에는 넥스트 펜데믹을 꿈꾸며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될 전망이다.

검은 호랑이 해를 맞이하면서 이 책에서는 10개의 키워드로 “TIGER OR CAT”을 제시하고 있다. ‘팬데믹 위기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 기업보다 진화의 속도가 더 빠른 소비자들의 니즈를 어떻게 맞출 것인가, 더 나아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거침없이 포효하는 호랑이가 될 것인가, 아니면 고양이가 될 것인가’?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에서는 “2021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다섯 가지 소주제로 2021년을 회고해 보고 있다. 파트 2는 “2022 트렌드”라는 주제로 10개의 키워드로 “TIGER OR CAT”을 제시하고 있다. ①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_나노 사회, ② Incoming! Money Rush_머니 러시, ③ ‘Gotcha Power’_득템력, ④ Escaping the Concrete Jungle-‘Rustic Life’_러스틱 라이프, ⑤ Revelers in Healthy - ‘Healthy Pleasure’_헬시 플레저, ⑥ 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_엑스틴 이즈 백, ⑦ Routinize Yourself_바른생활 루틴이, ⑧ Connecting Together through Extended Presence_실재감 테크, ⑨ Actualizing Consumer Power - ‘Like Commerce’_라이크 커머스, ⑩ Tell Me Your Narrative_내러티브 자본.

금년도에도 띠 동물을 활용해 영문 10글자로 올해 트렌드의 두운을 맞춰 시작하기로 했다. 100여 개의 대안을 검토한 끝에 ‘TIGER OR CAT’으로 타이틀 키워드를 정했다. 소위 ‘위드 코로나’ 내지 ‘포스트 코로나’가 시작되는 새로운 기점에서 “호랑이가 될 것인가, 고양이가 될 것인가”의 기로에 섰다는 것을 표현한다.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지난 2년에 걸핀 COVID-19 바이러스의 창궐은 트렌드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했고,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불러왔다. 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호랑이는커녕 고양이로 전락할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다. 혁신이 절실하다. - <서문_TIGER OR CAT 반전의 시작을 알리는 새로운 원년을 맞으며> 중에서

친환경에서 필환경으로 이행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를 이제 계절마다 맞닥뜨리고 있다. 2020년 지구온난화로 이어지면서 전 지구적으로 역대 세 번째로 따듯한 해로 기록됐다. 코로나19가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진은 지난 100년간 중국 윈난성 남부를 비롯한 남아시아 지역 식생이 기후변화로 바이러스를 품은 박쥐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었고, 야생 동물 포획과 거래가 늘면서 사람을 감염시키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등장을 초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 <2021 대한민국_반전의 서막> 중에서

본서의 부제 ‘TIGER OR CAT’이 비유하듯이, 2022년 대한민국은 나노 사회의 관점에서도 중대한 기로에 와 있다. 3월의 대통령선거와 6월의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르는 선거의 해이기도 한 2022년은 가뜩이나 원자화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분열을 가속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세로로 줄 세우고 갈래갈래 나누는 분열의 길을 갈 것인가, 가로로 손잡고 소통하며 새로운 공동체의 유대를 돈독히 하는 연대의 길을 갈 것인가? 참으로 중요한 갈림길 앞에 우리는 서 있다. - <2022 트렌드_나노 사회> 중에서

득템력은 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차별화 수단을 쥐여줘야 하는 자본주의의 시장의 논리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는 제품·브랜드·마케팅으로 화제성을 확보해야 한다. 갖고 싶다는 갈증과 부정적 정서 사이에서의 적당한 줄타기가 필요하다. 밀당(밀고 당기기)을 잘 하는 사람이 연예에서 우위를 점하듯 소비자와의 적당한 긴장감을 잘 유지하는 스킬을 갖춰야 할 것이다. 상품의 과잉시대, 타인과의 차별화하고 싶은 소비자의 욕망과 정교한 희소성 마케팅이 교차하고 있다. 돈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현대판 구별짓기 경쟁이 시작됐다. - <2022 트렌드_득템력> 중에서

우리 사회에서도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는 잠시 누릴 수 있는 여유야말로 최고의 사치다.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누릴 수 없기에 새로운 사치, 소위 ‘노멀 럭셔리’ 중 하나가 된 것이다. 그동안 <트렌크 코리아> 시리즈에서 제시했던, ‘YOLO’나 ‘소확행’‘과 같은 트렌드들을 거치며 우리 사회에서 일상의 행복은 국민 모두의 관심사로 자리 잡았고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은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척도가 됐다. 삶에서 일과 여가의 균형을 찾는 워라벨을 지나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도시적 삶과 러스틱 라이프의 균형, 일명 ’러라밸(러스틱 라이프 밸런스)‘이다. 이제 러스틱 라이프 트렌드는 나라의 균형 발전이라는 양적인 기회를 줄 뿐아니라, 한국 사회의 행복의 질을 한 단계 더 높이는 질적 계기가 될 것이다. - <2022 트렌드_러스틱 라이프> 중에서

바른생활 루틴이 트렌드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근원적인 가정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경영학의 오랜 동기부여 이론 중에 더글러스 맥그리거(Douglas McGregor)가 주장한 ’X이론‘이 있다. 인간은 본성이 게으르기 때문에 통제하지 않으면 일을 멀리하고 책임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이후 인간은 일에 대한 내재적 즐거움도 가지고 있다는 ’Y이론‘이나 장기 고용에 따른 비공식적인 통제에 주목하는 윌리엄 오우치(William Ouchi)의 ’Z이론‘ 등이 등장해 보완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대부분 조직의 임금체계와 복지 제도는 기본적으로 X이론적인 불신론에 입각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늘어나며 갑자기 주어진 자율성은 “보이지 않는 직원과 학생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큰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 <2022 트렌드_바른생활 루틴이> 중에서

라이크 커머스가 유통 패러다임의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구조적 개혁이라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소비 가치의 변화를 근원적으로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라이크 커머스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소비자들 상품 선택의 핵심이 ’나음‘에서 ’다름‘으로, 그리고 ’다름‘에서 ’다움‘으로 이행하고 있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좀 더 낫거나 경쟁 제품과는 다른” 상품이 아니라, “가장 나다운” 상품을 만났을 때 ’좋아요‘를 누르고 지갑을 연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이 나다운 것인가?” 차세대 유통의 미래는 바로 이 질문에 달려 있다. - <2022 트렌드_라이크 커머스>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2022년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임인년 ’검은 호랑이 해‘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벽사(辟邪)의 의미가 강한 동물로 묘사되고 있다. <동국세시기>에는 “민가의 벽에 호랑이의 그림을 붙여 재앙과 역병을 물리치고자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2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라는 역병이 검은 호랑이 해가 됐다고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심리적으로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08년부터 이어 온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2022년을 맞이하면서 호랑이가 될 것인가, 아니면 고양이로 전락할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 있는 우리나라의 운명을 전망하고 있다. 특히 띠 동물을 활용해 영문 10글자로 올해 트렌드의 두운(頭韻)을 맞춰 ‘TIGER OR CAT’으로 타이틀 키워드를 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나노 사회, 머니 러시, 득템력, 러스틱 라이프, 헬시 플레저, 엑스틴 이즈 백, 바른생활 루틴이, 실재감 테크, 라이크 커머스, 내러티브 자본 등 10가지의 큰 트렌드가 2022년에 우리나라를 대표하게 될 것이다.

나열된 키워드들을 살펴보면 나와 어떤 것이 맞는 트렌드인지를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의 어떤 취향이 트렌드에 맞았는지 보는 재미도 있었다. 날것의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면서도 도시 생활의 여유와 편안함을 부여하는 시골형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고, 메타버스같이 시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완전한 실재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의 등장으로 공부할 거리가 생긴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코로나19로 지친 우리 삶에 2022년 새로운 희망과 행복을 이 책에서 찾아보면 좋을 거 같다. 책에서 제시해 주고 있는 10개의 키워드가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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