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종정 지허 대종사 임인년(2022) 법어
태고종 종정 지허 대종사 임인년(2022) 법어
  • 손혜철
  • 승인 2021.12.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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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古宗 宗正 指墟 스님

 

壬寅年 新年 法語

(법상에 올라)

새해라 하니 새해가 어디서 왔는가?

지난해를 보냈다니 어디로 보냈는가?

거래하처(去來何處)며 부시하물(復是何物)인가.

가고 온 곳이 어느 곳이며 다시 이 무엇인가.

양구(良久)

(한참 뒤에)

청혜철골빈(淸兮徹骨貧)이여

활유위음전(活有威音前)이로다.

맑아서 뼈가 드러난 가난이여

위음왕불전부터 살았느니라.

사부대중이여!

이 백비일구(百非一句)가 어떠한가?

알면 알고 모르면 모른 데로 이 늙은 중이 오늘 아침 산에 올라 나무지게 목발 두드리며 부르던 노래 한자리 다시 불러보겠다.

실구여백운(新舊如白雲)이여

거래춘몽사(去來春夢事)로다.

노납시안일(老衲是安逸)하니

담괄산하로(擔栝山下路)로다.

나무아미타불

새것 헌 것은 흰 구름 같음이여

가고 오는 것 봄날 꿈이로다.

늙고 헐벗은 중은 편해서 일이 없으니

땔나무 등에 지고 산길 내려오네.

경청(鏡淸) 선사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새해 첫머리에도 불법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선사께서 “있느니라.”

스님이 다시 묻기를 “어떤 것이 새해 첫머리 불법입니까?”

선사가 대답하기를 “설날 아침에 복을 비느니라” 하였다.

스님이 말하기를 “선사님께서 대답해 주신 데에 감사합니다” 하니 선사가 말하기를 “경청(鏡淸)이 오늘 손해를 당하였구나” 하였다.

또 어떤 스님이 명교(明敎) 선사에게 묻기를 “새해 첫머리에도 불법이 있습니까?” 하니 명교(明敎) 선사가 대답하기를 “없느니라” 하였다.

스님이 다시 묻기를 “년년시호년(年年是好年)이요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라 해마다 좋은 해요 날마다 좋은 날인데 어찌 없다하십니까?” 하니 명교(明敎) 선사가 “장씨(張氏) 노인이 술을 마셨는데 이씨(李氏) 노인이 취했느니라” 하였다.

이 말을 듣고 스님이 말하기를 “늙고 늙어서 크고 큰가했더니 용머리에 뱀 꼬리 같구나” 하니 명교(明敎) 선사가 말하기를 “명교(明敎)가 오늘 손해를 당하였구나” 하였다 한다.

사부대중들이여!

대중들에게 옛 조사스님들의 신년대화(新年對話)를 이와 같이 전하였다.

이 또한 어떠한가. 한 번 지극히 살펴보기 바란다.

묻고 대답하는 근본을 알아야 살펴보는 것이다. 근본을 모르고 묻고 답하는 것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를 벗어나지 못한 헛된 망상의 대화에 그치고 만다.

이는 나뭇잎이 무성하고 가지가 힘차 보이지만 뿌리가 없으면 곧 말라 죽을 뿐이다.

불립문자(不立文字)의 집안에는 참구(參究)라는 뿌리가 유일(有一)하다.

이를 달마대사의 소림면벽(小林面壁)의 가풍(家風)이라 한다.

묻는 물음에도 대답하는 대답에도 이러하건 저러하건 새해가 오건 이는 물결이요 참구는 물이다.

물결은 물을 떠날 수 없고 물은 물결을 이루지만 물이 근본이요 전부다.

새해는 임인(壬寅)년이라는 호랑이를 상징하는 해이다.

불교에서 호랑이는 위엄과 용맹함, 지혜를 수호하는 영물이다. 당대의 선지식을 호랑이라 지칭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승보살이자 협시보살 가운데 하나인 문수보살이 중생들에게 지혜를 전할 때 호랑이가 함께 등장하는 것도 그런 연유다.

도(道) 닦는 사람은 승속(僧俗)을 가리지 않고 자기의 일상(日常)속에서 지혜의 눈으로 참구하고 법을 보시한다.

예로부터 도(道)를 성취한 대선지식(大善知識)들이 용맹정진 한다는 것도 바로 이 호랑이의 기상처럼 용감하게 참구한다는 뜻이다.

백천만겁에도 만나기 어려운 불법을 만나 달력이나 넘기면서 호구지책(糊口之策)에만 메여서 살아야 되겠는가.

호랑이처럼 용맹하게 정진하고 지혜롭게 살며 일편단심 도(道)에 드는 마음으로 화두를 참구하면 반드시 견성 성불한다.

물질의 복은 껍질이고 마음의 복은 복의 내용이다.

코로나 병이 사람들을 괴롭히지만 복(福)의 내용을 채우기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부대중들이여!

쉬지 않고 참구하여 육체에 코로나도 이겨내고 마음에 깨달음도 얻길 바란다.

불기 2566(2022). 1. 1

曹溪山 仙岩寺 大覺庵

宗正室에서 宗正 指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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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흥 / 불교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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