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상에 생존하는 모든 생물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바로 종족번식이다. 바이러스든 동식물이든 예외없이 자신보다 더 좋고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후손을 더많이 퍼뜨리기 위해 한없이 사랑을  쏟아붓는 등 온갖 노력을 다하고,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기도 한다.

우리 속담에 "고슴도치도 제 새끼 털이 함함하다(보드랍고, 반지르르하다)"고 한다.

남극지방에 사는 펭귄은 영하60도의 얼음바닥에서 거의 4달동안 알을 품는데, 그 기간동안 거의 먹지 못해, 알이 부화할 때 쯤이면 몸무게가 절반으로 줄어 든다고 한다.

새끼를 지키기 위해 과감히 목숨을 내던지는 경우도 많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사자나 하이에나가 가젤이나 영양같은 초식동물을 공격할 때, 새끼가 있는 어미는 목숨을 던져 공격을 가로막아, 새끼들에게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거나, 새끼 대신 미끼가 되어 자신은 잡혀 먹히면서 새끼를 살린다.

바닷속도 마찬가지이다. 가시고기의 경우, 암컷이 알을 낳고 떠나면, 수컷은 알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수많은 침입자들과 사투를 벌이면서, 보름동안 거의 쉬지않고 지느러미를 움직여 새끼들에게 맑은 물을 만들어 주고, 알에서 깨어나 잘 자라도록 돌봐준다.

새끼사랑의 압권은 조선 중종때 어숙권(魚叔權)이 쓴 패관잡기(稗官雜記)에 나오는 꾀꼬리 단장(斷腸)이다. '홍준'이라는 사람이 꾀꼬리 어미는 조롱속에 넣어 기르고, 새끼는 다른 곳에 두어 서로 소리만 듣게 하면서 기르다가,

어느 날 새끼를 어미 조롱 속에 넣어 주었더니, 어미 꾀꼬리가 소리를 지르며 죽어 배를 갈라보니 창자가 토막 나 있었다는 것이다. 애간장이 끊어지는 새끼사랑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경우도, 눈물겨운 부모의 자식사랑 덕분에 현 인류가 지금까지 생존을 이어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아동인권 관련 국제단체 'Save the Children'이 최근 발간한 "기후위기 속에 태어나다(Born into the Climate Crisis)" 라는 연구자료에 의하면,

2020년도에 태어난 아이는 1960년에 태어난 조부모에 비해 산불, 흉작, 가뭄, 홍수, 폭염 등 자연재난을 당할 확률이 무려 2배~7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성세대가 과다하게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기후위기 (Climate Crisis)가 생겨나고, 이것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커다란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미래의 희망을 잃게 하고 있다.

아이들은 스스로 초래하지 않은 위험을 물려받게 됨에 따라, 이것이 심각한 세대간 갈등으로 비화될 개연성이 크다. 세대간 갈등은 인간이 감내하기 힘든 고통이다.

우리가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지 않을 경우,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 중에서 인간은 자신의 후손을 위험에 빠뜨리는 유일한 종족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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