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을 도정 최우선 과제로 삼은 충남도가 해외 우수 정책을 도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댔다.

도는 1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저출산 극복정책 추진현황 및 해외 저출산 정책과 적용방안 논의를 위한 저출산대책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필영 행정부지사를 비롯해 김석필 저출산보건복지실장, 위원 등 17명이 참석한 가운데, 위촉식에 이어 저출산 극복 관련 발제 및 토의 등 순으로 진행했다.

발표자로 나선 오정아 도 사회서비스원 연구위원은 해외 저출산 정책을 소개하면서 기존의 저출산 정책 방향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각 지자체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해 현금 및 현물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정작 출산율 제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3분기까지 도내 출생아 수는 8640명으로, 전년 대비 704명(7.5%) 감소했다. 전국적으로도 출생아 수는 20만 3480명으로, 전년 대비 7278명(3.5%) 감소했으며 광주, 대전, 세종을 제외한 모든 시도가 감소추세에 있다.

오 연구위원은 “한국사회 출산율 감소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 청년층의 가치관 변화를 꼽는 등 상당수 연구와 정책입안자들은 청년의 개인주의 가치관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도 사회서비스원 등 다양한 연구 결과를 보면 청년들 대다수가 결혼과 출산을 논할 때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은 사회적 환경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산과 양육을 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환경 조성에 대한 정책은 미비한 채 저출산 문제를 단순히 청년의 가치관 변화로 치부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적 과제인 저출산 문제를 청년에게 책임전가 하는 것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위원은 납세의 의무를 수행하는 외국인까지 수용한 독일의 저출산 정책과 프랑스 시민연대 계약(PACS) 제도 내 외국인 사례, 헝가리 초혼여성 무이자 대출 및 주택자금지원, 스웨덴 청년 교육정책 등을 해외 우수 정책으로 소개했다.

해외 우수 정책을 소개한 오 연구위원은 “헝가리의 저출산 추이를 보면 1975년 2.35명에서 줄곧 하락해 2011년 1.23까지 하락했다”며 “이후 출산율의 하락이 반등해 2018년 1.55명에 이르렀는데, 이는 정부가 1995년 대거 축소됐던 가족 정책을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으로 새롭게 정비해 시행한 결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대책위원회 위원들도 최근 변화된 출산정책 패러다임을 반영해 결혼‧출산 지원뿐만 아니라 일자리, 주거, 일‧가정 양립 등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극복과제는 단기간에 수치화된 성과를 내기보다는 사회전반에 아이 키우기 좋은 문화조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승록 출산보육정책과장은 “그동안 임산부 전용 민원창구 개설 등 출산친화 기반을 조성했고, 전국 최초로 행복키움수당, 24시간제 어린이집, 임산부 119 구급서비스, 꿈비채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저출산 극복 정책 발굴단 운영과 초등 돌봄 인프라 확대 등 새로운 시책도 개발해 역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필영 부지사는 “민선7기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저출산 극복을 역점 추진 중이지만, 다양한 원인이 얽힌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분야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해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충남, 대한민국의 복지수도 충남’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저출산 관련 정책 전반을 심의·평가하고 분야별 정책을 자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대책위원회는 2019년 12월 발족했으며, 도·도교육청 실·국장 8명과 이날 새로 위촉한 출산·보육·일자리·교육 분야 위촉직 위원 17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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