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아트센터 ‘고마’ 전시장
2021 금강미술대전 전국공모전 수상작 전시중

한국화 이미경 ‘금강의 평화 속으로’

가을 끝자락! 11월 마지막 남은 붉은 단풍잎이 곱다.

공주 아트센터 ‘고마’ 전시장으로 가는 길, 떨어진 노란 은행잎이 바람이 이는 곳으로 나뒹굴다가 나비처럼 가뿐하게 날아 양지바른 곳에 옹기종기 모여 앉는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낙엽은 제 갈 길을 간다. 자연의 섭리를 아는지 바스락대는 날개를 접고 쉼을 선택했다.

공주 아트센터 ‘고마’ 전시장, 올해로 두 번째 방문이다. 작년 가을은 몹시 추운 날이었다. 호호 언 손을 녹이며 전시장 출입구 쇠붙이 손잡이를 힘차게 밀던 그때를 떠올려 본다.

몹시 긴장했었다. 뒤늦게 그림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밤새워 붓을 들었던 3년이란 시간을 보답이라도 하듯, 내 그림이 2020,금강미술대전에 입선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리고 2021년 올해에도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첫 번째의 설렘보다는 걱정과 근심이 가득한 마음으로 고마 전시장 출입구 문을 힘없이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다른 작가분들의 그림이 너무나 위압적이며 무섭게 다가왔다. 다들 엄청난 재능과 공력을 들인 작품들이었다.

2021년에는 금강미술대전은 대전 MBC(사장 김환균)와 공주시가 공동 주최한 전국공모전으로 대상은 한국화 부문에서 출품한 서지희 씨의 '장미의 유혹' 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 장미 한 송이가 붉게 타오르며 관객들에게 타일 모양의 언어를 수없이 내던지고 있었다. 붉고 차가운 언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문별 최우수상은 서양화 부문에는 류소리 작가, 서예 한문 부문에 김달식 작가, 문인화 부문은 문혜성 작가가 수상했다. 작가들의 외침이 작품에서 들리는 듯하여 눈을 크게 뜨고 곳곳을 살폈다.

전시장을 한 바퀴 돌아 내 작품이 있는 곳에 멈추고 섰다.

한국화 이미경 ‘금강의 평화 속으로’

60호 그림 앞에 서서 묵념을 하듯 눈을 감았다.

그림을 그렸던 과정이 떠올랐다. 비단에 아교 포스를 하고 몇 번의 건조 과정을 거친 후, 작업 틀에 고정해야만 드디어 그림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림의 재료가 비단이다 보니, 나보다 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 이가 있었다. 바로 누에고치다. 자신이 만든 알집에서 오랫동안 자연의 섭리를 감내하며 만든 실타래 그것으로 만든 비단이 내 그림의 본 재료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욱 숙연해졌다.

전시장을 한 바퀴 더 돌아 그림의 재질과 구도를 꼼꼼하게 살펴 눈 속과 내 가슴에 깊이 넣어 두었다.

전시장 밖은 가을 끝에서나 만날 수 있는 풍경들로 가득했다.
길 건너편에는 공주 한옥마을에서 군불 지피는 연기가 피어 올라왔고, 군밤 굽는 냄새가 시장기 가득한 몸을 유혹했다.

서산에 붉은 노을이 퍼지고 붉은 태양이 산 너머로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공주 아트센터 고마!
그 광장에 앉아 막 떠오르고 있는 달과 막 지고 있는 해의 모습을 동시에 바라봤다.
저들도 제 갈 길을 알고 있는 듯이 자연스럽게 하나는 뜨고 하나는 지고 있는 형상이다. 몹시 기특하다.

뜨는 달과 지는 해를 바라보며 내년에도 공주 아트센터 고마를 꼭 찾아오겠노라는 약속을 하며 총총히 길을 나섰다.

[2021 금강미술대전 수상작 전시 일정]

*장소: 충남 공주시 고마나루길 90

○ 한국화, 서양화

1부 : 11월 12일 ~ 11월 18일 오전 / 공주 아트센터 고마

공주 반출 : 11월 18일 오후 2시 ~ 5시

2부 : 11월 19일 ~ 11월 25일 오전 / 공주 아트센터 고마

공주 반출 : 11월 25일 오후 2시 ~ 5시

대전 반출 : 11월 29일 오전 10시 ~ 오후 5시 / 대전MBC

○ 서예, 문인화

1부 : 11월 10일 ~ 11월 16일 오전 / 대전MBC 1층 갤러리M

2부 : 11월 17일 ~ 11월 23일 오전 / 대전MBC 1층 갤러리M

작품 반출 : 1부 전시 - 11월 16일 오후 2시 ~ 오후 6시 / 대전MBC

2부 전시 - 11월 23일 오후 2시 ~ 오후 6시 / 대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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