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9년 가을쯤으로 기억된다. 사무실에 들고다닐 가방이 필요해서 그 당시에도 꽤 비싼 가격을 주고 검정색 가죽가방을 하나 구입했다.
디자인도 맘에 들고, 들고 다니기도 편해서, 출퇴근시 각종 서류나 책 등을 넣어서 들고 다녔다.
12년간을 들고 다니다 보니, 간혹 비가 오면 비도 맞고, 눈이 오면 눈도 맞았을텐데, 다른 곳은 이상이 없지만 유독 손잡이 부분이 너덜너덜해졌다.
내 손과의 마찰이 가장 많았던 곳이라 아무리 좋은 가죽이라 하더라도, 그 부분이 제일 취약해진 것일터...
세월따라 디자인과 유행도 변했고, 지금은 가방을 들고 다니기 보다는 양 어깨에 메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아져, 이 가방과는 이별을 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환경의 소중함을 알기 前이었다면, 아무 미련없이 후딱 버리고, 새 가방을 샀을 것이 테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쓰레기가 넘쳐나서 재활용과 새활용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필수불가결한 경우를 빼고는 소비를 가급적 줄여야 탄소제로를 달성할 수 있는 시대이다.
가방을 수선해서 다시 쓰기로 마음을 고쳐먹고, 너덜너덜 손잡이에 갈색 가죽을 덧대어 수선하니, 쓰레기가 될 뻔한 이 가방이
두툼한 세월의 연륜이 묻어나는 깔끔한 가죽가방으로 새롭게 재탄생했다.
그안에 탄소제로 관련 서적과 환경관련 서류를 넣고 다니니, 더욱 의미가 깊어진다.
이제는 무분별한 과소비에서 벗어나 자연을 생각하는 절제된 소비가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