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군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센터장

임태군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센터장

10월 초까지 에어컨 전원을 만지작거리게 하던 가을 날씨는 어느새 저만치 물러나고 갑작스러운 칼바람과 함께 겨울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처음 사회복무연수센터에 부임했을 당시엔 온 세상이 초록색으로 가득했건만 이제는 오가는 길에 단풍과 낙엽, 탐스럽게 익은 곡식과 과일들이 가득한 것을 보니 세월이 화살 같음을 실감한다.

사회복무연수센터는 사회복무요원들의 기본소양과 복무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기관이다. 평소라면 젊고 활기찬 이십대 젊은이들의 열기로 가득한 공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집합교육이 전면 중단되고 모든 교육이 온라인쌍방향으로 전환되면서 표면적으로는 고요하고 적막한 세상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교육생과 강사, 교육운영관까지 컴퓨터 화면 속에서 다함께 어울리며 새로운 환경에 저마다의 방식으로 적응 중이다.

처음엔 카메라를 앞에 두고 다른 이를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 꽤나 어색했을 테지만 모두들 직접 얼굴을 대면했을 때만큼이나 열심히 교육에 참여해주고 있다. 지면을 빌어 3만 6천여 교육생들과 2백 6십여 명의 외부강사, 그리고 원활한 교육진행을 위해 노력중인 연수센터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연수센터는 지난 7월 19일 부로 제10중앙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되어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의 생활치료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충북도청과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민간 방역업체를 포함 70여명의 운영인력이 상주하며 환자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생활치료센터가 운영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원장으로서 가장 먼저 다짐한 것이 있다.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살피고, 최선을 다해 지원해 주자. 몇 번을 고민하다 부탁하게 만들지 말고, 먼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사람이 되자.” 나는 이것이 공직자가 가져야 할 기본 덕목이자 요즘 특히 강조되고 있는 청렴리더십의 기본값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청렴이라고 하면 흔히 이해관계자에게 금품을 제공받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청렴의 다양한 얼굴 중 하나이다. 청렴의 기본은 공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여기에 충실하게 되면 당연히 누군가에게 불필요한 금품을 받을 일도 없고 청탁에 시달릴 일도 없다.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한다. 욕심 없이 맑고 높은 성품을 키우는 것이 곧 청렴이고, 공직자에게 이런 자세란 다른 계산 없이 맡은 직무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다. 내가 좀 더 편하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어서 재고 따지는 것이 아니라 공직자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고 남이 먼저 나를 찾아오기 전에 내가 먼저 내 일을 찾아나서는 “적극행정”이야말로 청렴의 기본값인 것이다. 이런 생각에서 먼저 생활치료센터 운영단과의 정례회의를 제안하였고, 그들의 고충을 경청하며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최선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격무에 시달리는 운영단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연수센터 전 직원의 마음이 모인 덕분에 생활치료센터 운영기간도 어느새 4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폭증하는 환자 수에 불안한 마음도 컸고 생활의 제약도 많아 모두들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공직자의 기본값을 마음에 새기며 오늘도 일상의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하루 빨리 모두에게 건강하고 평화로운 일상이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