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평화상심사위원회(위원장 안창호 前헌법재판관)는 10월 18일 최종심사회의를 통해 제14회 노근리평화상 수상자를 결정하였다.

지난 6월초 후보자 선정 공모를 시작으로 후보자 추천을 받아왔으며, 추천된 후보들에 대해 2차에 걸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인권·언론(신문/방송)·문학 세 개 부문에 대한 수상자를 최종 확정하였다.

수상자로는

□ 인권상부문 : 사단법인 어린이 어깨동무

□ 언론상부문 :

○ 신문보도 -“중간착취의 지옥도”를 보도한 한국일보의 남보라 기자 외 2인

○ 방송보도 -“COVID-19 요양병원 그 후, 존엄한 노후”를 제작한 KBS 시사제 작2부 홍혜림 기자 외 3인

□ 문학상부문 : 장편소설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난다>를 발표한 김민환 작가

가 선정되었다.

<노근리 평화상>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다수의 피난민이 학살된 노근리사건의 교훈을 지속적으로 상기하고 이를 확산시키고자 지난 2008년 제정되었으며, (사)노근리국제평화재단(이사장 정구도)의 주관하에 매년 국내·외에서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확산시키는데 기여한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인권·언론(신문/방송)·문학 3개 부문에 걸쳐 시상을 하고 있다.

올해로 14회 째가 되는 노근리 평화상 시상식은, 오는 11월 16일 오후2시 30분부터 노근리평화공원 교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1. 인권상 수상자 추천 및 공적 설명

1. 수상후보자명 : 사단법인 어린이어깨동무

2. 추천자

◦ 성명 : 정세현

◦ 주소 및 연락처 : 서울 중구 장충단로84, 02-2250-2200

3. 수상후보 인적사항

◦ 단체창립일 : 1998년 8월 11일

◦ 소속단체 및 직위 : 사단법인 어린이어깨동무

4. 추천 사유 및 공적 설명 (요약)

사단법인 어린이어깨동무(이하 어깨동무)는 어린이들에게 더 이상 전쟁의 불안과 분단 체제의 고통을 대물림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1998년 설립한 시민단체입니다. 어깨동무라는 이름에는 한반도 통합의 주인공이 될 남과 북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와 만남을 연습함으로써 문화적, 정서적으로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세대로 성장하여 평화로운 통합의 시대를 만들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습니다.

이 소망을 이루기 위해 어깨동무는 남북 어린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평화역량을 갖춘 어린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평화교육문화활동과 남북어린이교류, 남북 어린이들이 서로 비슷한 키로 성장하여 평화로운 한반도의 미래세대가 될 수 있도록 북녘 어린이들을 위한 영양, 보건의료, 교육개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2. 언론상 수상자 추천 및 공적 설명

2-1 신문보도부문

1. 수상후보자명(개인 또는 단체): 한국일보 어젠다기획부

남보라, 박주희, 전혼잎 기자

2. 추천자(추천하는 기관 혹은 개인)

◦ 추천인 또는 추천기관의 성명(명칭) : 한국기자협회

◦ 추천인(추천기관)의 주소, 전화번호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프레스센터 13층 / 02-734-9321

3. 수상후보 인적사항

◦ 생년월일(단체창립일) : 1954년 6월 9일

◦ 소속단체 및 직위 : 한국일보 어젠다기획부(대표자 : 남보라 기자)

4. 주요기사

2-2 방송보도부문

1. 수상후보자명(개인 또는 단체) : KBS 시사제작2부 홍혜림 기자

영상취재2부 왕인흡 기자, 문화복지부 우한솔 기자, 사회부 전현우 기자

2. 추천자(추천하는 기관 혹은 개인)

◦ 추천인 또는 추천기관의 성명(명칭) : 한국기자협회

◦ 추천인(추천기관)의 주소, 전화번호 :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프레스센터 13층 / 02-734-9321

3. 수상후보 인적사항

◦ 생년월일(단체창립일) : 1984년 1월 24일

◦ 소속단체 및 직위 : KBS 시사제작2부(대표자 : 홍혜림 기자)

4. 주요보도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달 KBS는 9시 뉴스와 <시사기획 창>을 통해 요양병원의 부실한 노인 관리 문제를 집중 보도했습니다.

방송이 나간 뒤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시청자 제보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또 한편에서는 과연 어떤 대안이 있는지 답답하다는 분도 많았습니다.

'존엄한 노후는 가능한가'라는 무거운 물음.

오늘(13일)부터 다시 요양병원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법을 찾기 위한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첫번째 순서로, 취재진은 요양병원에 들어간 뒤 숨 진 한 노인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

여러 약물에 취한 존엄하지 않은 죽음, 우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여름 어머니를 떠나보낸 남매.

요양병원에 계셨던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혼자만의 일이 아님을 KBS 보도로 알게 됐습니다.

["말도 한마디 못하고 그렇게 가버리면 나 어떡해, 엄마."]

요양병원에 입원한 지 40일째, 여든 살 노모는 의식을 잃었습니다.

급히 대학병원으로 옮겼지만 두 달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김경심/사망 환자 딸 : "'어머 언니 그거 창(프로그램)에 나온 것 같아. 언니네 엄마 아니야?' 그러더라고요. 보니까 우리 엄마 같다는 생각이 딱 드 는 거예요."]

노모의 투약 기록지를 확인해 보니, 입원 첫날부터 쿠에티아핀 등 항정신병제가 다수 처방됐습니다.

40일간 항정신병제 처방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됐고 의존성이 높은 수면유도제 졸피뎀도 30일 동안 투약됐습니다.

간호 기록지에 남아 있는 집에 가고 싶다는 할머니의 호소.

병원은 행동통제 약물인 할로페리돌을 주사했습니다.

[연병길/경기도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할로페리돌 등) 그런 약물들은 근육이 조금 굳어지는 그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음식물 같은 것을 삼키는 데 영향을 줄 수가 있습니다."]

요양병원 측은 "환자의 치매 상태에 따라 약물 처방이 이뤄졌고, 식사 때는 간호 인력이 투입돼 부주의로 인한 사망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현재 그분이 고소를 해서 수사 중에 있어서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어요."]

의식을 잃기 직전 아침, 식사를 하지는 못했지만 약은 먹었다는 노모.

존엄과는 거리가 먼 생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이상미

첨부 2. 문학상 심사평

예심을 거쳐 여러 훌륭한 작품들이 본심에 올라왔다. 심사위원들은 한 달 동안 이 작품들을 다시 한 번 정독하고 최종 논의를 거쳤다. 결심 자리에서 특히 주목한 작품은 심윤경의 <영원한 유산>과 김민환의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난다>였다. 2021 노근리평화문학상은 이 상 심사 이후에 있을 다른 문학상의 심사 등을 감안해 본심 총평에는 이 두 작품에 대해서만 서술하기로 했다.

<영원한 유산>에는 작품 안에 작가가 어린 시절 할머니 품에 안겨 찍은 흑백 사진 한 장이 들어있다. 사진 속에 먼 배경으로 서양식 건물이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이완용보다 더 악랄했다는 평을 들었던 친일파 윤덕영이 짓고 소유한 벽수산장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작가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 벽수산장 건물은 6.25 이후 언커크(한국통일부흥위원단)의 사무실로 쓰였다. 윤덕영의 딸 윤원섭(물론 가상이 인물)이 감옥에 갇혀 있다가 출소하면서 언커크를 찾아온다. 그는 친일파의 후손임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윤덕영의 딸임을 자랑스러워하며 예전 자기 집이었던 이곳에 빌붙어 갖가지 이득을 취한다. 언커크의 외국인 관리들을 구워삶아 식민지 시절에 누렸던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하려 든다. 이 모습을 심윤경은 이런 것이 바로 소설의 바른 모범이다 싶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을 1960년대 언커크 건물이 불타기 직전의 벽수산장으로 안내한다. 당시 삶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의고체적인 문체 또한 이 작품의 품격을 더한다. 작품에 대해 많은 칭찬이 있었지만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보다 더 ‘노근리 정신’에 부합하는 작품에 주목했다.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난다>는 보성 명문가 출신의 봉강 정해룡의 삶과 흔적을 소설로 다룬 작품이다. 정해룡은 전남 보성에서 연간 쌀 3천석을 수확하는 대지주이자 명문가 장손으로 태어나 신학문을 익힌 다음 틈틈이 독립운동 자금을 보내며 민족 계몽사업을 펼친 그 지역의 유지이다.

해방 후에는 서로 남북한에서 단독 정부를 서두르는 이승만·김일성과는 달리 남북 화해와 민족 통일을 추구하는 여운형을 지지한다.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판단에서 늘 바른 자리에서 통합과 화해를 꿈꾸지만 그러나 그의 삶은 순탄하지 못하다. 동경제대 출신 동생은 월북하고, 이후에도 여순 반란 사태 등 고비고비 사건을 겪고, 제3노선을 표방하고 나선 현실정치에서는 고배를 마신다.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도 부단히 정의를 추구해온 한 인물의 생애가 작품 속에 잘 드러나 있다.

실제인물을 바탕으로 한 소설임에도 마치 결말의 반전처럼 구성된 월북한 아우의 비밀방문과 이로 인해 30여 년이 지난 다음 자식들과 온 집안이 간첩단 사건에 연류되어 다시 한 번 평지풍파를 겪는 이야기는 담담한 서술에도 읽는 이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그러나 역사와 역사적 인물에 대해 썼다 할지라도 소설은 소설의 본령이 있다. 역사적 기술이 아무리 충실하다 할지라도 그것에 대한 평가와는 다르게 문자 예술로서의 소설적 미학을 결코 작은 몫으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대해 삼인의 심사위원은 오래 고민하고 토론했다. 그리고 토론 내용을 전부 인정함에도 이 작품이 이데올로기적 대립 너머 평화적인 화합과 상생을 그려냈으며, 이것이 바로 분단과 전쟁 비극의 현장이었던 노근리가 추구하는 평화정신에 가장 부합하며 또 그 정신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올해의 노근리평화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심사위원 (이덕화, 구효서,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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