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반,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를 누구보다 치열하고 고단하게 건너고 있는 이들이 있다. 국가 응급 상황의 최전선에서 사명감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코로나19 방역(의료) 종사자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줄곧 환자들의 회복만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해온 그들을 위해 ‘공예’가 준비한 작은 연회. 16일(목),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그 첫 연회가 열렸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위원장 한범덕 청주시장, 이하 조직위)는 16일(목), 오후 1시와 4시 2차례에 걸쳐 [공예 연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공예 연회]는 본전시와 연계한 공예문화 향유프로젝트 ‘비 마이 게스트’중 하나로, 박경숙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작가가 지난 45년간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다양한 소장품과 일상의 공예 도구 컬렉션으로 꾸며진 본전시장 글래스 랩에서 진행하는 연회 형식의 체험프로그램이다.

꽃꽂이, 차, 음식 등 기호문화를 아름다운 공예작품과 함께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잠시나마 마음의 위로와 휴식을 선사하고자 마련된 ‘힐링 프로그램’으로 코로나19 방역 종사자들을 우선 초청 대상으로 했다.

이날 첫 [공예 연회]의 손님은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청주의료원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7년차 간호사 신수연씨와 성모병원 선제격리병동에 근무 중인 간호사 조아라씨, 그리고 간호조무사 자격증 소지자로 비엔날레 현장 임시검사소에서 관람객 안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는 방역 인력 주혜리씨 등 5인이었다.

신수연, 조아라 간호사가 코로나19 속에서 근무한지 600여 일, 그동안 마음 편히 쉬어본 적 없었다는 이들을 위해 준비된 이날의 프로그램은 ‘꽃꽂이’였다.

박경숙 작가의 도자 접시 위에 놓인 따뜻한 차 한잔과 팥앙금 꽃 디저트로 연회가 시작되고, 방호복 또는 근무복이 아닌 일상의 복장으로 손으로 엮은 바구니에 서툴지만 한 송이 한 송이 자신의 정원을 완성해 가는 시간. 향기를 머금은 꽃들이 전하는 위로 한 송이에 공예 연회장은 코로나 팬데믹 마저 잊힌 듯 더없이 평화롭다.

신수연 간호사는 “아름다운 공예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됐는데, 그 공예품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꽃꽂이를 하고 있으니 또 다른 세상에 온 듯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잊힌 듯하다”며 “코로나19 대응이 체력적으로도 지치지만 정신적인 피로도가 훨씬 더 크다. 그건 응급실에 근무하는 나보다 중증환자를 전담하고 있는 의료진이 더할 것이다. 모든 코로나19 종사자들에게 이렇게 마음을 토닥이는 시간이 정말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고 감회를 전했다.

비엔날레 개막부터 임시검사소에서 관람객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출입을 관리하며 1차 방역을 담당하고 있는 주혜리씨 역시 “온종일 방호복을 입고 있느라 늦더위에 지치고 숨이 막혔는데, 잠시 꽃향기를 맡은 것만으로도 힐링 그 자체였다”며 “다시 근무할 힘을 얻고 맡은 자리로 돌아간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수고하고 지친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잠시나마 휴식과 위로를 전하고, 공예가 가진 공생공락의 가치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공예 연회]를 마련한 조직위는 비엔날레가 막을 내리는 10월 17일까지, 한가위 연휴가 있는 23~24일을 제외한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하루 2차례(1회 13시, 2회 16시)씩 연회를 이어간다.

코로나19 방역(의료) 종사자들 우선 신청으로 진행하며, [공예 연회]에 초청되면 비엔날레 입장은 물론 체험 비용 모두 무료다. 비엔날레 홈페이지(www.okcj.org)에서 사전 예약이 진행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에 지친 인류에게 공생의 도구 공예의 이름으로 위로와 힐링을 전하고 있는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공예 연회]와 더불어 본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공예문화 향유프로젝트로 ‘경험하는 공예’의 즐거움을 선사 중이다.

본전시에 참여한 작가군과 함께 본전시장에 마련된 글래스 랩에서 환경과의 공생을 위한 업사이클링 작업을 체험하는 [업사이클링 공예] 워크숍이 한가위 연휴를 제외한 매주 월‧화요일에 진행되며, 인도네시아의 뜨개질 작가 물야나와 한국의 예술 스피커 작가 한성재가 콜라보한 전시장을 놀이터 삼아 시각, 촉각, 청각 등 오감을 만족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예탐험-바닷속으로]도 하루 12차례씩 운영한다. 회당 20명씩 20분 단위로 운영하며 회차를 마칠 때마다 소독 및 환기가 진행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www.okcj.org)에서 사전 예약으로 함께 할 수 있다.

모두에게 마음의 치유가 필요해진 시대, 공생의 도구 공예가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는 10월 17일까지 ‘공생의 도구’를 주제로 문화제조창과 청주시 일원에서 열리며, 온라인으로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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