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저자 : 김가빈, 출판사 : 스노우폭스북스

“익명의 스물다섯, 직장인 공감 에세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스물다섯 명의 퇴사자들을 직접 만나 묻고 듣고 기록한 2, 30대 청춘의 솔직한 퇴사 이야기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에 성공했지만 생각해 욌던 근무 환경과는 차이가 많아서 고민하던 저자가 행복하지 않을 거 같다는 확신이 들면서 나를 위한 삶을 살고자 퇴사를 결심하게 된다. 이 무렵 지인도 퇴사를 하게 되었는데 퇴사 이유가 조금씩 모양이 달라 왜 퇴사를 하게 되는지 궁금해 퇴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직업도 나이도 다른 스물다섯 명의 입사와 퇴사 그리고 그 이후의 삶에 저자가 직접 그린 100여 점의 일러스트가 독자의 오감을 자극한다. “버티다 보면 다 지나간다”는 말로 남들과 같은 삶을 살도록 회유하는 가족, “여기서도 못 버티는데 다른 데 간다고 해결될까?”라며 독설을 내뱉는 선배들 속에서 퇴사를 선택한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요즘 청년들의 생각이나 삶에 대한 철학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소개되고 있는 저자를 포함한 스물다섯 명의 퇴사자들은 직업도 나이도 다르고 퇴사 이유 역시 제각기 다르지만 같은 의문을 품고 사직서를 내밀었다. 사람에 지쳐서, 좋아하는 일을 해 보고 싶어져서, 저녁이 있는 삶을 누려 보고 싶어서, 반복되는 스트레스에 무뎌지지 못해서, 건강이 나빠져서, 정체되어 있는 것 같아서…. 먹고살 길이 끊어진 그들은 그만두면 인생이 망할 거라는 불안한 생각을 제쳐 두고 퇴사의 길로 나선 것이었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내 인생을 위해, 훗날 돌아봤을 때 누구보다 행복한 나를 위해서 말이다.

2017년 여름에 처음 시작한 인터뷰는 이듬해 봄까지 이어졌고 나의 얘기를 포함한 스물여섯 편이 모였다. 내 인터뷰에 응한 사람은 모두 나와 같은 2, 30대 청년으로 이 원고에는 저마다 다른 퇴사 이유가 담겨 있다.

이 책에 담긴 각각의 퇴사 이유는 개인들의 경험이므로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화시킬 수 없다고 해서 언제까지고 지나칠 얘기도 아니다. 퇴사는 언제나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퇴사자들의 얘기가 어느 정도 여러분의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프롤로그> 중에서

“지금 회사에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당장은 버틸 수 있는데 길게 보면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힘들 거 같습니다.”

힘들게 꺼내든 이 한마디에 부모님은 담담한 표정으로 소신껏 하라는 답을 주셨다. 그 어떤 경정도 지지하겠다는 말도 덧붙여졌다. 결심은 굳어졌다.

팀장님, 부장님, 이사님 면담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명확한 퇴사 이유를 물었다. 나는 차례대로 그분들을 만나 다시 한 번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며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 <그 사람으로부터 찾아든 압박감> 중에서

직장 다니면서 저녁에 취미 생활이라도 하면 그나마 위로가 될 것 같았는데 술뿐인 삶이라네!.

여기에 서류 업무는 항상 두 배로 내게 안겨졌다. 더는 이 생활을 이어 가고 싶지 않았다.

“늦기 전에 공기업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나는 관리팀 차장님께 면담 요청을 한 후 이렇게 말씀드렸다. 차장님은 달래듯이 “조금 더 여기에 있다가 가는 게 경력도 쌓이고 좋지 않겠나”고 회유했다. 하지만 단호한 내 모습을 보고는 이내 붙잡기를 포기하셨다. 공장장님도 쓴소리를 섞긴 했지만 존중해 주셨다. 힘든 환경이라 그런지 결국엔 이해해 주시는 것 같았다. - <저녁이 있는 삶> 중에서

그런데 회사를 다니다 보니 또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고, 사수인 대리님과 너무 안 맞는 거야. 그분의 성격이 아니라 업무 스타일이 내겐 너무 부담으로 다가왔어. 항상 일을 한 번에 몰아서 주셨거든, 실수가 자꾸 발생해서 나눠 달라고 해도 요지부동이었어.

한 번은 대리님이 지시한 대로 했더니 왜 그렇게 하느냐며 뭐라 하기까지 하더라. 처음에만 해도 괜찮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대리님이 불편해졌어. - <2년이 되어도 나아지는 건 없었어> 중에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나와 관계없는 미팅에 불려 가기도 했지. 대외적인 구실은 공부할 겸이었어. 그런데 가고 나면 여자가 있으면 분위기가 좋아서라고 아무런 양심의 가책 따윈 없다는 듯이 너스레를 떠는 거 있지? 옷차림에 대해서도 꾸준히 지적받았어.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 후부터 편하게 입고 다녔는데 어느 날 술자리에서 한 과장이 그러는 거야.

“네가 그러면 안 돼. 어떻게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액션이 없어?”

나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무슨 액션이요?”하고 대답했지. 그랬더니 술자리에서 나를 평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아부 떨고 그런 걸 안 한다고 꼴불견이라더라. 나 참 기가 막혀서, 표정으로 그만하라는 티를 내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마디 덧붙이더라.

“여기 오는 분들이 다 남장인데, 네가 꾸미고 와야 우리가 기분 좋을 거 아니냐?” -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중에서

마지막으로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퇴사를 고민한다면 그 이유는 확실하면 좋겠다. 그래야 후회를 안 하니까. 어차피 열 명이 모이면 한두 명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건 어딜 가나 똑같다. 그 사람 때문에 정말 죽을 정도가 아니라면 혹은 특별한 기술을 갖고 있거라 목적이 있지 않다면 퇴사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이런 세상에서 퇴사를 준비한다면 이직으로 연봉을 올린다는 발상보다는 시대 흐름에 맞는 생각을 하고 판단을 내렸으면 좋겠다. - 퇴사를 쉽게 하지는 말았으면 해요> 중에서

만약 퇴사를 충동적으로 했다면 후회는 정말 깊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6개월 남짓 충분히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이 정도에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상의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했으니까요. 버티고 버티다가 나온 것이어서 후회보다는 잘 나왔다는 생각이 더 큽니다.

다만 걱정은 이곳에서도 전 직장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예전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나름 조절하고 있지만 일복이 기본적으로 많은 건지 좀처럼 업무가 줄어들지를 않네요. 거기다 일 처리가 잘되지 않았을 때 따라오는 결과에 대한 불안감도 증가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 <매일 야근을 해도 쌓이는 업무량>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누구나 입사할 때는 분명히 회사에 들어가고 싶었던 이유와 목적이 명확하게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직장 생활이 생각한 것처럼 풀려가면 좋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저마다 다른 이유로 퇴사를 결심하고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한 번 입사를 하면 그래도 버틸 때까지는 버텼는데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신의 의지나 생각이 명확하기 때문에 쉽게 퇴사하고 또 새로운 직장에 입사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직업관 내지는 직장에 대한 생각도 변화가 나타나는 것 같다. 점점 평생직장이라는 관념은 사라진지 오래 되었으며, 평생 직업이라는 개념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추세는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출산율은 점점 낮아지는 데 기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한다고 해도 40대 후반부터 회사에서 퇴사를 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오히려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로 나타나고 있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평생직장의 개념은 점점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불안하다 보니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층이 점점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난다. 또한 전문직에 대한 열망도 높아져 자격증 취득을 통해 전문직에 종사하고자 한다. 이런 일련의 현상들이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평생 직업이 등장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스물여섯 명의 퇴직자들을 퇴사 내용을 보면 자신이 꿈꾸었던 직장 생활이 아니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이 목표로 했던 일들을 할 수 없게 된다는 불안감 역시 퇴사의 중요한 이유로 나타난다. 따라서 신중하게 첫 직장을 선택해야 될 것이다. 충분히 준비기간을 갖고 도전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내가 꿈꿨던 삶과 직장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이라면 이 책에서 자신만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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