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이 갈수록 팍팍하게 느껴지는 세상이다. 자신의 삶을 살지 않고 남의 삶을 살고들 있기 때문이다. ‘남이 어떻게 볼까! 남이 어떻게 말할까!’ 우리는 모두 전전긍긍하고 눈치보며 사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 오롯이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사는 방법이 있다. 붓다의 가르침 안에 ‘내 삶을 사는 길’이 있다. 승려는 그저 ‘길을 가는 이’이다. 사람의 길을 갈 뿐인 이다.
지극히 평범하고 게으른 산골중 법혜 스님은 어쩌다 승려가 되어, 두 번의 은사 인연을 거치고, 탐진치를 떨쳐내기 위해 몇 년 동안 사람이 살지 않던 빈 집에 들어가 지내며 공부했다. 붓다의 가르침을 제대로 배워 욕심과 집착을 없애기 위해 미얀마로 가 초기불교를 공부하고, 지금은 다시 산골에서 하나둘 생긴 길벗들과 함께 붓다의 가르침, 삶을 따르고자 한다.
안으로는 법을 구하고, 바깥으로는 밥을 얻어먹는, 대단하지 않은 중의 대단하지 않은 삶의 기록이다. ‘스님은 답을 주는 사람,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아는 이들이 많지만, 삶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후회하지 않고 걱정하지 않고 살 방법, 그 순간 그 상황에 가장 알맞고 이로운 방법이 있을 뿐이다. 그러한 방법들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내미는 글이다.
▶ 저자 소개
지은이 법혜
오염되지 않은 산과 들, 자연이 유년시절의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는 평창 산골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살았다. 산골을 떠나 공단 지역에 살면서 세상 돌아가는 걸 배웠고, 우연히 중이 되었다. 머리카락을 밀어낼 때 ‘어중이떠중이는 되지 말자’ 다짐하였고, 풀리지 않는 의심을 풀고 싶고 괴롭지 않을 법을 얻고 싶어 헤매다가 미얀마까지 갔다.
붓다의 가르침은 사람 세상에서 사람으로 행복하게 사는 법을 일러준 것이라 알았고, 단 한 사람이라도 붓다의 가르침에 귀기울여 듣고 배우고 따르려는 이들을 길벗 삼아 살고자 산골로 돌아와 살고 있다. 네이버 카페 ‘무위산방’과 유튜브 ‘책 읽는 산골 중’을 운영하고 있다.
▶ 추천사
스승과 제자 사이의 모습, 부모와 자식 또는 친척과의 대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함께 수행하는 사람들, 곁에서 돕는 사람들,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들, 어우러져야 하는 식물들, 우러러보는 하늘과 별들, 내려다봐야 하는 땅과 그 속에서 꿈틀거리거나 그냥 들어 있는 것들, 흐르면서 겪었던 하나하나의 물상들과 사건, 사고들을 통해 이렇게 다양하면서도 가야 할 길(志向點)을 분명하게 그려낸 글이 또 있을까 싶다.
스님
이 책을 읽는 내내 여행을 하는 것 같았다. 깊은 산 속에서 살아보기도 하고 미얀마에도 갔다가 홍천의 오래된 농가에서 생활하기까지, 순간순간 그 자리에 있는 듯 풍경이 그려졌다. 때로는 안타까워 마음이 짠해졌다가도 깨달음을 얻고자 떠났던 그 순간의 용기가 부러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삶인 것을 안다. 그래서 그 삶을 통한 경험과 지혜가 더 귀하게 여겨진다.
일러스트레이터
불교 불(佛) 자도 모르던 까막눈, 승려가 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나이를 먹고 배우고 자라며 어른이 되는 과정이 있다. 승려도 마찬가지이다. 승려가 된 다음에는 승려로 거듭나는 과정이 있다. 법혜 스님은 “어쩌다 스님이 되셨어요?” 질문을 받으면 딱히 답할 말이 없어 “그러게요, 왜 됐을까요?” 도리어 묻는다. 불교 불(佛) 자도 모르던 까막눈이 어쩌다가 승려가 되었다. 그래도 ‘어중이떠중이는 되지 말자’ 다짐하며 중이 되었다. 그리고 붓다의 가르침을 분명하게 믿으며 배운 만큼 따르고, 아는 만큼 행하려 하며 시나브로 승려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남이 어떻게 볼까!’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오롯이 나의 삶을 사는 방법
붓다의 가르침 안에 ‘내 삶을 사는 길’이 있다
‘중’의 여러 가지 의미 중에서 ‘…ing’의 의미를 살린 각 장의 제목이 눈여겨 볼만 하다. 모르고, 답답하고, 헤매던 중은 지난날의 많은 순간을 후회하면서도 그날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며 계속 나아간다.
법혜 스님은 ‘뭘 먹고 살려고 그런 산속으로 들어가냐?’는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쑥대가 우거진 산속, 몇 년 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집에 들어가 지낸다. 탐진치를 소멸하고자 의심하고 답을 찾다가 초기불교를 접하고, 아예 미얀마로 간다. 새롭고 낯선 환경과 문화에서 ‘담마’를 만나 팔정도(여덟 가지 바른길)를 따라 가고자 한다. 있으면 있는 대로 좋고, 없으면 없는 대로 좋은 날들. 힘든 일도 공부할 기회가 되기 때문에 그저 고마울 일일 뿐이라 한다. 삶에는 정답이 없으니 후회, 걱정 없이 그 순간 그 상황에 가장 알맞고 이로운 방법을 따라 살 수 있기를 바라며, 그저 사람의 길을 갈 뿐인 이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