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송촌동에 살고 있는 김정아 시인이 첫 시집 『구름 골짜기』 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정아 시인은 첫 시집을 출간하면서 무엇보다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고 한다. 그래서 아버지를 떠올리며 마음 깊이 퍼 올린 그리움을 담아 헌시를 읊기도 한다고 그래서 그녀의 첫 시집 『구름 골짜기』 가 마치 노랫말처럼 입안에서 감긴다.

김정아 시인, 문학전문지 [문학사랑]의 신인작품상 당선으로 등단했으며, 첫시집 『구름 골짜기』가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되었다. 이 시집에는 시인의 서문, 1부 시누이의 동부콩, 2부 숙맥으로 살아서, 3부 꽃보다 아름다워, 4부 빈명숙 시인의 해설 ‘모성의 시학, 그 정직한 언어’ 등의 순서로 편집되었다.

십여 년 동안 유치원에서 근무하며 우수 유치원 교사상을 받을 정도로 어린 아이들 교육에 혼신을 다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한 김정아 시인, 지금 그녀는 전혀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날마다 그녀의 시가 익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두 다리가 아프고 두 팔이 저릴 만큼 일을 하는 날엔 온몸에서 가시처럼 시어들이 돋아났다. 눈물이 되어 쏟아지는 시들이 휴지통에 버려지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리고 세월이 무심히도 흘러갔다.

그러다 문학사랑 신인상을 수상을 하게 되었고, 그동안 가슴에 묻어왔던 시어들을 하나하나 토해낸 것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그래서 김정아 시인의 시는 살아온 생채기들과 그리움 그리고 유치원 교사 시절 해맑은 아이들의 고운 꿈까지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아직은 시집을 내고도 부끄럽기만 하다.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시 공부를 할 것이다. 두 번째 시집에서는 푹 익은 시로 달고 쓴, 밥을 지어 독자들에게 선보일 것이다.’

연신 칼질을 하며 미소를 짓는 김정아 시인의 모습에서 진실이 묻어난다. 그녀의 가냘픈 어깨에서 애잔하니 시인의 아픔이 흘러내린다.

빈명숙 시인은 해설에서 ‘김정아 시인은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앉은뱅이책상과 등잔불의 한국의 전통과 풍미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가을밤을 상기하면서 불빛과 어린 시절의 칭찬은 곧 시인의 학구적인 탐색의 시간을 잘 나타나고 있다.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시작된 명백한 교육의 시초는 아버지의 이미지를 통해 어린 나의 상상력 세계에서 다시금 확인된다.’라고 했다. 김정아 시인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고 성숙한 글을 쓸 것으로 자못 기대가 된다.

가을밤

아버지마저 잠 드신 밤

도랑물 사이사이로

감잎 떨어지는 소리

작은 방을 비추는

앉은뱅이 책상 위에 등잔불

숙제를 하고

칭찬이 좋아

예습을 하고

고요가 좋아

숨 죽일 때

가을 달

창호지에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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