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이 있어 넉넉한 산, 덕유산으로 가는 길은 이미 가을걷이가 시작되고 있다.

긴 장마를 견디어 내고, 바비, 마이삭 강태풍을 견뎌낸, 사과나무 참 대단스럽다. 나무 가지마다 오종종 매달린 사과 붉게 영글어간다.

무주구천동 33경은 비경으로 한 폭의 작은 산수화를 그려내고 있다. 그 제1경은 나제통문이다. 신라와 백제의 경계를 알리는 통문이다. 그 다음부터 학소대, 추월담, 수심대, 인월담, 금포탄, 구천폭포 등이 다양한 비경이 9000구비마다 펼쳐진다. 그 비경 한 가운데 ‘이완배 농부의 사과밭’이 자리 잡고 있다.

농부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 덕이 넉넉하니 인심도 푸짐하다. 덕유산 정기를 받은 모양이다. 안면이 있거나 해서 찾아간 곳은 아니었다. 무주구천동 비경을 따라 가을 들녘에 핀 풍경을 잠시 카메라에 담고자 떠난 길이었는데, 운 좋게도 이완배 농부를 만나게 된 것이다. 농사를 참 잘 지었다며 칭찬의 기도를 한 지게 부려놓고 나오는 길, 가슴이 뿌듯하다.

*이완배 농부 연락처: 010-8641-6610 (계약 재배라서 시장에 내다 팔 사과는 없다는데, 혹시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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