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와 손자 역사를 만들고 시대에 답하다>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저자 : 신정근, 출판사 : 사람의무늬

“문무의 세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2500여 년 전에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던 두 거장의 언행과 사상을 통해 오늘날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와 역사관을 올바르게 알게 하는 혜안을 높이도록 도와주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공자와 손자 두 파트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각각 11개의 소주제를 통해 이 두 거장의 행동과 철학을 비교 정리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통해 이들이 끼친 영향을 배울 수 있게 된다. 또한 현실에서 실패했지만 역사를 창조한 공자와 현실에선 성공했지만 통일국가를 완성하지 못한 실패한 손자의 사례를 통해 오늘날 올바른 가치관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공자는 현실에서 실패했지만 유교 국가를 만들어 내는 역사를 만들어 냈고, 손자는 전재에서 승리를 거두는 데에서는 성공했지만 패권국가나 통일국가를 만들어 내는 역사는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이 두 사람은 중국을 넘어서 각각 동아시아의 문과 무의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숭앙 받기에, 접점이 없는 철로처럼 대립적 시각의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공자와 손자는 문과 무를 겸전(兼全)하려고 했지, 서로 완전히 별개인 양 떼어놓으려고 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인문학도 학교의 교육 제도 안에서 잠깐 실시되는 관례로부터 벗어나 지역의 주민과 만나고 평생 교육의 현장과 접점을 찾을 때가 되었습니다. 이때 동사무소(주민자치센터)나 대학교는 시민에게 개방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문학이 특정 계층이나 직업을 넘어서 모든 시민과 호흡하는 사고의 자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서문> 중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공자는 당대에 정치적으로 완전히 실패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시대의 주류도 될 수 없었다. 성공과 실패 중 하나만을 말하라고 한다면 공자는 실패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즉 공자의 사상은 그의 사후에 서서히 잊혀서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자위를 감추게 되는 게 정상이었을 것이다. - <공자는 왜 현실에서 실패하고 역사에서 살아남았는가> 중에서

공자는 왜 그토록 배움을 중시했던 것일까? 공자는 제자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사람들의 차이가 어디에서 생기는지를 숙고했다. 공자는 생각을 거듭한 끝에 다음처럼 결론을 내렸다. “사람의 능력과 경향성은 서로 엇비슷하지만, 환경이 서로의 차이를 만든다.” 오늘날 말로 한다면 사람은 선천적인 측면이 아니라 후천적인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 <우리가 있는 모든 곳이 배움의 학교> 중에서

우리가 인생을 슬기롭게 살아가려면 가속 장치와 감속 장치를 함께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으로써 감속 없는 인생의 위험과 가속 없는 인생의 무료함을 해결할 수가 있다. 이처럼 『논어』와 같은 인문학을 배우면 우리는 덤으로(?) 자기 삶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가속ㆍ감속 장치를 하나씩 장착하게 되는 것이다. - <한계를 알아야 나와 남을 이끌 수 있다> 중에서

오늘날의 취업과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번 실패 끝에 취업에 성공하게 되면 실패에서 자신을 더 세심하게 관찰하게 되고 자신의 단점을 찾아내서 가꾸게 된다. 실패가 사람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공자도 실패로 단단하게 다져졌던 만큼 어떠한 위기와 고난에서도 깨어지지 않고 우뚝 일어났던 것이다. 공자야말로 실패가 사람의 심연을 만나서 그를 더 완전한 존재로 만든다는, ‘실패의 존재론’을 스스로 보여준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모르고 못하는 것에 분노하라”_공자의 자기 소개서 중에서> 중에서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다만 각자 책임지는 영역이 다를 뿐 공자와 마찬가지로 각자의 역량으로 세계를 받치는 위대한 존재이지 않을까? 가정주부는 집안의 건강을 책임지고, 기업인은 부가가치의 창출을 책임지고, 정치인은 사회의 갈등을 풀어내는 역할을 책임지고 있으니까. 물론 책임과 그 책임을 제대로 해내는 것은 다른 문제다. 어쨌건 그 책임을 제대로 해낼수록 개인은 개인대로 성숙되고, 사회는 사회대로 성숙되는 길이 열릴 것이다. - <공자의 인생_정치가와 혁명가에서 교육자로> 중에서

손자는 제일 처음의 「계(計)」에서 전쟁의 엄중성을 밝힌 다음에 전쟁을 결정하기 위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다섯 가지 사안에 따라 전쟁을 점검하고 계책으로 비교하여 사실(실정)을 살핀다. 다섯 가지 사안 중에서 첫째가 명분이고, 둘째가 자연 조건이고, 셋째가 지형지물이고, 넷째가 장수이고, 다섯째가 군율이다.” - <전쟁은 마지막 수단이다> 중에서

마찬가지로 『손자』도 병법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 읽는 것이 아니다. 『손자』의 사고를 익히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 남성만이 아니라 여성도 읽을 만하고 어른만이 아니라 젊은이도 읽을 만하다. 즉, 남녀노소 모두 『손자』를 읽으면서 그 안에 담긴 사고 방식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 <상황의 조작으로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다> 중에서

스티브 잡스는 IT 분야에서 혁명을 일으킨 힘으로 인문학을 자주 거론한다. 그는 인문학에 관심을 가졌으며 그 관심으로 인해 얻어진 지식을 IT 분야로 재해석해 냈다. 기업 경영에서도 자신의 분야 이외에 관심을 갖는 것을 외도라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변화의 요인이 많고 변가 증가하는 상황이라면 경영만이 아니라 경영 이외의 세계에 관심을 가져야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어찌 보면 손자나 잡스는 평생 배움을 놓치 않았던 평생 학습의 실천자이고, 다른 분야를 끊임없이 넘나들며 그 지식을 다시 자신의 세계로 가져와 활로를 찾았던 간통(間通)의 선구자였던 것이다. - <폭넓은 지식을 군사학으로 녹여내다_손자식 통섭> 중에서

손자는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철저하게 검토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원칙적으로 어떤 길도 배제하지 않는다. 즉, 그는 파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평화주의자도 아니고 평화를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전쟁지상주의자도 아니다. 그렇다고 평화와 전쟁 중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론자도 아니다. 그는 상황에 가장 충실하게 선택을 하지만 아군의 피해만이 아니라 적의 피해까지 최소화시킬 수 있는 길을 최선으로 간주하고 있다. 간명하게 표현한다면 현실적 평화주의자라고 할 수 있겠다. - <파괴 없는 온전한 승리가 최상의 승리이다>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매시지

중국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보면 시대 상황에 따라 공자의 길과 손자의 길은 부침을 거듭해 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두 인물은 각각 문의 길과 무의 길을 대변하는 거장으로 추앙을 받아왔다. 이 두 거장의 문무 세계를 살펴보면, 둘 사이에는 차이점이 아니라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이 두 거장은 문과 무의 극단을 걸어간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입장에서 문과 무를 종합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이것은 구 서장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자는 위기 상황에서 군사, 식량보다도 상호 신뢰를 강조하면서 신뢰를 통해서 사람이 서로 가까워지는 화합의 가치를 역설하였다. 이에 반하여 손자는 공자가 그렇게 중시했던 인(仁)을 장수의 핵심 인품으로 열거하고 있다. 물론 그의 인이 공자의 그것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는 공자의 핵심 가치를 쓰면서 어떠한 주저함도 없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거장은 엄연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공자는 문의 입장에서 무를 포섭하려고 했으며, 손자는 무의 입장에서 문을 포섭하려고 했던 점이다. 즉, 공자의 입장이 문선무후(文先武後)라면, 손자의 입장은 무선문후(武先文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문의 거장 공자와 무의 거장 손자. 즉 문무의 세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이야기를 통해 문과 무, 무와 문으로 통합하는 인생에 관한 한 통찰을 찾아 볼 수 있는 한 권의 책으로 인문학의 열풍 속에서 올바른 역사관과 사상을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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