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의 저녁 예불이 시작되었다. 먼저 사물놀이가 시작을 알린다. 북, 종, 운판, 목어의 타종은 깊고, 청명하며, 심금을 울린다. 범종 28번의 타종을 마치자, 대웅전 스님들의 염불소리 도량 가득 울려 퍼졌다.

다음 날 새벽 2시, 선암사의 아침이 시작되었다. 새벽 3시 예불을 위한 준비가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오소소 찬 기운이 도량 가득하다.

새벽 3시가 되기 전, 도량석(道場釋)이 시작된다. 도량을 청정히 하기 위해 행하는 의식이다.

스님은 대웅전에 불을 밝히고, 도량을 돌며 목탁을 쳤다. 스님의 목탁 소리 슬프고도 청아하다.

새벽 사물놀이가 시작된다. 북소리는 지상의 중생을 깨우는 소리며, 운판은 날아다니는 새들을 깨우는 소리, 목어는 물속에 사는 중생을 깨우는 소리, 종은 땅속의 미물을 깨우는 소리라 했다. 새벽 타종식이 모두 끝나자, 대웅전에 모인 스님들의 예불이 시작되었다.

새벽 예불이 끝나고 바로 송주(誦呪) 의식이 진행되었다.

송주(誦呪)의식은 장엄했다. 게송(偈頌)이나 다라니(陀羅尼)를 독송하는 불교의식인데 독송에 신비력을 부여하는 신앙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송주 의식을 마치자, 동녘 하늘이 하얗게 터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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