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 포토] 노국공주와 공민왕의 전설이 서린 천태산 ‘영국사’
[영상 / 포토] 노국공주와 공민왕의 전설이 서린 천태산 ‘영국사’
  • 이경
  • 승인 2020.03.08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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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에 피어난 설중매의 꽃향기 천태산 자락에 머물다, 영국사 은행나무 가지 끝에 걸려 울음소리를 낸다하여 걸음을 재촉한다.

원나라에서 고려 공민왕에게 시집 온 노국공주의 간절한 기도소리 망탑봉에서도 들려온다하여 카메라 가방 끈 단단히 조인다.

그 울음소리... 그 의미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안다.

코로나 19가 전국을 강타했다. 얼음장 밑 냉랭한 기운이 이곳저곳에 감돌고 있다. 하룻밤 새 수백 명의 확진자가 연일 나오고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황망하게도 세상을 뜨니 놀라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코로나 비말을 피하려면 사람들과의 간격을 2미터 정도는 떨어져 생활을 해야 한다지?

그 2미터 간격이 참으로 무섭고 생경스럽다. 하지만 2미터의 간격이 결코 마음의 간격이 되지 않을 것이란 걸 잘 안다.

오랜 전에도 병원체를 알지 못해 역병이 창궐한 적 있다. 삼국시대는 물론 조선시대에도 1000건이 넘는 역병이 돌았다. 그 기록은 조선왕조에 나온다. 최근에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641RS·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에볼라 등 '현대판 역병'도 유행했다. 하지만 잘도 넘겼다.

영국사를 향해 굽이굽이 난 산길이 보인다. 계곡 물소리, 산새 소리, 버들강아지 움트는 소리 모두가 정겹다. 아우성치는 세상의 신음소리 잠시 잊게 하는 소리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운다.

1361년 고려말 홍건적의 침입으로 개경을 침공당한 노국공주와 공민왕은 영동군 양산면 누교리로 피난길을 나서야했다. 고려 왕조는 최선책으로 안동에 임시거처를 마련해 급히 피란을 가는 중이었다. 불심이 깊었던 노국공주와 공민왕은 영국사의 맑은 범종소리와 은행나무 울음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영국사에서 국운의 안녕을 비는 기도를 올리기 위해 여장을 풀었던 것이다.

양산 누교리(樓橋里), ‘널빤지 다리’라는 뜻의 마을 이름이다. 신하들이 깔아준 널빤지 다리를 건너 영국사를 향해 올라가는 노국공주의 가마행렬이 환영처럼 보인다.

산길이 점점 깊어진다. ‘삼신할멈바위’에 합장을 하니 마음속 찌꺼기 훌훌 날아간다. 곧 이어 삼단폭포 아래에 섰다. 물소리 깊고 청아하다. 서둘러 영국사로 향하는 산길로 접어든다. 고개 능선을 넘자, 은행나무가 턱하니 자태를 드러냈다.

‘높이 31미터, 가슴높이 둘레 11미터, 나이는 천 살로 추정, 국가에 큰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소리 내어 운다.’

은행나무의 이정표 내용이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섰다. 영국사 3층 석탑이 보인다.

오랜 역사의 흔적을 말하듯 검은 이끼 가득하다. 3층 석탑 앞에 합장을 하고 속세의 먼지를 털어낸다.

영국사에는 원각국사비(보물 제534호), 영국사 승탑(보물 제 532호), 영국사 삼층석탑(보물 제533호), 망탑봉 삼층석탑(보물 제 535호), 영국사 후불탱화(보물 제 1397호)와 높이 21미터가 넘는 천연기념물 제 223호인 수령 1,000살가량의 은행나무 등을 비롯한 지방유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드디어 노국공주가 기도를 올렸다는 망탑봉 삼층석탑에 이르렀다.

망탑봉에 서서 노국공주의 파란 한 삶과 자비한 마음을 생각하며 남아있던 모든 찌꺼기를 털어낸다. 무거웠던 마음, 새털처럼 가볍다.

망탑봉 삼층석탑 아래 곤줄박이 새 한 쌍, 공중을 한 바퀴 선회하더니 부리를 콕콕 찍어대며 둥지 속으로 날아든다. 마치 그 모습이 노국공주와 공민왕처럼 다정도 병 인양, 참으로 별스럽다.

*찾아오는 곳: 천태산 영국사

충북 영동군 양산면 영국동길 225-35

(지번) 영동군 양산면 누교리 1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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