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75만명이 ‘척추관협착증’ 가지고 그냥 살아간다.

우리나라에서도 건강(Health)에 대한 개념을 총체적이고 포괄적이며, 생활개념에서 접근한다. ‘웰빙(Wellbeing)한다’는 의미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병이 없는 상태에서 즐겁고 행복한 삶을 영위한다는 말로 통한다. 그러나 ‘유병장수(有病長壽: DALY’S)’란 뜻은 사람의 기대 수명은 크게 높아졌지만 질병을 가지고 아픈 상태로 그냥 살아간다는 뜻이다. 즉 생명에는 위협을 주지 않지만 평상시 살아가는데 많은 영향을 끼치는 수많은 만성질환으로 노년기의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퇴행성 척추질환이며, 그 중에서도 ‘척추관협착증’은 매년 눈에 띄게 환자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연간 175만 명에 달하고 매년 10만 명씩 증가하고 있으며, 10년 전에 비해 약 80만 명이 증가해서 중·노년층에게 가장 위협적인 질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령별 비율을 살펴보면 70대가 가장 많고, 60대, 80대, 50대 순으로 많았다. 척추관협착증은 60대 이상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나다보니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40~50대 환자도 40만 명에 가까울 정도로 많아 무조건 안심하기를 이르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1.5배 정도 많았다.

이러한 원인은 갱년기 이후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으며 근·골격계가 약해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지고 있으며,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는 퇴행성 변화를 가속시키는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 질병이 발병하는 것이므로 발병 전의 건강한 척추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발병하면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최대한 제거하고 생활습관을 고치고 진행 및 재발을 막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척추관협착증이 발병하면 허리통증이 빈번하게 나타나며, 특히 엉덩이와 항문쪽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 다리 근력도 점차 약해져 다리가 가늘어지고 감각도 저하된다. 날이 춥거나 많이 활동했을 때 통증이 심해져 오래 걷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척추관의 압박이 다소 줄어들어 증상이 호전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환자들 중 대부분이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생활하면서 자식에게는 신경쓰지 말라고 하시면서, 진통제와 파스, 그리고 한의원에서 가서 침과 뜸을 뜨시는 경우가 허다하다.

척추관절 전문의로서 저는 “허리가 장기간 아파서 숙이고 다니는 분들의 대부분은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척추가 굽은 채로 변형되어 척추불안정증, 허리디스크가 동반될 수 있다. 또한 신체 장기가 눌리거나 쏠려 무리가 올 수 있어 장기적으로 볼 때 굉장히 위험하다.”고 병원에 오시는 분들에게 말씀을 드리고 있다. 이러한 척추관협착증 치료는 보존적 치료부터 수술적 치료까지 다양하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주사치료, 휴식, 도수치료 등을 우선적으로 받으면 된다. 특히 중·노년층의 경우 척추 주변 근육 및 인대가 약화되면서 퇴행성 변화가 빨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대강화주사, 운동 및 교정치료 등을 병행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2~3개월 정도 보존적인 요법을 시행하고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경막외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경막외 유착박리술) 등 비수술적 요법을 고려해봐야 한다. 이 중 풍선확장술은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 치료법으로 심장수술에 활용되는 풍선확장술과 원리가 같다. 풍선 기능이 탑재된 특수 카테터를 꼬리뼈를 따라 척추관으로 삽입하여 협착 된 부위를 넓혀주고 염증, 신경부종 등을 치료하는 약물을 주입하여 통증을 완화시키는 시술법이다. 수술처럼 절개를 크게 하지 않고, 1mm 전·후의 카테터 삽입을 위한 최소한의 절개만을 필요로 하여 환자들의 치료부담 및 마취부담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실시간 영상장치(C-arm)를 통해 약물이 정상적으로 주입되는지 확인할 수 있어 시술시간이 짧고, 안전성도 비교적 높다.

그렇지만 척추의 주된 관인 척추관 뿐만 아니라 척추관에서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신경공(추간공)까지 협착된 경우, 증상이 재발된 경우에는 기존의 풍선확장술로도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이 때는 ‘추간공확장술’을 시행하여 신경공을 압박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인대조직, 뼈, 염증물질, 손상된 수핵 등을 직접 제거하여 공간을 확보하고 약물을 주입하여 치료하는 방법으로 중증 이상의 척추관협착증 치료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경험이 있는 척추전문의의 경우가 이 방법을 권하는 데, 그 이유는 절개범위가 매우 좁고, 시술시간이 짧으며, 마취에 대한 부담이 낮아 70~80대 고령의 환자, 당뇨·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자도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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