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상촌면 민주지산 기슭에서 ‘영동로하스팜’ 이라는 토끼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영유 씨가 이번에는 곶감호떡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영유 씨는 경기도 포천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다가 2005년에 영동으로 귀농을 했다. 귀농하기 전 토끼농장을 하겠다고 구상하면서 한경대학교에서 토끼 품종개량과 사육법을 연구하는 등 체계적인 준비를 하였고, 이후 영동으로 귀농을 하여 민주지산 기슭 해발 620m 고지대에 방치되어 있던 임야 약 6천㎡를 매입해 현재 1,000여 마리의 토끼를 사육하고 있다.

토끼를 방목하여 사육하다보니 시간적 여유가 많게 되고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영동을 위해서 도움 되는 일이 없을까 고민을 하던 중 곶감을 싫어하던 어린 손주가 곶감을 넣은 호떡은 잘 먹는 것을 보고 사료 값도 벌고 영동의 특산품인 곶감 소비에도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곶감호떡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영동에서 열리는 축제 때마다 토끼고기 시식코너를 운영했던 이씨는 2016년 8월에 열린 영동포도축제 때 토끼고기 시식코너 한쪽에서 실험삼아 곶감호떡을 만들어 판매를 했는데 무더운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곶감호떡이 불티나게 팔렸다.
이에 자신감을 얻어 곶감호떡을 만들게 되었고 이 후에 열리는 모든 축제에서 곶감호떡을 판매하고 있다.

처음에는 토끼의 사료 값이나 벌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호떡 판매가 이제는 주업이 되었다. 토끼 사육은 지인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한꺼번에 대량으로 도축을 하여 냉동고에 보관했다가 호떡 판매가 끝난 저녁 시간에 주문받은 물량을 포장을 하여 택배 발송을 하므로 두 가지 사업을 무리 없이 이어갈 수 있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상품화한 영동곶감호떡은 제철에 판매하고 남아서 농가의 냉동고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곶감을 비교적 싼값에 구입해 분말화한 후 진공포장하여 냉동 보관했다가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꺼내어 사용하는데, 일 년에 사용하는 곶감 양만 약 400kg이라고 한다.

곶감호떡은 유황처리를 하지 않고 자연 건조한 영동곶감과 영동에서 생산된 호두 등 견과류를 배합하여 만든 소를 사용하므로 그 만큼 설탕을 적게 사용하여 건강에 도움이 되며, 호떡 1개에 들어가는 곶감의 양이 생각만큼 많지 않아서 변비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입춘이 지나고 뒤늦게 찾아온 강추위 속에 월류봉 주차장에서 만난 이 씨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나이도 적지 않은데 추운 겨울에 이렇게 나오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토끼 사육을 했을 때는 토끼와 나누는 대화가 유일했고 하루 종일 말 한마디 안할 때도 많았는데 지금은 수많은 손님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정말 희열을 느낀다’ 고 했다.

호떡을 사러 온 고객에게 “우리 호떡은 정말 맛이 없어요. 드셔 보시고 맛이 없으면 호떡을 담았던 종이컵을 가지고 오시면 두 배로 환불해 드립니다” 며 농담을 던지지만 지금까지 다시 와서 환불을 받아간 고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하는 이 씨의 얼굴에서 호떡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이영유 씨의 푸드 트럭은 손님이 직접 돈통에 돈을 넣고 거스름돈도 직접 챙겨간다고 한다. 반죽을 만지던 손으로 돈을 만지는 것도 그렇지만 계산을 위해서 비닐장갑을 수시로 벗었다 끼웠다 하는 게 불편하고, 무엇보다도 손님을 믿기 때문에 가능하다. 처음에는 남의 돈통에 손을 넣는 것을 꺼려했던 손님들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계산을 하고 간다.

이영유 씨의 곶감호떡이 유명세를 타면서 지상파는 물론 종편 텔레비전에 다수 출연을 하다 보니 어디에 가면 곶감호떡을 먹을 수 있냐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지만 일정한 장소가 정해지지 않은 푸드 트럭 특성상 정확한 장소를 알려 줄 수 없을 때가 가장 곤란하다고.

영동곶감호떡 푸드 트럭은 평일에는 주로 왕래가 많은 장소를 찾아가고, 주말에는 월류봉 주차장에 가면 만날 수 있다.

오래전 군복무 시절, 휴가 나올 때마다 호떡 장사를 하던 형수를 도우며 익혔던 호떡 만드는 기술이 노년에 이렇게 큰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는 이씨는 “타 지역의 소문난 재래시장들처럼 영동재래시장도 먹거리 골목이 조성되어 영동의 특색을 살린 지역 먹거리들이 많아져서 영동에 가면 어떤 먹거리가 맛있다더라는 소문이 났으면 좋겠고, 곶감호떡도 그곳에 입주해서 언제든 그곳에 가면 곶감호떡을 만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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