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같이 읽고 싶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은 책을 읽고 삶과 지혜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모임을 만들었다. 작년 1월 나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독서회 회원을 모집했다. ‘사람들이 신청하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괜한 생각이었다. 첫 모임에 나를 포함해 다섯 명이 모였다. 장소는 양산신도시 이마트 근처 투썸플레이스였다. 처음에 나와 뜻을 같이 한 지인 한 명, 50대 후반의 여성 한 명 그리고 20대 중반의 건장한 청년 한 명과 결혼한 지 몇 년 안 되고 아이가 있는 새댁 한 명이 독서회의 예비모임에 참석했다.

예비모임을 마친 후 우리 독서회의 정기적인 장소로 양산도서관을 생각하고 방문했다. 약속 없이 방문했지만 도서관 직원 분은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독서회와 독서회 회원의 정보를 신청서에 적었다. 바로 다음 달인 2월부터 우리 초서독서회는 도서관 독서회의실에서 매달 모임을 가질 수 있는 도서관 공식 모임이 되었다. 도서관 직원분의 열린 마음과 멋진 시설을 제공해준 도서관에 감사함이 들었다.

이렇게 우리 독서회는 매달 꾸준히 모임을 가지면서 책을 읽어왔다. 새로 회원이 들어올 때마다 이벤트를 갖고 책과 다른 선물을 드렸다. 또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책을 한 자리에 모아서 경매 방식을 진행하여 다른 회원에게 전달하는 ‘북 아나바다’, 정식 모임 외 가볍게 카페에서 차 한 잔 하며 삶과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회원 간 ‘번개’를 가지며 모임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진행했다.

그동안 읽어 온 책은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좋은 책을 선정해서 읽었기 때문에 간단히 소개한다. 2018년에 《베껴 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명로진 지음, 리마커블), 《논어》(공자 저/김형석 역, 홍익출판사), 《신경끄기의 기술》(마크 맨슨, 갤리온), 《환자혁명》(조한경, 에디터), 《모멸감》(김찬호, 문학과지성사), 《제7일》(위화 저/문현선 역, 푸른숲), 《한국부자들의 부자일지》(문승렬, 한국경제신문)를 읽었다.

2019년 올해에는 《필사, 쓰는 대로 인생이 된다》(김시현, 한빛비즈), 《사마천의 화식열전》(우승택, 참글세상), 《무탄트 메시지》(말로 모건, 정신세계사), 《당신이 옳다》(정혜신, 해냄), 《박항서 매직》(이태우, 북스타)를 주제도서로 읽고 토론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내가 만들고 운영한 초서독서회는 지난 11월부터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다. 회원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더 이상 모이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좀 더 재미있게 독서회를 운영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초서독서회의 운영은 이후 더 나은 독서회를 만드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모임의 운영에 무엇이 문제였는지 철저히 파악해서 차후 모임에서는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 더 많은 분들이 함께 책 읽고 나누기를 통해 행복한 시간, 재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는 모임을 만들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모임에 참석해 준 김미아, 조영애, 김미해, 김병주, 이영주, 이주석, 조철용, 조정향 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모임을 지원해준 양산도서관의 배지영 팀장(2018년 담당), 김남희 주무관(2019년 담당)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_ 이태우. 작가, 칼럼니스트, 직업상담사, 강연자.

저서 : 《박항서 매직》(북스타, 2019.05), 《독서의 시작》(부크크, 2019.01) (《혼자 알기 아까운 책 읽기의 비밀》(연지출판사, 2015.08)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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