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시장 오거돈)는 12월 2일부터 10일까지 부산광역시청 1층 로비에서 ‘2019년 인권주간 기획전「상처를 짓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상처의 기억을 한 자리에 모아 각자의 방식대로 이야기하고, 이러한 작업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형제복지원사건 피해생존자인 한종선 작가의 그림 23점 및 형제복지원 모형 전시를 주축으로, 상처 치유에 관한 작품 활동으로 문화예술계에서 인정받는 작가들(이강석․이유라․이난영․김신윤주․박미․엄문희․정진영)이 함께하게 돼 그 의미가 더 크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바닥에 작업공간을 꾸려, 작업에 참여한 작가들과 시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분위기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전시를 보는 시민도 자연스럽게 작가들의 작업 과정을 볼 수 있다.

특히 12월 2일, 5일, 10일에는 한종선 작가의 형제복지원 모형 제작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판 아우슈비츠’라고 불릴 정도로 끔찍한 인권유린이 자행된 형제복지원 모형을 만드는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상처는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나누면서 치유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시기간 중 특별행사도 진행된다. 12월 2일 ‘상처를 말하다’에서는 참여 작가들이 모여 상처에 대한 담화를 함께 나눈다. 12월 5일에는 이난영 작가의 ‘상처를 빗다’가 진행되어, 상처를 가진 이들과 상처를 돌아보지 못하는 이들의 머리카락을 빗겨준다. 12월 10일 클로징 행사에서는「상처를 짓다」전시에 대한 소회 공유와 함께, 전시기간 동안 서로의 상처를 담아 만들어진 작품들을 조각보로 감싸 안는 김신윤주 작가의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유은주 무용가의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인권은 개인의 다양한 상처를 편견없이 바라보고 존중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형제복지원사건 피해자의 아픔뿐만 아니라 전시를 보는 분들의 크고 작은 아픔도 서로 나누고 치유하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면서, “무엇보다 형제복지원사건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을 위해서는 과거사정리법 개정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해 9월 부산시장의 사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형제복지원사건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작년 12월부터 운영한 피해신고센터를 확대해 내년 1월 피해자 종합지원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피해신고뿐만 아니라 피해자 심리치유와 피해자를 위한 모임 공간을 제공하는 등 시 차원의 피해자 지원 대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