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복천박물관(관장 이해련)은 오는 27일부터 내달 15일까지 19일간 복천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부산광역시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 작품전인 ‘혼(魂)으로 이어온 맥(脈)’ 전시가 개최된다고 밝혔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 복천박물관과 (사)부산광역시무형문화재연합회(이사장 김귀엽)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번 특별전시는 부산지역의 장인들과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전시는 10개 분야의 장인들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전시된 작품을 통해 옛 선조들로부터 이어져 온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솜씨를 한껏 기대해 볼 수 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주성장(鑄成匠) 박한종(무형문화재 제12호)은 1957년 동종 제작에 입문해 1995년 독립기념관 광복 50주년 기념 ‘통일의 종’, 1996년 ‘부산 시민의 종’ 등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종 제작의 전통 기법인 사형주조 공법(마사토와 진흙으로 틀을 만들어 주조하는 방식)으로 제작돼 소리가 우수하면서도 문양이 섬세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쇠북’을 출품한다.

▲사기장(沙器匠) 김영길(무형문화재 제13호)은 조선말 대표적인 민영 자기소인 경북 지역의 가마 전통을 전승받은 고(故)김윤태 장인의 아들로, 4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600여 년 된 기장 가마터 주변 흙을 연구 분석하여 기장 사발을 재현하는 등 기장 지역 도자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9년 부산박물관이 발굴한 기장 상장안유적에서 출토한 염주를 전통 기법으로 제작한 염주 등 9점을 출품한다.

▲불화장(佛畵匠) 권영관(무형문화재 제15호)은 부산에서 나고 자라 평생 불화 제작에 힘쓰고 있으며, 불교미술대전 등 굵직한 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며 대내외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작품은 부산 범어사, 전북 금산사 등 전국 주요 사찰은 물론 미국, 일본 등 국외까지 약 350여 점이 봉안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독성탱(獨聖幀)’ 1점 출품된다.

▲화혜장(靴鞋匠) 안해표(무형문화재 제17호)는 평생 전통 신발 제작에 종사하며 3대째 가업을 이어 오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신발을 전통 방식 그대로 제작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사대부 관료들이 신던 ‘태사혜’ 등과 함께 아녀자들이 즐겨 신는 화려한 색상의 ‘운혜’ 등 11점의 전통 신발을 선보인다.

▲선화(禪畵) 혹은 선서화(禪書畵)는 승려의 선수행의 과정이자 결과로 화법이나 서법의 구애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경지를 형상화한 선 미술이다. 성각스님(무형문화재 제19호)은 경남 김해의 동림사에서 선화를 익힌 후 30여 년간 선화를 바탕으로 불교 수행의 면면을 대중에게 알리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원각(圓覺)’ 등 5점의 작품을 출품한다.

▲목조각장(木彫刻匠) 청원스님(무형문화재 제20호)은 승려 최초의 목조각장이며 문화재 수리기능자(문화재조각공, 등록713호)로서, 문경 봉암사, 부산 운수사, 수원 봉녕사 등 전국 200여 곳의 사찰에 700여 점 이상의 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장보살(地藏菩薩)’ 1점이 출품된다.

▲지연장(紙鳶匠) 배무삼(무형문화재 제21호)은 1973년부터 동래 전통 연 제작 및 연 날리기에 입문해 40여 년간 동래 연을 제작하고 있다. 특히 연의 양귀에 빨강과 검정 1/4원을 그려 붙인 ‘머리 연’을 ‘부산 배무삼 연’이라고 명명할 만큼 독자적인 전통 연을 제작하여 그 기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래 전통연’을 비롯해 ‘충무공 전숙신호’ 연과 얼레를 전시한다.

▲전각장(塡刻匠) 안정환(무형문화재 제24호)은 55년 이상 전각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으며, 목각과 석각이외에도 동각, 와각, 금속각 등에 두루 능하고, 서예에도 조예가 깊다. 어려서부터 한학자였던 조부 안우진에게 한문과 서예를 익혔고, 서예가이자 전각가였던 부친 안광석에게 사사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요령석‧흡주석 등 각종 석재(石材) 외에 나무, 금속, 도자 등에 새긴 전각 작품 40여 점을 출품한다.

▲조선장(造船匠) 김창명(무형문화재 제25호)은 1953년 가업을 이어 하단 돛배 제작에 입문한 이래, 부친으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아 60여 년에 걸쳐 백 여척의 돛배를 제작하였다. 하단 돛배는 낙동강 역사의 상징물 중 하나로, 전통 선박의 선형과 제작 기법의 발달 과정, 목선 제작 도구, 낙동강 하류지역 생활문화 이해 등의 측면에서 깊은 의미를 갖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축소 제작한 ‘하단 돛배’가 출품된다.

▲동장각장(銅章刻匠) 정민조(무형문화재 제26호)는 부친 석불(石佛) 정기호(鄭基浩)로부터 전통 동장각(銅章刻 : 구리도장을 새기는 것) 기술을 전수 받았다. 그의 부친은 전통 동장각 기술을 보유한 황소산(黃蘇山)의 맥을 이은 인물로 1949년 최초의 대한민국 국새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부친의 일을 도와 전각에 매진한 이래 지금까지 전통 동장각 기술을 계승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그는 동장인(銅章印)은 물론 나무와 상아에 새긴 전각 작품 70여 점을 출품하였다.

이번 특별전은 현대의 풍요로운 물질문화 속에서도 집념을 가지고 전통문화를 지켜 오신 분들의 열정과 무형 문화자산의 미래 가치를 널리 일깨우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매일 새로운 것이 쏟아지는 현시대에 ‘일 자체를 위해’ 혼신을 다하는 장인들의 정서를 되새겨보는 전시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시 개막식은 26일 오후 3시에 복천박물관 1층 로비에서 개최되며 이에 앞선 오후 2시 10분부터는 동래지신밟기, 민요, 사물놀이 등의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복천박물관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이나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과 매주 토요일은 9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다음날 휴관)이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자세한 내용은 복천박물관 홈페이지(http://museum.busan.go.kr/bokcheon)를 참고하거나 복천박물관에 전화(☎550-0334)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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