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현 시인의 2번째 시집 『저녁의 대화』가 시산맥사 주관 제24차 감성기획시선 공모 당선으로 출간됐다.

강연호(원광대 교수) 시인은 추천글에서 “박하현의 시집 '저녁의 대화'가 제안하는 ‘대화’에 참여하다 보면 문득 흉터 없는 아픔이 슬쩍 자리를 바꿔 앉아 아픔 없는 흉터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박 시인의 시에서 서정의 본질에 충실한 작품들은 대개 모성의 형상화를 동반한다”고 감상한다. 이어 “그녀의 시를 흉터 없는 아픔의 기록으로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3부의 첫 시 ‘어긋난 기억의 힘’은 ‘도복희 시인에게’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시인의 시집 안에 들어앉아 있는 이름을 한참 들여다본다. 시인의 그윽한 마음이 그대로 읽혀진다. 타인에 대한 깊이 있는 배려를 읽는다.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는 것/ 붙잡아 건네려는 착한 눈동자 잊지 않으리/ 초란 두 판 원고료 들고/ 옥천에서 대전 밤길 달려오겠다는 그대의/ 덜덜거리는 모닝 자동차를 기다리네/ 넘치게 받았는데도 준 게 없다는/ 우리들의 덮어쓴 행간이/ 뭉친 서로의 어깨를 주무르는 시간// 종일 지면 위를 뛰어다녔을 현장/ 막 벗어나 아이 저녁 챙기다 온 가쁜 숨/ 온통 구름 바탕인 하늘에/ 생기를 띄고 달려드는 또 한 구름 그대에게/ 계절마다 놀라 뒷걸음질 친 것인지/ 팔월 지글지글한 해 아래서도/ 영피게 어긋난 힘/ 위력의 시편 하염없이 펼쳐보고 있네/

시의 전문이다.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따듯한지 한 편의 시로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박하현 시인은 약하고 흔들리는 것들에 마음을 내어주는 시인임에 틀림없다.

시인은 전남 벌교 출신으로 2006년 계간지 『시와정신』 등단한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첫시집 『감포등대』가 있으며 현재 대전작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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