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순 시인이 수필집 『아버지의 뒷모습』 을 출간했다.

‘새벽바다 이슬 머금은, 우물같이 청정하다, 햇살 업고, 뛰어 든 두레박, 방파제로 굳어버렸다.’

조성순 시인의 ‘바다의 하루’ 시 일부다. 시인은 마치 자신의 시간을 바다의 시간에 투영해보기라도 하듯 자신만의 질서 있는 시간을 만들어냈다. 줄곧 시를 써왔던, 조성순 시인이 이제 수필가로 잠시 옷을 갈아입었다.

조성순 수필가에게 아버지란 삶의 지표였으며, 주축이었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딸은 딸대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았다. 그러다가 아버지는 10여 년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홀로 남겨진 조성순 수필가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니 잊기 위해서라도 백두대간을 2년 동안 촘촘히 산행했다.

조성순 시인, 수필가는

충남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을 수료했으며, 2005년 문학사랑 수필부문 신인작품상, 2006년 에세이문학으로 등단, 현재 한국문인협회 문화유적탐사위원회 이사, 에세이문학 이사, 대전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바람의 도시』(이든북)를 출간했다.

이제야 오래된 아파트 수리를 시작하며 아버지의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는 조성순 수필가, 이십여 년 묵은 시간까지도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 몹시 두려웠다는데, 무엇보다 아버지가 늘 응원 해주웠던 그 추억까지 사라질까 두려워 한권의 수필집 『아버지의 뒷모습』(이든북)을 출간했다고 한다.

조성순 수필가는 백두대간 능선 타는 산행을 잠시 멈추고, 초등학교 급식소에서 조리 종사원으로 십여 년을 근무했다. 그곳에서 근무하는 동안 다른 일에 곁눈질 할 틈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시와 수필이 있었기에 지친 마음을 잠시 풀어놓을 수 있었다.

이제 정년퇴직을 두 달 정도 앞두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조성순 수필가에게 문학이 삶의 지표이며 주축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그래야만 했고, 그래야만 할 것이다. 아버지가 늘 그 자리에서 응원했던 것처럼, 아버지의 빈자리에 조성순 수필가를 사랑하는 독자들과 문우들이 늘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구 순찰을 돌 일도 없어졌고, 주렁주렁 매달렸던 맏이의 버거운 책임도 다 내려놓은 아버지의 뒷모습으로 노을이 내린다.
올 여름에는 아버지와 송호리 솔밭으로 휴가를 가고 싶다. 이번에는 우리 오남매가 병풍처럼 아버지를 감싸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날처럼 솔 향에 취하시게.

-아버지의 뒷모습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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