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는 지난달 30일 오전 9시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하동군 옥종면 병천리 원해마을 정모 어르신 집.

홀로 사는 어르신 집에 때 아닌 축하케이크에다 부잣집 잔칫상 부러울 것 없는 푸짐한 음식상이 차려졌다.

올해로 78세를 맞은 어르신의 생신에 맞춰 옥종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강영석·윤재희)와 새마을부녀회가 생일상을 준비한 것.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난 2분기 회의 때 자녀가 없거나 왕래가 끊긴 홀몸 어르신, 중증 정신장애인 및 교도소 출소 후 자살위험이 있는 장년 독거가구 등 16세대에 생일상을 차려주기로 하고 면내 업체와 의기투합했다.

이에 동참한 업체는 ‘우리동네 행복플러스 나눔가게’에 참여하는 관내 떡방앗간 3곳·제과점 3곳·대형마트 2곳 등 8곳.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과 새마을 부녀회원들은 이날 미역국과 나물, 생선, 전 등 맛난 음식으로 정성스럽게 생일상을 차려냈다.

여기에 옥종하나로베이커리(대표 이홍길)가 축하케이크, 삼진떡방앗간(대표 양만순)이 축하떡, 풀마트옥종점(대표 김경환)이 두유 등 생일선물을 후원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관내 취약계층에 생일상을 차려주기로 한 이후 첫 번째 생일상이었다.

어르신은 젊은 시절 불의의 사고로 오른쪽 팔이 절단되는 중증장애를 얻은 후 삶을 비관해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홀로 살고 있다.

그동안 생일상을 차려주던 모친이 1988년 이후 병원생활을 하다 돌아가신 후 자신의 생일조차 잊고 산지 오래였는데 자그마치 31년 만에 생일상을 받아본 어르신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마움을 표했다.

강영석 면장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중심으로 면내 업체가 한뜻으로 동참해준데 대해서 감사드린다”며 “이 사업을 통해 소외계층이 더불어 함께 하는 이웃이 있음을 실감하고 살아갈 용기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