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시달리고/ 마음이 울적할 땐/ 하동 포구 80리/ 물결도 고운/ 섬진강 나루에서/ 악양루 고소성도/ 평사리도 보면서/ 섬호정 백사청송/ 송림으로 들리세요∼♬’

트로트 가수 주현미가 부른 ‘하동으로 오세요’의 가사 2절 일부다. ‘하동으로…’는 노래를 한 번 들으면 하동을 찾고 싶어질 정도로 하동의 명소를 잘 소개하고 있다.

5절로 구성된 ‘하동으로…’는 한국 가요계의 거장 하동출신 작사가 삼포(三抱) 정두수(1937∼2016) 선생이 노랫말을 짓고 작곡가 이호섭이 곡을 붙였다.

노래가 나온 지 제법 됐지만 대중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하동군이 ‘하동 노래’ 알리기에 나섰다. 알림 장소는 천연기념물 제445호 하동송림이다.

하동송림에는 평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은은한 클래식이 흘러나온다. 송림 곳곳에 스피커 20여 개가 설치돼 노송 숲 어느 곳에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군은 기존의 방송 시스템을 활용해 ‘하동으로…’을 비롯해 하동을 주제로 한 대중가요 6곡을 주기적으로 내보낸다.

하춘화가 불러 널리 알져진 설운도의 ‘하동포구 아가씨’, 하명지의 ‘하동에서’, 설운도의 ‘하동사람’, 남상규의 ‘노량대교여’, 설운도의 ‘가슴으로 부르는 하동노래’ 등이다.

6곡 중 하명지가 가사를 쓰고 정기영이 곡을 붙인 ‘하동에서’를 제외한 5곡은 정두수 선생이 작사했다. 하동 사람이 가사를 쓴 만큼 하동에 대한 정감이 더욱 깊다.

‘하동 노래’는 클래식 사이사이 오전 10시, 오후 3시, 오후 5시 하루 세 차례 6곡 전곡이 연이어 흘러나온다.

송림 숲을 거닐다보면 때론 조용한 노래로, 때론 신나고 경쾌한 노래로 감흥에 젖거나 어깨를 들썩일 수 있다. 하동에 대한 가사를 들으면서 하동을 더 잘 알고 느낄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하동이 낳은 작사가 정두수 선생의 노랫말이 하동 풍경과 어우러져 송림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나 지역민에게 하동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두수 선생은 1937년 고전면 성평리에서 태어나 부산 동래고와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61년 국민재건운동본부가 주최한 시(詩) 현상 공모에서 ‘공장’으로 당선했다.

1963년 가요 ‘덕수궁 돌담길’로 대중가요 작사가로 데뷔한 이후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 남진의 ‘가슴 아프게’, 나훈아의 ‘물레방아 도는데’, 문주란의 ‘공항의 이별’, 정훈희의 ‘그 사람 바보야’, 은방울 자매의 ‘마포종점’ 등 3500여곡을 작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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