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길 위를 걷는다. 말복을 지났지만 뜨거운 태양이 머문 자리마다 열기가 핀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담양에서 순창으로 가는 방면 24번 국도에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다. 찌는 듯한 더위를 품고 있는 그 길 위에서 멋진 풍경을 찾아 카메라에 담아낸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1972년에 담양군의 제19대, 김기회 군수 때 국도 24호선, 금성면 원율삼거리 5km 구간에 5년생 1,300본을 식재하여 조성한 길이다. 당시에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군비를 확보해 나무를 심고 가꾸었다고 한다.

이후에도 담양군의 주요도로에 지속적으로 식재 관리하여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조성되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에는 무려 8.5 km에 이르는 국도변 양쪽에 20m가 넘는 아름드리나무들이 짙푸른 녹음을 가득한 가지가 하늘을 향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 그 긴 초록 터널을 보는 동안 내내 탄성을 자아냈다. 메타세쿼이아는 삼나무와 비슷하여 물을 아주 좋아한다. 그런 탓인지 초록 터널 가장자리에는 물길이 흐르고 있었다.

메타세쿼이아 길 위에는 ‘어린이 프로방스’와 ‘호남기후변화 체험관’, ‘개구리 생태관’, 영화 ‘역린’ 촬영세트장을 비롯해서 가수 김정호의 ‘하얀나비’ 가사비와 동상 등 볼거리와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전남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 59-14

소쇄원(瀟灑園)

소쇄원은 담양 가사문학관을 지나 목백일 홍이 붉게 피어있는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바로 이정표가 나온다.

소쇄원 조선 중기의 학자였던 양산보(梁山甫, 1503∼1557)가 스승 정암 조광조(趙光祖, 1482∼1519)가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세상을 떠나게 되자, 벼슬에 뜻을 버리고 담양 가사문학면 지곡리에 숨어 살기 위하여 지은 별서정원(別墅庭園)이었다.

양산보의 호가 ‘소쇄옹’이었는데, 맑고 깨끗하다는 뜻으로 별서정원에 소쇄원의 이름을 붙여준 것이기도 하다. 소쇄원은 제월당(霽月堂)을 중심으로 당(堂)과 오곡문(五曲門) 사이에 매대(梅臺)가 있으며, 매화, 동백, 산수유 등을 심어 사계절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곡문(五曲門) 옆 오암(鼇岩)은 자라 바위라는 이름을 붙여 놓으며, 광풍각 뒷편 언덕에는 복숭아나무를 심어놓아 도오(桃塢)라고 불리기도 한다. 소쇄원에는 소나무, 대나무, 버들, 단풍, 등나무, 창포, 매화, 은행, 복숭아, 오동, 벽오동, 장미, 동백, 치자, 대나무, 사계, 국화, 파초, 철쭉, 연꽃 등 다양한 나무와 식물들을 심어 놓아 학자 양산보의 숨결이 느껴지는 정원이기도 했다.

앞으로는 무등산을 바라보며 뒤로는 까치봉과 장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연결되어 있다. 뒷산 까치봉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이 소쇄원을 통과하여 증암천으로 흐르고 다시 광주호로 모이는 지형에 자리 잡고 있어서 다양한 식물이 자랄 수 있었다.

소쇄원의 주인 양산보는 면앙정 송순과 이종 사촌 간이었으며, 하서 김인후 와는 사돈지간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양산보, 손순, 김인후 이 세 사람의 인연이 남달랐다. 당시 담양부사였던 임억령, 환벽당 김윤제 또한 소쇄원 조성에 힘을 보탰다고 한다. 소쇄원은 당대에는 물론 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자들의 관심 속에 정치와 문학을 논한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소쇄원 가는 길
전남 담양군 가사문학면 소쇄원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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