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과 희망을 담은 창작 연극이 충북 보은군에서 초연된다.30일 극단 청년극장에 따르면 다음 달 12일 오후 7시30분 보은문화예술회관에서 노래와 춤, 연기, 영상을 동원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른 연극 ‘치마’를 공연한다.

이 연극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로 살면서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 내기 위해 투쟁하고, 주변 이웃에 선행을 펼쳐온 이옥선 할머니의 삶을 픽션화한 점을 고려해 그의 거주지인 보은에서 초연한다는 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소재로 역사의 아픔과 여성의 수난사를 다룬 창작 연극이어서 더 눈길을 끈다.이번 작품은 지난해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소재로 제작한 영화 ‘우리’의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감독까지 한 채승훈씨가 역시 직접 희곡을 쓰고 연출한다.

채씨는 2014년 영화진흥위원회에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이 작품을 제작비 등의 문제로 영화화하진 못했으나, 이번에 희곡으로 각색해 기어코 무대에 올리는 뚝심을 발휘했다.이 연극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또 극 중 인물은 한국과 일본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의인화했다.연극은 일본군 위안부 모집책이었던 아버지의 만행으로 인한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버리기 위해 한국을 찾아온 일본인 하야시가 위안부 연극을 준비하던 한국인 하서를 만나 아버지 부대에서 위안부 생활을 한 윤금이 할머니를 만나면서 시작한다.그러면서 반성하지 않고 죗값을 다하지 않는 민족과 사람에게 어떤 죄가 돌아가는지를 인간적으로 묻는다.

특히 연극 중간에 40여 곡의 음악이 삽입돼 작품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이 음악들은 유명 음악감독이자 작곡가인 김석원씨(남서울대 실용음악과 학과장)가 이번 연극을 위해 모두 작곡했다.

충북문화재단 지원사업으로 공연하는 이번 연극에 극단 청년극장 단원과 서울에서 활동하는 연극배우 등 40여 명이 출연하고, 청주모란무용단과 청주 오페라단이 함께한다.

채씨는 “극 중에 들어가는 ‘들꽃’이라는 노래를 부를 때 배우들이 모두 울었다”라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슬픔을 대신할 수는 없으나, 그 슬픔을 함께하겠다는 다짐으로 열심히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극은 보은공연을 마친 뒤 광복절인 다음 달 15일 청주 CJB 미디어센터에서 다시 공연한다. 보은공연은 무료, 청주공연은 유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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