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대한민국 힐링미술대전에서 영동군 장애인복지관(관장 박병규) 아르미반 채귀영(73) 씨가 출품한 ‘내 마음의 꽃 밭’이 특선을, 김선자(65) 씨가 출품한 ‘그 곳에 가면’이 입선을 각각 차지해 화제가 되고 있다.

강원도 동해 월산미술관이 주최하고 한국힐링미술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힐링미술대전은 힐링과 치유를 주제로 한 미술작품 공모전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명 중견작가들이 다수 참여하는 수준 높은 기획전시회로서 대한민국 국전에 버금가는 큰 대회이다.

이런 큰 대회에서 미술에 입문한 지 겨우 1년 남짓 된 채귀영 씨와 4개월 된 김선자 씨가 입상을 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이번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차지한 채귀영 씨는 47세 때 불의의 교통사고로 한 쪽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나머지 한 쪽마저 시력이 약해져서 현재는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태다.

젊어서는 시각장애인협회 영동지부장을 맡아 장애인 복지에 다년간 봉사하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더욱 희미해진 시력과 착시현상 등으로 인해 계단을 오르는 것조차 힘들고, 어쩌다 외출이라도 하게 되면 수시로 넘어져 다치게 되니 바깥출입마저 꺼렸다고 한다.

지난해 3월, 우연한 기회에 영동군 장애인복지관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생활에 활력과 자신감이 붙어 올해는 미술 교육반(아르미반)의 반장까지 맡게 되었다고 한다.

흐릿한 시력으로 인해 색깔 구분이 쉽지 않아 강렬한 색깔의 물감을 주로 사용하게 되는데, 정확한 표현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덧칠을 거듭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추상적인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또 입선을 차지한 김선자 씨는 청각 장애가 있는 장애우로, 올 3월부터 영동군 장애인복지관 아르미반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왕초보 화가지만 그림에 남다른 재능이 있어서 실력이 일취월장 중이라고 한다.

채귀영 씨가 추상적인 그림을 주로 그린다면, 김선자 씨는 사실적인 표현에 능하여 꽃을 그릴 때도 디테일이 살아 있는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채귀영 씨와 김선자 씨는 이번 입상에 만족하지 않고 곧 있을 장애인 예술제에 출품할 작품 그리기에 몰두하고 있는데, 이번 입상으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장애인 예술제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얻어 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편 영동군 장애인복지관은 지난해부터 노래하는 화가 원숙이 씨를 강사로 초빙하여 미술반(아르미반)을 운영하고 있다.

원숙이 씨의 열정적인 지도로 그 동안 장애로 인해 감히 꿈조차 꿀 수 없었던 그림을 접하게 되었고, 또 자신이 그린 작품을 보고 성취감을 느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생활에서도 자신감을 갖게 되어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에 적응하는데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번에 힐링미술대전 입상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미술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현재 8명으로 운영 중인 미술반이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영동군 장애인복지관 박병규 관장은 “장애인복지관은 장애인과 지역민이 서로 소통하는 곳,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재활과 자립을 꿈꾸는 곳인데, 시설이 너무 협소한 것이 아쉽다” 면서 “하지만 앞으로 더 알찬 교육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장애인들이 자신감을 갖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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