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여수]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전남 진도군 오류리 해역에 대한 수중발굴조사를 하여 임진왜란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 3점과 최상급 고려청자 등을 발굴하였다.

진도 오류리 수중문화재는 지난해 11월 이 해역에서 고려청자를 도굴한 일당을 붙잡으면서 그 존재가 드러났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9월부터 탐사를 시작해 고려청자 파편과 닻돌을 확인하였고, 본격적인 수중발굴조사는 10월 4일부터 11월 25일까지 수행하였다. 그 결과 임진왜란(1592)이 일어난 지 420년(7周甲)이 되는 올해 임진왜란 때 사용한 총통 3점과 석제(石製) 포환을 발굴하였다.

3점의 총통은 모양과 크기(길이 58㎝, 지름 3㎝)가 거의 같고, 모두 다음과 같은 명문이 있다.
세 점의 명문은 제작월과 무게를 적은 부분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른 내용은 똑같다. 만력 무자년 즉 1588년에 전라좌수영에서 제작된 것이다.

총통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명칭이다. 3점 모두 小(소)와 勝(승)자 사이에 각각 エ, ˝, マ가 새겨져 있는데, 한자에서 같은 글자를 표시하는 부호로 ‘소소승자(小小勝字)’ 총통이라고 적은 것이다. 승자총통류는 조선 중기의 개인용 화기로 승자(勝字), 차승자(次勝字), 별승자[別樣字], 소승자총통(小勝字銃筒)이 문헌 기록으로 전하고 유물이 발견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발굴된 소소승자총통은 전하는 기록이 없는데 유물이 확인된 최초의 사례이다.

총통을 발굴한 지점 주변에서 석환(石丸, 돌로 만든 포환)도 나왔다. 지름 8.6cm, 무게 715g의 석환 역시 임진왜란 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진도 오류리 해역은 명량대첩(鳴梁大捷, 1597)이 일어났던 울돌목[鳴梁]에 인접해 있는 곳으로 이번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전라우수영(全羅右水營) 해역에서 임진왜란 관련 유물이 발굴되었다. 앞으로 임진왜란과 우리나라 무기 발달사, 해전유적지인 전라우수영의 역사적 성격을 밝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진도 오류리 해역에서는 양질의 순청자(純靑磁)와 상감청자(象嵌靑磁), 조질(粗質) 청자가 기종별로 다양하게 발굴되었다. 특히 양질의 청자로는 향로나 붓꽂이 등 특수기형도 있으며, 맑은 비색(翡色)을 띠고 규석을 받쳐 구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12세기 후반에서 13세기 전반까지 강진에서 왕실이나 귀족층이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 외에도 12세기 전반부터 14세기 대에 이르는 시기의 도자기도 발굴되었다.

발굴된 청자 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기린형 향로뚜껑이다. 국보 제65호로 지정된 청자 기린형뚜껑 향로(靑磁 麒麟有蓋 香爐)에 못지않은 최고급품이다. 기존의 기린형뚜껑 향로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형태적 특징도 가지고 있어 매우 독창적이다. 또 오리형 향로뚜껑의 경우 겉으로 드러나는 오리 모양은 양감이 풍부하고 섬세한 문양을 지니고 있다. 뚜껑 바닥까지 꽃 모양으로 장식하는 등 정성을 기울인 흔적이 뚜렷하다.

문화재청은 수중발굴조사 해역을 중요문화재(사적)로 가지정하여 보호하고 2차 수중발굴 조사는 수온이 상승하는 내년 5월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진도 오류리 해역은 고려시대에는 주요 청자운반 항로이고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과 연관되어 중요한 지역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이 해역을 지속해서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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