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관장 이준식)은 4월 12일(금)에 창강 김택영 관련 자료기증식과 함께 자료공개 행사를 갖는다.

이 자료들은 선생의 후손 집안(기증자 김진형)에서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지난 1월 30일 일괄 기증되었다. 기증된 자료들은 창강의 간찰 13점을 모아놓은 서간집, 김택영이 작성한 과거시험 답안지인 시권(試券)류 7점과 합격증서인 백패(白牌) 1점, 그의 관료생활을 밝혀주는 교지(敎旨)류 10점, 중국 망명 이후 직접 저술하거나 발행한 전적류 등이다.

김택영[金澤榮, 1850~1927, 자 우림(于霖), 호 창강(滄江)․소호당주인(韶濩堂主人)]은 이건창(李建昌, 1852~1898)․황현(黃玹, 1855~1910)과 함께 3대 문장가, 그리고 박은식(朴殷植, 1859~1925)․신채호(申采浩, 1880~1936)와 더불어 3대 망명사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정리하여 ‘문장보국’을 실천하고자 했던 그는 1905년 을사늑약 직전 중국으로 망명하여 장쑤성(江蘇省) 난퉁(南通)에 정착하고, 1927년 자결․순국할 때까지 역사서술과 서적간행을 통해 독립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특히 ‘문의병장안중근보국수사(聞義兵將安重根報國讎事)’, ‘의제안해주문(擬祭安海州文)’, ‘오호부(嗚呼賦)’ 등 다수의 한시를 통해 외세의 침략에 대한 항거를 표출했으며, 192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대신해 한국독립운동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진정서(擬陳情書)’를 집필하기도 하였다.

또한 그는 『안중근전』,『동사집략』,『역사집략』,『한사경』,『한국역대소사』,『교정삼국사기』,『신고려사』등 다수의 한국사 관련 서적을 지속적으로 저술․간행하였다. 이러한 그의 저술들은 일제의 검열에도 불구하고 국내로 유입되어 민족의식을 고취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특히 『韓國歷代小史』는 창강이 1909년 자료수집을 위해 일시 귀국하여 얻은 성과인 광개토대왕비문과 일본사에 소개된 발해국사를 바탕으로 학부에서 간행된『역사집략』과『한사경』을 보충해서 하나의 통사로 완성한 역사서이다. 중국인 역사가 여사면은 그를 ‘한국의 心魂’이라고 높게 평가하면서, 자신이 저술한『白話中國史』에『한국역대소사』의 내용을 인용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한국역대소사』는 1910년 이후 식민지배 아래 한국사 서술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한국통사의 맥을 이어나갔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김택영의 저작․간행물은 국내의 많은 기관에 소장되어 있으나, 사진․친필자료․원본자료 등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에 일괄 기증된 자료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는 원본 자료들은 앞으로 그 가치를 발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기증식에서는 후손들이 좀더 소장하길 원해 미루어 두었던 창강 선생 가족사진(중국 남통 촬영)과 그 사진 내용을 설명한 설명문(1912.2, 창강), 1927년 제작된 창강 김택영 부고문(수신인-매천 황현의 애제자 지촌 권봉수) 등 3점이 추가로 기증될 예정이다.

창강의 독립 의지와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이 자료들은 분석과 보존처리 과정 등을 거쳐 전시․교육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역사가이자 독립운동가로서 뒤늦게 조명된 창강 김택영의 위대하고 진정한 삶의 모습이 제대로 규명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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